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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잠실과 라팍 사이 숨겨진 비밀.

왜 잠실구장은 타자들에게 지옥이고, 대전 삼성라이온즈파크(이하 라팍)는 타자들에게 천국일까.

이번 가을,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플레이오프를 지배하년 변수다.

삼성은 홈 라팍에서 열린 1, 2차전에서 홈런 8개를 몰아치며 2경기 연속 10득점 대승을 거뒀다. 하지만 잠실에 와 3차전에서 홈런을 치지 못하며 0대1로 무릎을 꿇었다.

3차전 6회 윤정빈의 타구가 대표적이었다. 대구였으면 넘어갔을 타구가 펜스 앞에서 잡혔다. 반대로 1, 2차전 삼성 김영웅의 홈런은 잠실이었으면 우익수 홍창기가 쉽게 잡을 타구가 홈런이 됐다.

그런데 펜스까지의 거리를 보면 두 구장에 큰 차이가 없다. 잠실구장은 중앙 펜스까지 거리고 125m, 좌-우 파울 폴대까지가 100m다. 라팍은 중앙 122m, 좌-우 99m. 중앙 3m가 크다면 크다고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잠실이 엄청나게 더 멀다고 하기도 힘들다.

그런데 왜 홈런수는 엄청난 차이가 날까. 좌-우중간 차이 때문이다. 라팍은 국내 최초 외야 펜스가 둥근 타원이 아닌 육각 펜스로 지어졌다. 중앙 펜스부터 폴대까지, 직선으로 펜스가 빠지다보니 중앙에서 폴대쪽으로 갈수로 홈플레이트에서 펜스까지 거리가 가까워질 수밖에 없다. 김영웅의 홈런이 넘어간 그 자리가, 가장 이득을 볼 수 있는 위치다.

수치로 보면 명확하다. 잠실과 라팍의 좌-우중간 펜스를 거리로 따지면 120m 대 107m다. 13m, 엄청난 차이다. 같은 위치로 공이 날아가는데 펜스가 13m 뒤에 있다고 생각하면 잠실이 얼마나 홈런을 치기 어려운지 가늠이 된다.

타자들이 잡아당겨 잘 맞은 타구가 좌-우중간으로 가는 법이다. 라팍도 중앙 육각 펜스로 넘어가는 홈런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이 107m 거리에 비밀이 숨어있다. 그래서 라팍은 짧은 비거리 홈런이 많다. 김영웅의 홈런은 110m, 105m 비거리였다. 잠실에서는 폴대쪽으로 살짝 넘어가야 이 비거리 홈런이 나올 수 있다.

잠실=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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