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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특정팀 상대로 1승9패. 너무나 충격적인 성적표다. 이 사슬을 어떻게 끊어내야 할까.

NC 다이노스가 또 KIA 타이거즈에 무릎을 꿇었다. NC는 23일 광주 KIA전에서 최종 스코어 1대8로 완패를 당했다. 경기 내내 한번도 제대로 힘을 써보지 못했다.

KIA 선발 양현종을 상대한 NC 타자들은 비교적 빠른 카운트에서 승부를 봤다. 계속 커트하면서 파울 타구를 늘리기도 했고 어떻게든 빠르게 치고 나가서 양현종을 흔들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NC 역시 상대 전적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공격적으로 들어오는 양현종의 투구에 초반부터 완전히 꼬이고 말았다. 이날 양현종이 9이닝 완투를 하는 동안 NC 타자들은 투구수 95개를 이끌어내는데 그쳤다. 서호철이 6회에 친 솔로 홈런이 유일한 득점이었다.

무엇보다 투수들이 초반부터 많은 점수를 내준 것이 흐름을 빼앗긴 결정적 요인이었다. NC는 '원투펀치'인 다니엘 카스타노가 선발로 나섰지만, 1회부터 3점을 내주니 다소 맥이 풀렸다. 최근 물오른 KIA 타선은 1회 카스타노를 상대로 선두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부터 내야안타에 2루 도루 성공까지 해내면서 정신없게 만들었고, 카스타노는 이후 볼넷 허용과 내야 안타까지 나오면서 무너졌다. 1회 최형우-나성범에게 3타점을 허용하며 순식간에 3실점.

2~4회는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5회말 고비를 못 넘었다. 나성범과 최원준, 김태군에게 추가 적시타를 허용하며 스코어가 0-6으로 벌어지면서 사실상 경기가 KIA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카스타노는 4⅓이닝만에 6실점 강판됐고, 이날 NC는 KIA 김도영에게 안타, 2루타, 3루타, 홈런으로 이어지는 역대 최초 4타석 내추럴 사이클링히트를 허용하는 굴욕까지 맛봤다.

김도영이 홈런을 치며 사이클링히트가 확정되는 순간, NC 벤치 분위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경기 도중 대기록까지 나오자 마지막 남은 의지마저 꺾이는 순간이었다.

이날 패배로 NC는 올 시즌 KIA를 상대로 10경기 1승9패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아직 6경기가 더 남아있는데, 이정도라면 KIA를 만나기가 무서울 정도다. 시즌 초반 2위를 달리던 NC가 중위권으로 떨어진 계기 역시 KIA와의 맞대결 완패 때문이었는데, 여전히 그 징크스를 깨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KIA전 유일한 승리는 시즌 초반인 지난 4월 21일 광주 경기에서 타선이 대폭발하며 15대4로 이긴 딱 한경기 뿐이다.

이렇게 특정팀에게 약한 경우는 선수 한두명의 잘못, 경기 운영 미스 때문이라고만은 보기 힘들다. '상성'이라고 부르는 설명할 수 없는 묘한 흐름이 있다. 올해 NC가 KIA를 상대로 1승9패 극도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반면, SSG 랜더스를 상대로는 9승1패로 압도하고 있다. SSG 역시 “NC만 만나면 우리 타자들이 전혀 치지 못한다. 어떤 수를 써도 안풀린다“고 푸념을 하고 있다.

반면 NC 역시 “KIA만 만나면 타자들은 못치고, 투수들은 얻어 맞는다. 이상하게 흐름이 그렇게 간다“고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묘하게도 NC에게 약한 SSG가, NC를 상대로 강한 KIA에게 강해 8승4패의 성적을 기록 중인 것도 뭐라 설명할 수 없는 포인트다. KIA는 “SSG 타자들이 우리 투수들만 만나면 물 만난 물고기처럼 안타를 친다. 스윙 타이밍이 유독 잘맞는 것 같다“고 경계하는 이유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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