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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한때 롯데 자이언츠의 희망으로 떠올랐던 남자가 있다. 하지만 간절한 기다림 속에도 올시즌 내내 그 모습을 볼수 없었다.

KT 위즈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심재민이다. 심재민은 2023년 5월 이호연과의 맞트레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이해 후반기 23경기에 등판, 2승1패 4홀드 평균자책점 3.00으로 호투했다. 특히 6경기에 선발등판, 26⅓이닝을 소화하며 2승1패, 평균자책점 3.38로 5선발 고민을 해결해준 한수였다.

김태형 감독의 취임과 마무리 훈련 때만 해도 심재민은 차기시즌 유력한 5선발 후보였다. 하지만 긴 부상과 그 후유증에 시달렸고, 결국 제대로 공도 던지지 못한 채 기대감만 가득했던 2024시즌이 끝났다.

김해 롯데 2군 연습장에서 심재민의 표정에는 어둡고 긴 터널을 이제야 빠져나온 듯한 후련함이 감돌았다.

심재민이 직접 밝힌 부상 부위는 허리 디스크. 다만 그 증상이 심각했다. 심재민은 “2023시즌 끝날 때쯤 좋지 않던 어깨 상태가 악화됐다. 재활을 거쳐 복귀 준비하고, 퓨처스 경기에도 나갔는데 그때부터 다리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괴로운 회상을 하는 심재민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는 “다리저림 같은 건 기본이고, 분명히 일어서있는데 발바닥에 닿는 느낌이 안 느껴질 정도였다. 훈련은 전혀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병원에 갔더니 '척추 신경에 문제가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수술받기도 쉽지 않은 부위였다. 어렵게 추천에 추천을 거쳐 의사선생님을 찾았고, 6월에 수술을 받은 뒤 다시 긴 재활이 시작됐다.“

'확률은 낮지만, 결과가 좋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료진의 사전 경고까지 나왔다. 수술 시간만 6시간에 달하는 큰 수술이었다.

수술 후유증도 적지 않았다. 긴 재활을 거쳐 조금씩 상태가 호전됐다. 이젠 건강을 되찾았다. 내년 시즌 복귀만 기다리는 단계다. 심재민은 “캐치볼 등 ITP(단계적 투구프로그램)는 다 끝났고, 하프피칭도 마쳤다. 11월 안에 이제 불펜피칭, 라이브피칭 들어갈 예정“이라며 비로소 활짝 미소를 지었다.

팀에게나 본인에게나 아쉬움이 가득한 한해다. 선발로서 보여준 모습이 워낙 좋았기 때문. 그가 없는 사이 김진욱, 정현수 등 영건들이 하필이면 '좌완+하위 선발'이란 같은 포지션으로 치고 들어왔다.

그래도 심재민은 여유가 있다. 그는 “올해는 아픈데가 너무 많았다. 야구를 하고 싶은 마음 뿐인데, 몸이 안 따라주니까…이제 건강하지 않나.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서 내년에 잘하면 된다. 아무것도 못하는 채로 시간을 보내는게 가장 힘들었다“라고 강조했다. 내년 스프링캠프에 대해서도 “겨우내 열심히 훈련해서 컨디션을 조금더 끌어올리면, 캠프 가는데는 문제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손호영이 동기인데, 올해 잘했지 않나. 좋은 재능이 기회를 받으면 이렇게 튀어나오는구나 싶었다. 나도 작년에 경험했던 일이니까. 그런데 사실 '올해 잘했더라면'이란 마음이 들만큼 아쉽더라. 겨울이지만 놀 시간이 없다. 공 한번이라도 더 던지고, 준비 잘해서 내년엔 다른 모습 보여드리겠다.“

김해=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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