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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한남/최창환 기자] 시즌 개막을 불과 나흘 앞두고 악재가 터졌다. KCC에 비상등이 켜졌다.

부산 KCC는 15일 외국선수 교체를 결정했다. 4시즌 만에 재회한 타일러 데이비스를 퇴출했고, 대체 외국선수로 리온 윌리엄스를 영입했다.

시한폭탄이 터진 격이다. 데이비스는 2020-2021시즌 KCC에서 44경기 평균 21분 48초 동안 14.2점 9.7리바운드 1.3블록슛으로 활약했다. 당시 함께 뛰었던 라건아와 나눠 가져 출전시간은 많지 않았지만, 208cm의 신장을 앞세운 골밑장악력이 매우 위력적인 빅맨이었다. 준수한 중거리슛 능력을 지녔고, 상황에 따라 코스트 투 코스트도 가능했다.

다만, 건강은 의문부호가 따랐다. KCC는 당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정작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던 데이비스는 우승의 기쁨을 함께 누리지 못했다. 무릎부상으로 시즌 막판 퇴출됐기 때문이다. KCC는 2022-2023시즌에 다시 러브콜을 보냈지만, 데이비스는 재활을 이유로 입국을 차일피일 미뤘다. 더 이상 시즌 준비에 차질이 생기면 안 되겠다고 판단했던 KCC는 데이비스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2024년. KCC는 즐거웠던 기억도, 씁쓸했던 기억도 있었던 데이비스를 다시 찾았다. 아직 1옵션 영입이 확정되지 않은 시점에 데이비스와의 계약을 먼저 체결했다. 무릎부상으로 인해 전성기가 일찍 끝났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지만, KCC는 데이비스가 지닌 골밑장악력에 다시 기대를 걸었다. 이후 외국선수 MVP 출신 디온테 버튼을 영입, 외관만 봤을 때 완벽한 외국선수 전력을 구성하는 듯했다.

뚜껑을 여니 데이비스의 상태는 우려보다 심각했다. 체중이 과하게 증가해 체중 감량이 최우선 과제였는데 연습경기조차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2경기 평균 9분 53초를 소화하는 데에 그쳤다. 데이비스의 훈련을 지켜본 한 관계자는 “무릎을 굽히는 것도 힘겨워 하는 모습이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데이비스는 집으로 돌아갔다. 전창진 감독은 “스스로 부상이 너무 심하다고 했다. 노력해도 안 돼 미안하다고 했다. 미국에 돌아가 6~8주 정도 열심히 재활한 후 다시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2년 전과 다른 점은 2024-2025시즌 선수 등록을 마친 이후 데이비스의 퇴출이 결정됐다는 점이다. 이로써 KCC는 기타 사유에 의한 외국선수 교체권 1장을 소진했다.

데이비스를 대신해 합류하는 윌리엄스는 KBL에서 통산 507경기를 소화한 장수 외국선수다. 외국선수 가운데에는 라건아(611경기), 애런 헤인즈(546경기)에 이어 3번째로 많다. 다만, 1986년생의 노장이다. 2옵션 가운데에도 경쟁력이 떨어지는 자원이다. 최근 3시즌을 함께한 서울 SK 역시 윌리엄스가 지닌 성실성에 대해선 높은 평가를 내렸지만, 나이에 따른 순발력 저하와 경쟁력을 이유로 인연을 정리했다.

KCC는 윈나우를 지향하는 팀이다. 버튼으로 인한 국내선수들의 수비 부담을 덜기 위해선 보다 강력한 2옵션이 필요하다. KCC는 급한 불을 끄는 차원에서 영입한 윌리엄스와 함께 시즌 초반을 치르지만, 더욱 수준 높은 대체 외국선수를 영입하기 위한 작업도 병행할 예정이다. 2022-2023시즌에 이어 또 다시 데이비스로 인해 시즌 운영에 차질이 생긴 KCC다.

한편, 윌리엄스는 오는 18일 입국한다. 비자 발급, 메디컬 테스트 등을 거쳐야 해서 19일 수원 KT와의 공식 개막전은 뛸 수 없다. 모든 절차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21일 창원 LG와의 원정경기가 윌리엄스의 KCC 복귀전이 될 전망이다. 윌리엄스는 2019-2020시즌 초반 울산 현대모비스로 트레이드 되기 전 KCC에서 13경기 평균 14.5점 9.9리바운드 1.1스틸을 기록했다.

#사진_점프볼DB(유용우,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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