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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가 중요한 게 아니다...이제는 두 우승 감독의 자존심 싸움이다!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준플레이오프 승부가 점입가경이다.

흥미진진한 가을야구 시리즈가 많았지만, 이번 양팀 승부도 '역대급'이다. 역대 최초 와일드가드 결정전 '업셋'으로 분위기를 탄 KT가 1차전을 잡았다. 하지만 정규시즌 3위이자 지난해 통합 챔피언 LG가 2, 3차전을 잡으며 '역시'라는 말을 나오게 했다.

역대 준플레이오프 1승1패 상황에서, 3차전을 이긴 6개의 팀이 100% 플레이오프에 올랐었다. 하지만 기적의 팀 KT가 4차전 연장 11회 승부 끝에 신승을 거두며 다시 균형을 맞췄다. KT는 두 시리즈 연속 0% 확률을 깨부수겠다는 각오다.

문제는 양팀이 내일이 없는 승부를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4차전까지만 해도 이미 양팀 출혈이 심하다. LG는 불펜의 핵심 에르난데스가 쉬지 않고 공을 던지고 있다. 손주영도 3차전 많은 공을 던졌다. 그런데 이 두 사람까지 5차전에 대기해야 한다.

KT도 마찬가지다. 4차전 고영표를 급하게 당겨쓰며 그의 5차전 투입이 어려워졌고, 마무리 박영현은 무려 3⅓이닝을 소화했다. 이런 상황에서 또 운명의 5차전을 치러야 하니 투수든, 야수든 모든 힘을 다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누가 이기든 하루 쉬고 플레이오프 1차전에 들어가야 한다. 그것도 대구까지 내려가야 한다. 정상적 컨디션으로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특히 정규시즌 막판부터 사실상 가을야구같은, 내일이 없는 경기를 해온 KT 선수단의 피로도는 상상 불가다. LG는 필승조가 에르난데스, 김진성, 유영찬 뿐인데 유영찬이 부친상 여파로 제 컨디션이 아니고 에르난데스가 플레이오프에서도 이렇게 자주 등판할 수 있는지 의문 부호가 붙는다.

때문에 현장에서는 2위 삼성 라이온즈가 에이스 코너가 빠졌다고 해도, 지친 상대 때문에 상대적 이익을 보며 수월하게 시리즈를 풀어갈 것으로 보고있다. 설령, LG나 KT 중 한 팀이 기적적으로 삼성을 꺾고 올라간다 해도 체력 열세로 최강팀 KIA 타이거즈를 만나면 KO패를 당할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KT 이강철 감독, LG 염경엽 감독 머릿속에는 지금 플레이오프나 한국시리즈 생각이 없을 것이다. 당장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5차전 승부가, 한국시리즈 7차전만큼 중요한 승부라고 여겨질 것이다. 이 경기만 잡고 올라가면 올시즌 이뤄야 할 건 다 이뤘다는, 다음 무대는 보너스라는 마음이 들 분위기와 서로의 관계다.

2011 시즌 통합 우승, 그리고 지난해 통합 우승으로 명장 반열에 오른 두 감독. 지난해에도 한국시리즈에서 만나 자존심 싸움을 벌였다. 그 때도 화제였다. 이 감독이 염 감독의 광주일고 선배지만, 감독 커리어는 염 감독이 훨씬 빨리 시작했다. 염 감독이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감독 시절 수석코치가 이 감독이었다. 그런데 이 감독이 오랜 코치 생활 끝 KT 감독으로 기회를 잡았고, 염 감독이 고생하는 사이 우승은 먼저 했다. 절친한 사이지만, 알게 모르게 라이벌 의식이 자리잡을 수밖에 없는 인연이 계속돼왔다.

과연 이 감독이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아픔을 설욕할 것인가, 염 감독이 단기전에서는 나를 이길 수 없다는 걸 보여줄 것인가.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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