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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07:58:22]
[점프볼=이재범 기자] 정년이 보장된 KBA 상임심판이었던 김청수 심판은 2024~2025시즌부터 예전 목표로 삼았던 KBL로 무대를 옮겨 휘슬을 분다.
남자프로농구를 관장하는 KBL은 2023~2024시즌을 19명의 심판으로 운영했다. 이 가운데 두 명은 수련심판이었다. 부상으로 시즌 초반 경기에 투입되기 힘든 심판도 있었다. 이 때문에 일부 심판들이 시즌 초반부터 더 많은 경기에 배정되어 과부하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KBL은 2024~2025시즌을 앞두고 곧바로 투입이 가능한 경력 심판을 뽑았다. 그 중 한 명이 대한민국농구협회(KBA) 상임심판이었던 김청수 심판이다.
국제심판 자격증을 소지한 김청수 심판은 국내 최초 3x3 국제심판 자격증을 취득했고, KBA 상임심판으로 활약 중이었다.
상임심판은 정년이 보장되어 있어 오히려 KBL 심판보다 안정된 심판 활동이 가능하다.
유재학 KBL 경기본부장은 국가대표 감독 시절 눈 여겨 봤던 김청수 심판이 FIBA에서도 인정하는 KBL 심판 교육을 받는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심판이 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
갓 심판 입문 시절 KBL 심판에 지원하기도 했던 김청수 심판은 뒤늦게 아마추어 무대가 아닌 KBL에서 2024~2025시즌부터 휘슬을 분다.
KBA 상임심판에서 KBL 심판이 된다는 건 더 큰 무대에서 휘슬을 불 수 있지만, 정규직을 버리고 계약직을 선택했다고 볼 수도 있다.
다음은 고민 끝에 큰 결정을 내린 김청수 심판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언제 심판을 시작했나?
2002년 심판교실 7기로 그 때 심판으로 입문했다. 2005년 춘계대회(춘계전국남녀중고농구연맹전) 때 데뷔를 했는데 그 이후 학교와 회사를 다니며 생활체육에서 심판을 보다가 2010년부터 본격적인 심판 생활을 했다. 회사 생활을 2~3년 정도 했는데 제 길이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하고 싶은 걸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래서 2009년 협회를 찾아가서 심판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제가 하고 싶은 게 심판이라고 판단했다.
KBA 상임심판이었는데 KBL 심판을 지원한 이유는?
상대적으로 KBL은 경쟁이 심하고, 압박이 다르다. 아마추어나 대학농구가 (압박이) 없다는 게 아니라 아무래도 프로가 압박감이 더 크고, 노출도 더 많아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많다. 올해 한국 나이로 48살이다. 마음 속으로 난 남녀 프로농구와 인연이 없다고 여기며 대한체육회에서 (상임심판의 정년을) 60살까지 정해 놔서 무리가 없으면 그렇게 갈 거라고 생각했다. 또 정년 퇴임하는 게 목표였다.
기회가 우연찮게 왔고 고민도 했다. KBL에 확답을 못 드리고 고민을 하다가 협회 심판위원장님이나 아내와 이야기를 했을 때 위원장님이나 아내 모두 적극적으로 추천을 해줬다. 예전에 목표로 했으니까 기회가 왔을 때 도전을 해봐야 하지 않나?
제가 걱정 아닌 걱정, 몇 년 뒤에 소위 말하는 잘리면 어떻게 하나 이런 걱정을 한 게 사실이다. 그런 걸 왜 미리 걱정을 하냐, 마음이 있고 도전하고 싶은데 기회가 왔을 때 가야지, 으레 짐작으로 포기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게 힘이 되었고, 저도 (KBL에서 심판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서 힘을 얻었다. 이왕 휘슬을 물었으니까 이미 늦었지만(웃음) 더 늦게 전에 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유재학 경기본부장이 먼저 연락을 했다고 들었다.
전혀 생각을 안하고 있어서 놀랐다. 굳이 저에게 이런 느낌이 강했다. 너무 감사했다. 제가 국제심판이라서 대표팀 감독님을 하실 때 대회를 같이 간 적도 있어서 그 때 보신 거 같다. 뉴질랜드 평가전 때도 제가 들어가서 그럴 때 안면이 있었다. 대표팀 이외에는 안면이 있을 리가 없다. 현대모비스의 연습경기도 아주 가끔 갔다. 아마추어 심판은 프로 연습경기를 어쩌다가 한 번 가는 거라서 많이 만나 뵐 기회가 없었는데 갑자기 연락이 와서 많이 놀랐다. 사적 친분이 없어서 놀랍지만 감사했다. 또 조심스러운 점도 강했다.
KBL 심판으로 2024~2025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요즘 선수들처럼 체력훈련을 한다.
많이 힘들다. 오십대 중후반 베테랑 심판들은 더 힘들어한다. 심판으로 운동량을 많이 가져간 적이 별로 없었다. 상임심판은 개인 관리를 한다. 상임심판은 대회가 없을 때 일주일에 3번 정도 출근해도 운동을 위해 출근하는 건 아니라서 개인이 알아서 운동을 해야 한다. 저 같은 경우 헬스장을 꾸준하게 다녔다. 또 다행히 한강 등 뛸 수 있는 곳이 집에서 멀지 않아서 헬스장과 한강을 많이 이용했다. 개인적으로 술과 담배를 안 하는 편이고, 운동을 좋아해서 관리를 나름대로 했다. 그래도 지금 운동은 힘들다(웃음).
KBL에서 심판 교육을 받아보니 어떤가?
협회와 비교를 할 수 없는 게 협회는 매일 출근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안 되어 있다. (KBL은) 출퇴근을 하니까 훨씬 더 같이 가져갈 수 있는 면이 많다. 같이 경기 영상을 보고 같이 운동을 하니까 일관성과 통일성, 전문성을 띌 조건이 훨씬 높다. 아마추어와 비교를 할 수 없는 제일 큰 건 출퇴근을 하면서 같이 함께 하는 것이다. 협회에서 상임심판은 한계가 있다. 대회가 없을 때 출근하는 것도 자료를 만드는 연구 활동을 위한 거라서 전체 심판이 일관성을 가져가는 걸 체계적으로 할 수 없다. 출퇴근이 가장 큰 차이다.
앞으로 어떤 심판이 되고 싶나?
10년을 할지, 1년을 할지 아무도 모른다. KBL에서 (더 이상 심판을) 못하게 되었을 때 좋은 심판이었다는 기억으로 남고 싶다. 심판은 못 보고 오심이 많다는 이미지가 크다. 저 심판은 잘 본다는 이미지로 꾸며졌으면 좋겠다. 좋다는 게 많이 알려지기보다 못 한다는 걸로 구설수에 오르는 심판이 안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가 볼 때 심판은 그게 제일 중요하다. 소리없이 경기에 묻혀야 제일 좋다. 그래야 심판을 잘 봤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경기 후 심판 이야기가 안 나오는 건 심판은 잘 봤다는 거다. 그런 심판 중 한 명이 되었으면 좋겠다.
#사진_ 이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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