[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승리를 많이 했던 야구를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5일 열린 준플레이오프 1차전. LG 트윈스는 2-3으로 뒤진 9회말 2사 1루서 1루 대주자 김대원이 2루 도루를 시도했다가 포수 장성우의 송구에 태그 아웃되면서 경기가 끝났다. 박동원이 타석에 있었기 때문에 무리한 도루 시도가 아니었냐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의 LG 야구에서 접전에서 경기 후반 대주자가 2루 도루를 시도하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작전이다. 염 감독은 2차전을 앞두고 9회말 상황에 대해 “어떤 분들은 박동원이 홈런을 칠 수 있으니 뛰지 말아야 한다고 하실 수 있지만 거기서 홈런을 바라는 것보다 2루에 놓고 안타를 바라는게 맞다. 상대팀이 홈런을 쳐라고 공을 주겠나. 맞더라도 안타를 맞기 위해 바깥쪽으로 던질 수밖에 없다“면서 “주자가 2루에 간다면 상대는 박동원과 어렵게 승부하면서 그 뒤의 박해민과의 승부를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2루 도루에 성공했다면 거기서 승부가 난다고 봤다“라고 했다.

염 감독은 이어 “오늘 똑같은 상황이라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 그게 확률이 더 높다“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7회말 손동현을 상대로 김현수 박동원 박해민이 모두 초구를 쳐서 범타로 물러난 것에 대해서도 염 감독은 전혀 아쉬워 하지 않았다. 염 감독은 “그게 우리 야구다. 빗맞은 것도 아니고 다 잘 맞았는데 수비수 정면으로 갔다“면서 “우리는 노리는 공이 있으면 3구이내에 쳐서 아웃이 돼도 우리 야구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염 감독은 그러면서 “우리가 하던 야구를 하는게 중요하다. 특별한 걸 하는게 중요한 게 아니라 시즌 때 승리를 많이 했던 야구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면서 여전히 공격적인 야구로 승부를 볼 생각임을 밝혔다.

그리고 염 감독의 뚝심있는 그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가 2차전에서 흐름을 바꿨다. 2회초와 3회초에 1점씩 내줘 0-2로 뒤지며 또 분위기가 KT쪽으로 넘어갈 수 있는 상황에서 LG는 첫 기회에서 더블 스틸로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3회말 선두 8번 박해민의 내야안타와 9번 문성주의 좌전안타로 무사 1,2루의 첫 득점 찬스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1번 홍창기가 2S로 불리한 상황에서 4구째 KT 선발 엄상백이 체인지업을 던질 때 2루주자 박해민이 3루로 달렸다. 뒤이어 1루주자 문성주도 2루로 뛰어 더블 스틸을 시도. 그런데 체인지업이 원바운드가 됐고 포수 장성우는 공을 던지지 못해 안전하게 세이프가 됐다.

무사 2,3루서 홍창기의 2루수앞 땅볼로 첫 득점을 했고, 1사 3루서 KT 내야수의 전진 수비 속에서 신민재의 좌전 안타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신민재는 곧바로 2루 도루에 성공해 LG는 준플레이오프 한이닝 최다 도루 기록도 세웠다.

4회말 박동원의 역전 2루타와 문성주의 추가 적시타로 4-2로 앞선 LG는 5회말 무사 2루서 오스틴의 안타 때 신민재가 과감한 홈 대시를 보였다. 오스틴의 뜬 공이 중견수와 우익수 사이에 떨어지는 안타가 됐는데 이를 지켜보던 2루주자 신민재가 안타가 되는 것을 보고 달리기 시작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었지만 정수성 3루 주루 코치가 과감하게 팔을 돌렸고, 신민재 역시 처음부터 홈으로 뛸 생각이었는지 브레이크 없이 3루를 돌아 홈으로 달렸다. 무사라서 3루에서 멈추는 것이 정상적인 플레이라고 봐야 하지만 상대 수비가 당연히 3루에서 멈출거라고 생각하고 허를 찌르겠다고 판단을 한 듯했다.

그러나 공을 원바운드로 잡은 KT 우익수 로하스가 마치 알고 있었다는 듯 곧바로 홈으로 던졌고 아슬아슬한 타이밍에서 아웃. 비디오판독을 신청했으나 신민재가 홈을 찍기전 장성우의 미트가 신민재의 오른 팔을 터치하는 것이 확인됐다.

아쉽게 득점에 실패했지만 LG는 6회말 신민재의 안타로 3점을 추가해 7-2까지 벌리면서 2차전을 이기며 1승1패로 준PO를 예상할 수 없게 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