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10-04 18:07:00]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여러 생각이 든다.“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이 KT 위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을 패한후 뱉은 말이다. 이 감독은 “2패를 해 시즌이 마감됐다. 마음이 아프다. 4위로 마쳤는데 (결과가 이렇게 나오니) 억울하다“고 했다. 일부 보도에서는 이 감독이 자신에게 “나가“라고 하는 소리에 억울함을 표시했다고도 했는데, 이는 지나친 억측. 이 감독이 인터뷰를 할 때는 팬들이 목소리를 내기 전이었다. 이 감독은 4위로 올라가 유리한 고지를 점했는데 패해 억울하다고 했다. 선수 시절부터 크게 실패한 경험이 없는 레전드기에, 이런 패배가 너무 뼈아플 듯.
이 감독은 작심한 듯 얘기를 꺼냈다. 그는 “2경기 무득점이다. 점수를 내지 못했다. 야구는 홈플레이트를 누가 많이 밟느냐의 승부인데 말이다.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패했다“고 밝혔다. 이어 “잘 치고, 잘 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단기전에서는 얼마만큼 뒤에 있는 타자들에게 연결해주고, 찬스가 왔을 때 응집력을 발휘하느냐가 중요하다. 우리는 찬스에서 삼진이 많았다. 디테일한 야구가 되지 않았다. 여러 문제가 많았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어지는 중요한 코멘트. 이 감독은 “올시즌 팬들이 많았다. 정규시즌은 장타력으로 재미를 봤다. 그런데 단기전은 장타가 터지지 않으니 힘들었다. 내년을 위해서는 공격적인 야구도 중요하지만, 디테일한 상황에 맞는 야구를 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무슨 의미일까.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중심 타선의 부진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와일드카드 2연전 3번 제러드, 4번 김재환, 5번 양석환, 6번 강승호가 약속이나 한 듯 헛방망이만 돌렸다. 제러드, 김재환, 양석환은 7타수 1안타 강승호는 7타수 무안타였다. 안타를 못 칠 수도 있지만 지나치게 큰 스윙으로만 일관했고 상대 변화구에 속수무책 방망이가 돌아갔다. 말 그대로 '선풍기 스윙'만 하다가 중요한 2경기가 날아갔다.
양석환은 잠실구장 34홈런 타자로 이름을 남겼다. 김 재환도 부진을 떨치고 29홈런으로 부활했다. 강승호도 18홈런으로 기대 이상이었다. 하지만 홈런 개수에 비해, 나머지 타격에 대한 영양가를 지적받는 것도 많았다. 홈런을 위해, 너무 큰 스윙만 고집하다보니 타율이나 출루율 등 지표가 너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였다. 팀보다는 개인 성적에 무게가 쏠려있는 야구라는 의미였다.
그러다보니 긴장감이 넘치고, 1점 1점이 중요한 가을야구에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 크게만 치던 선수들이 갑자기 팀 배팅을 하고, 장타에 대한 욕심을 줄이는 건 어려웠다. 반대로 KT 강백호는 방망이를 짧게 잡고 컨택트에 집중하는 모습이 극명히 대비됐다.
하지만 선수들만 탓할 수도 없다. 이 감독도 2년 동안 주전 선수들을 위협할 어린 경쟁자들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 감독은 “주전 야수들이 베테랑인데, 어린 선수들과 경쟁이 안된다. 주전과 백업 실력 차이가 크다. 주요 선수들만 중용할 수밖에 없는 게 문제점인 것 같다. 이 격차를 줄여야 강팀이 될 수 있다. 이대로 흘러가버리는 팀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감독은 내-외야 2년간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줬다. 하지만 성적 압박을 받으면 다시 옛날로 돌아왔다. 가장 대표적인 게 유격수 김재호. 아무리 세대교체를 해보려 해도, 선수들이 올라오지 않으니 결국 시즌 막판에는 김재호를 찾았다. 이러니 어린 선수들이 더 못 큰다. '결국 우리는 밀린다'는 마음을 갖고 기회를 받다보니 조급해진다. 이건 감독이 '내 개인 성공과 명예 등은 필요 없다. 잘려도 좋다'는 강한 마음으로 끌어가야 하는 작업이었다. 잘 하다, 내리막을 탔을 때 인내로 기다려줬는지 돌이켜봐야 한다.
KIA 타이거즈의 경우 시즌 전 김도영에게 붙박이 3번-3루수 자리를 만들어줬다. 시즌 초반 부진했지만, 믿음 속에 기회를 줬다. 롯데 자이언츠도 김태형 감독이 뚝심으로 기회를 줬더니 나승엽, 고승민 등이 주전급 타자로 성장했다.
두산에는 김도영 같은 선수가 없는 데 어떻게 키우냐고 한다면, 이는 스카우트팀의 잘못일 수도 있다. 두산도 다른 팀들과 똑같은 기회 속에 선수를 뽑는다. 그런데 기회를 줘도 성장을 못하는 선수가 반복해서 나온다는 건, 팀 분위기와 문화도 중요하겠지만 애초에 싹을 잘못 틔웠을 가능성도 배제해서는 안된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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