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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승리의 마지막을 지키잖아요.“

김택연(19·두산 베어스)를 지명할 당시 두산 김태룡 단장은 “2~3년 내로 스토퍼(마무리투수)가 될 선수“라고 밝혔다.

김 단장의 확신이 담긴 말. 김택연은 김 단장의 말도 '늦다'는 걸 증명했다.

팀 사정상 어쩔 수 없이 마무리투수 보직을 맡게 됐지만, 김택연은 빠르게 녹아들었다. 지난 5월21일 잠실 SSG랜더스전에서 ⅔이닝 무실점을 하며 프로 데뷔 첫 세이브를 한 그는 3달 뒤인 8월 21일 포항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5-2 리드를 지키며 16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2006년 롯데 나승현이 가지고 있는 고졸신인 최다 세이브 타이 기록. 앞으로 김택연은 세이브 한 개를 더하면 KBO리그 역사가 된다.

김택연은 21일 경기를 마치고 “오늘 했을 때 (최다 세이브) 동률이었다고 해서 마운드에 오르기 전 생각이 날 줄 알았는데 막상 올라갈 때는 생각은 안 났다. 3점 차가 있다보니 볼넷 볼넷 줘서 흐트러지지 말고 빠른 승부를 하려는 마음가짐으로 했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삼성전 세이브로 김택연은 역대 최연소 전구단 상대 세이브를 기록했다. 김택연은 “전 구단 상대는 알고 있었지만, 최연소는 몰랐다. 좋은 기록을 해서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택연은 지난달 23일 19세 1개월 20일의 나이로 최연소 신인 10세이브를 기록했다. 4개의 세이브를 더하면 정해영이 20세 23일에 달성한 최연소 20세이브 기록을 깨게 된다.

KBO리그 역사를 바꾸는 행진. 김택연은 “당연히 기록을 세우면 기분 좋다. 또 하나 남았을 때 괜히 못하면 기록 때문이냐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아 빨리 하고 싶었다“라며 “또 그러기 위해서는 안 아파야 한다. 몸 관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이지만 압도적인 구위와 담대한 배짱으로 위기 상황에 올라와 멀티이닝을 소화하는 경우가 많았다. 체력적인 부침이 있을 법 했지만, 김택연은 “괜찮다. 많이 던지기 전에 많이 쉬기도 했다. 누구나 경기에 나가면 힘든 건 당여하다. 얼마나 잘 회복하는지에 따라 아프기도 하고 컨디션도 좌지우지하게 된다. 힘들었을 때는 더 쉬려고 해서 괜찮다“고 이야기했다.

그동안 이영하 최지강 등 불펜진에 부상자가 생기면서 김택연이 짊어질 짐은 더 많았다. 그러나 이들 모두 돌아왔고, 이승엽 두산 감독도 “이길 때 나오는 투수는 모두 올라왔다“라며 '완전체 선언'도 했다.

김택연도 조금 더 가볍게 등판할 수 있게 됐다. 김택연은 “항상 8회부터 몸을 풀곤했는데 이번에는 조금 더 편했다. (최)지강이 형도 앞으로 자기가 한다고 해서 캐치볼도 가볍게 하면서 9회에 맞춰서 준비를 편하게 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택역에게도 좌절의 시간은 있었다. 지난 18일 KT전에서 8회 올라와 1사 1,3루 위기를 잘 막았지만 9회말 1사에서 끝내기 홈런을 허용한 것. 김택연은 “8회를 잘 막아서 9회를 잘 막으면 분위기가 넘어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카운트 싸움을 잘 못해서 홈런을 맞았다. 내가 못 던져서 나온 홈런이다보니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아쉬운 것도 많다. 싹쓸이 승리를 할 수 있는 기회였고, 일요일에 전적도 좋지 않아서 이기면 좋은 분위기로 갈 수 있었는데 아쉽고 미안했다. 다음 경기 잘 준비하려고 한다“고 했다.

최고의 활약을 펼치면서 이미 '신인왕 김택연'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택연은 “시즌 전에는 신인왕 목표를 세웠지만, 시즌 중반부터는 신경 안쓰고 있다. 일단 안 다치면서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최대한 의식을 안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매 순간 긴장감에 올라가야하는 마무리투수. 김택연은 이미 매력에 빠졌다. 그는 “매력이 많긴 하다. 이기는 상황에서만 던질 수 있는 자리고, 팀에서 가장 믿음이 있는 투수가 마무리 투수로 올라가는 걸로 알고 있으니 좋다. 또 팀 승리의 마지막을 지킬 수 있는 것도 매력“이라고 웃었다.포항=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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