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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 정도면 재계약이지 않을까.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디트릭 엔스가 올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서 '인생투'를 펼쳤다. 정규리그에 13승으로 외국인 투수 공동 다승왕에 올랐으면서도 불안한 모습으로 인해 재계약을 장담할 수 없었던 엔스는 이날 완벽한 피칭으로 인해 자신이 KBO리그에서 통한다는 것을 입증해 재계약 전망을 밝혔다.

엔스는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서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103개의 공을 뿌리며 단 1안타만 내주고 2개의 볼넷과 함께 8개의 삼진을 잡아내고 무실점을 기록했다.

올시즌 30번의 선발 등판 중 6이닝 이상 던지며 무실점을 한 것은 단 4번 뿐이었다. 1안타 경기는 딱 한번. 그런데 그 1안타가 홈런이어서 1실점을 했었다. 이날 최고 153㎞의 직구를 47개 141㎞의 커터를 25개, 134㎞의 체인지업 25개, 131㎞의 커브를 6개 던지면서 삼성 타자들을 요리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엔스는 아쉬웠다. 지난 5일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5⅓이닝 5안타(1홈런) 2볼넷 6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패전 투수가 됐던 엔스는 사흘 휴식 후 4차전에 등판했을 땐 3⅓이닝 동안 6안타(1홈런) 2볼넷 3탈삼진 4실점의 부진을 보였다. 이후 나흘 휴식 후 14일 열리는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지만 우천으로 하루 밀리는 바람에 손주영으로 선발이 바뀌었고 엔스는 4차전을 준비했다. 4차전도 우천으로 하루 밀려 엔스는 무려 9일이나 쉬고 던지게 됐다.

충분한 휴식을 한 것은 체력에 는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선발이라 초반 투구 감각이 걱정됐다.

1회초 선두 김지찬에게 직구 4개를 던진게 모두 볼이 돼 스트레이트 볼넷. 제구에 대한 불안감이 왔으나 다행히 2번 이성규를 상대할 때부터 변화구를 던지면서 빠르게 감각을 찾았다. 이성규를 체인지어으로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엔스는 디아즈를 150㎞ 직구로 2루수앞 땅볼로 처리했고, 2사 2루서 박병호를 138㎞ 커터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1회를 끝냈다.

2회초엔 김헌곤을 2루수 플라이, 김영웅을 1루수 플라이, 강민호를 중견수 플라이로 삼자범퇴, 3회초도 전병우와 이재현을 연속 삼진으로 잡고 김지찬을 1루수앞 땅볼로 처리해 9타자 연속 범타 처리하며 노히트 노런 행진을 했다.

4회초 이성규를 헛스윙 삼진, 디아즈를 유격수 플라이로 잡아낸 엔스는 박병호와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내줘 12타자만에 출루를 허용. 하지만 김헌곤을 유격수앞 땅볼로 처리했다.

0-0의 팽팽한 5회초 위기가 찾아왔다. 선두 6번 김영웅에게 우전안타를 맞았다. 이어 7번 강민호에게 포수 희생번트로 1사 2루. 8번 전병우와 2S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볼 3개를 연거푸 던졌지만 끝내 150㎞ 몸쪽 직구로 루킹 삼진을 뽑아낸 엔스는 이재현과 또한번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으나 9구째 150㎞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 무실점 행진을 이어나갔다.

엔스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LG 타선도 삼성 선발 레예스에게 막혀 여전히 0-0.

엔스는 6회초에도 올라 1번 김지찬을 좌익수 플라이, 2번 이성규를 2루수 플라이, 3번 디아즈를 헛스윙 삼진으로 삼자범퇴로 돌려세우고 팀과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인생투'를 했다.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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