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KT 위즈가 파죽의 5연승을 달렸다. 한화 이글스는 3연패 늪에 빠졌다.

KT는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전반기 마지막 3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선발 벤자민의 역투와 장성우의 결승 희생플라이 타점, 그리고 황재균의 홈런포와 오재일의 쐐기타 등을 앞세워 3대2로 승리했다.

이틀 연속 1점차 신승으로 KT는 5연승을 질주하게 됐다. 또, 5연속 위닝시리즈도 일찌감치 확정했다. 중위권 추격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반대로 전날 KT에 패해 8위 자리를 내주고, 9위로 떨어진 한화는 3연패로 KT와의 승차가 1.5경기로 벌어졌다. 최하위로 처질 위기에 빠졌다.

한화 류현진, KT 벤자민 두 특급 좌완의 맞대결. 예상대로 경기는 팽팽한 투수전으로 흘렀다. 두 투수 모두 5회까지 1점도 허락하지 않았다. 류현진의 능수능란한 경기 운영, 그리고 이날 구위에 제구까지 '언터처블' 모드를 가동한 벤자민 두 사람 모두 흠 잡을 데 없는 훌륭한 투구를 했다.

류현진은 5회까지 안타 3개를 허용했는데, 모두 2사 뒤 내준 안타라 큰 위기가 없었다. 벤자민의 경우 1회와 2회 연속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출루시켰는데, 압도적인 구위로 위기를 넘기더니 3회부터 5회까지 연속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균형이 깨진 건 6회초. 투구수가 늘어나며 류현진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선두 로하스에게 좌전안타를 내줬다. 그 다음이 아쉬웠다. 2번 강백호가 2루수쪽 강한 타구를 날렸다. 한화 2루수 황영묵이 너무 강한 타구가, 잡기 직전 바운드 되자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안타로 1, 3루 위기가 발생했다. 공을 잡았다면, 병살로도 연결될 수 있는 타구였는데 류현진으로서는 아쉬울 수 있는 장면이었다. 물론, 어려운 타구임은 분명했다.

KT는 3번 장성우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이날 선취점이자 결승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류현진에게 또 아쉬운 건 동갑내기 '절친' 황재균과의 승부였다. 7회 선두타자로 나온 황재균은 류현진을 상대로 솔로 쐐기포를 날렸다. 자신의 시즌 5호 홈런. 볼카운트 1B 상황서 류현진이 카운트를 잡기 위해 142km 직구를 던졌는데, 이 공이 한가운데로 몰렸다. 노련한 황재균이 이를 놓치지 않고, 완벽한 타이밍에 받아쳤다. 황재균은 전날 경기에서도 연장 11회 결승타를 쳤다. 시즌 초반 부진을 털고 점점 살아나고 있는데, 최근 감이 좋아 기르고 있는 콧수염을 자르지 않겠다고 해 화제가 됐다. 그러더니, 그 콧수염의 힘으로 결정적 홈런까지 쳐냈다.

한화도 기회는 있었다. 7회말이 절호의 찬스였다. 1사 후 안치홍과 이재원 두 베테랑 타자가 힘 떨어진 벤자민을 상대로 연속 안타를 쳤다. 김경문 감독은 여기서 대타 채은성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채은성이 1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나 땅을 쳐야했다. 이어 등장한 이도윤도 잘 때렸지만, 유격수 정면으로 가 아쉬움을 드러냈다.

남은 2이닝은 불펜 싸움. 여기서 KT쪽으로 승기가 완전히 흘렀다. KT는 8회초 바뀐 투수 이민우를 상대로, 4번 오재일이 달아나는 1타점 적시타를 뽑아냈다.

하지만 이어진 1사 만루 찬스에서 김상수가 바뀐 투수 김서현의 강속구에 밀려 병살타를 친 건 아쉬운 대목이었다.

위기 뒤에 기회라고 했던가. 한화는 최근 지친 KT 필승조 김민을 상대로 안치홍이 추격의 2타점 적시타를 쳐내며 역전까지 노렸다. 하지만 KT 이강철 감독은 2사 1, 3루 위기서 마무리 박영현을 조기 투입했고, 박영현이 대타 최인호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박영현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지워내며 시즌 11번째 세이브를 따냈다.

KT 선발 벤자민은 7이닝 3안타 2볼넷 8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시즌 7승째를 챙겼다. 투구수 97개. 직구 최고구속은 149km였다. 류현진도 7이닝 8삼진 역투를 펼쳤지만, 2실점에 판정패를 하고 말았다. 시즌 5승5패가 됐다. 직구 최고구속은 148km를 찍었다.

대전=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