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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운명이 바뀌지 않았다면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은 상암벌에서 벤치를 지키고 있어야 했다. 팀 K리그 지휘봉은 지난해 우승팀 사령탑이 맡는다. 홍 감독은 울산 HD를 이끌고 2022년에 이어 2023년 K리그1을 제패했다.

하지만 그는 대한축구협회(KFA)의 부름에 '마지막 도전'이라는 카드로 화답하며 A대표팀 사령탑으로 말을 갈아탔다. 팀 K리그는 3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손흥민의 토트넘과 쿠팡플레이 시리즈 1경기를 치른다. 홍 감독을 대신해 지난해 2위팀인 포항 스틸러스의 박태하 감독이 팀 K리그를 이끈다. 홍 감독은 29일 취임 기자회견으로 첫 발을 뗐다. 당초 그는 이날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볼 계획이었다.

하지만 일정을 변경, 부산 기장으로 달려간다. 국내 첫 공식 행보에는 홍 감독의 '약속'이 담겼다. 취임사에서 A대표팀의 방향을 제시한 그는 이날 오후 4시 부산 기장군의 월드컵 빌리지에서 열리는 U-19(19세 이하) 대표팀과 울산대의 연습경기를 참관하는 것을 시작으로 A대표팀 사령탑으로 첫 발걸음을 뗀다.

시사하는 바는 크다. 홍 감독은 10년 전인 2014년 브라질월드컵의 실패를 깨끗이 인정하면서 더 이상의 '인맥축구'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거시적으로 유망주 발굴에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했다. 홍 감독은 “난 연령별 대표팀 감독을 거쳤고, 전무이사로 행정을 경험한 바 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체계적인 유소년 시스템 및 적극적인 유소년 발굴이 A대표팀과 한국 축구 발전에 얼마나 크게 발전할 수 있는지 배워왔다“며 “이후 현장에 복귀해 K리그 감독으로 활동하며 K리그의 중요성도 경험했다. 이러한 소중한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한국 축구의 뿌리인 K리그와 동반 성장하는 대표팀을 꾸려갈 것이다. 또 한국 축구의 소중한 자산이 될 젊은 유망주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원 감독이 지휘하는 U-19 대표팀은 29일 부산에서 소집됐다. U-19 대표팀은 내년 U-20 아시안컵에 이어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9월 쿠웨이트에서 U-20 아시안컵 예선이 열린다. U-19 대표팀은 레바논,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북마리아나제도와 조별리그 C조에 속했다.

각급 연령대별 연계를 통한 대표팀의 역량 강화도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연령대별 대표팀과 A대표팀이 같은 철학을 공유해야한다는 밑그림이 깔려 있다. 홍 감독은 “나 역시도 20세 대표팀 감독을 해봤다. 대표팀이 쓰는 전술이 20세팀까지 간다고 하면, 20세 선수가 정말 좋은 경기력과 기량을 나타낸다고 하면, 전술에 적응하는 시간 필요없이 바로 A대표팀에 들어와서 경기를 뛸 수 있다. 그게 연령별 대표팀 연계성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20세 선수가 23세 팀에 있는 팀을 거칠 것인지, 아니면 바로 A팀으로 올라와야 될 것인지도 고려해야 한다. '혹사논란' 문제는 지도자 간에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없어질 것이다. 그 선수 역시 빠른 스피드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며 “내가 대표팀 감독을 수락하는 과정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던 협회의 정책이었다. 어디든, 어느 곳에서든 내가 달려가서 어린 선수들을 보고 전체적으로 체크하는 것은 한국 축구에 굉장히 중요한 기회다. 우리는 말로만 해외축구를 부러워만 한다. 현실적으로 이 제도를 적용시킨다면 한국 축구에 있어서는 큰 이슈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홍 감독은 '올스타 브레이크' 후 최근까지 몸담았던 K리그 경기장도 찾아 국내파들을 점검할 예정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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