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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은 19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원정 개막전에서 3-1(25-19, 14-25, 25-22, 25-16)로 이겼다. 2023-24시즌 챔피언 결정전 패배에 대한 완벽한 설욕이다.


흥국생명은 지난 2시즌 연속 준우승에 그쳤다. 이번 시즌 우승이라는 염원을 풀기 위해선 무엇보다 이날 경기가 중요했다. 2023-24시즌 챔피언 결정전 리매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현대건설을 상대로 첫 단추를 잘 끼운다면 앞으로 일정에도 좋은 영향이 갈 수 있었다. 

흥국생명은 1세트 강한 서브로 현대건설 리시브를 효과적으로 흔들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지만, 2세트 잦은 범실로 다시 크게 무너졌다. 승부를 가른 건 투트쿠의 맹활약. 투트쿠는 3~4세트에만 혼자 13점을 쏟아내며 마르첼로 아본단자(이탈리아) 흥국생명 감독을 미소짓게 만들었다.


현대건설은 세터 김다인, 아포짓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윤과 위파위 시통(등록명 위파위), 미들블로커 양효진과 이다현, 리베로 김연견을 선발로 기용했다. 흥국생명은 세터 이고은, 아포짓 투트쿠 부르주(등록명 투트쿠), 아웃사이드 히터 김연경과 정윤주, 미들블로커 김수지와 아닐리스 피치(등록명 피치), 리베로 신연경 라인업을 꺼내들었다.

1세트 현대건설 19-25 흥국생명
[1세트 주요 기록]

-현대건설 리시브 효율 14.29%, 팀 범실 5개
-흥국생명 블로킹 4개, 김연경 6점
1세트 시작부터 흥국생명이 크게 달아났다. 세트 초반 흥국생명은 김다인 서브 아웃과 김수지 오픈을 묶어 2-0 리드를 만들었다. 투트쿠가 곧바로 블로킹으로 한 점 보탰고, 연이어 상대 추격 의지를 꺾는 이고은 서브 에이스까지 터졌다. 5-0에서는 김연경이 신연경의 2단 연결을 가볍게 해결하는 장면도 나왔다. 하지만 현대건설도 물러서지 않았다. 0-6에서 김다인 토스를 건네받은 양효진이 현대건설의 첫 득점을 올리며 공격 물꼬를 텄다. 이후 위파위와 정지윤을 앞세워 본격적인 반격에 나선 현대건설은 위파위 블로킹과 이다현 속공을 묶어 끝내 흥국생명을 8-9 한 점 차까지 쫓았다.

순식간에 좁혀진 양팀의 격차. 위기를 느낀 흥국생명이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 위파위의 연속 공격 범실을 발판 삼아 득점 레이스에 불을 붙인 흥국생명은 11-8에서 피치 블로킹으로 위파위 퀵오픈을 가로막기까지 했다. 흥국생명의 질주는 멈추지 않았다. 김다인 서브 아웃과 김수지 오픈을 합쳐 15-10을 찍었다. 현대건설도 위파위가 득점포에 시동을 걸었지만 전반적인 화력 싸움에서 흥국생명이 웃었다. 흥국생명의 4~6점 차 리드가 계속됐다. 승부처였던 23-17에서는 모마 오픈을 김연경이 직접 블로킹으로 돌려세우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투트쿠가 오픈으로 1세트를 매조졌다.

2세트 현대건설 25-14 흥국생명
[2세트 주요 기록]

-현대건설 정지윤 5점, 위파위 4점, 모마 4점, 정지윤 공격 성공률 55.56%
-흥국생명 범실 10개, 팀 공격 성공률 25.71%
2세트 초반 팽팽했다. 현대건설은 정지윤 손끝이 뜨겁게 달아오른 가운데 흥국생명은 피치-투트쿠 듀오 활약이 좋았다. 양팀은 서로 한 점씩 주고받는 승부를 계속했다. 그러면서 점수는 금세 7-7이 됐다. 여기서 먼저 치고나간 쪽은 현대건설. 모마 오픈으로 8-7을 기록했고, 김연경의 2연속 공격 범실이라는 행운까지 따라줬다. 오픈 찬스를 족족 득점으로 연결하는 정지윤의 결정력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현대건설은 쉼없이 맹타를 쏟아냈다. 흥국생명은 11-16에서 나온 이다현의 연타를 허용하면서 분위기가 더욱 처졌다. 현대건설의 범실 외에는 좀처럼 점수를 올리지 못했다. 반면 현대건설은 갈수록 위파위 화력이 살아나면서 경기를 장악했다. 위파위는 18-13 6점 차 리드 상황에서 시간차와 오픈으로 연속 득점을 기록하며 팀에 승기를 불어넣었다. 흥국생명은 또다시 연속 공격 범실로 2세트를 무기력하게 내주고 말았다.

3세트 현대건설 22-25 흥국생명
[3세트 주요 기록]

-현대건설 위파위 5점·리시브 효율 70%
-흥국생명 공격 성공률 48.57%, 투트쿠 8점, 정윤주 5점
3세트 흥국생명이 반격에 나섰다. 이전 세트들과 달리 이번에는 현대건설 쪽에서 범실이 쏟아졌다. 여기에 투트쿠 득점포까지 더해 주도권을 꽉 잡은 흥국생명은 정윤주의 연속 득점으로 6-2까지 빠르게 나아갔다. 물론 현대건설도 그냥 당하진 않았다. 모마 맹타로 몇 차례 추격의 불씨를 지폈다. 상대 블로킹을 찢어주는 양효진, 이다현의 존재감도 확실했다. 그러나 한 번 불이 붙은 정윤주와 투트쿠의 공격력은 쉽사리 꺼지지 않았다. 계속되는 화력 싸움에서 흥국생명이 웃었다. 어느덧 점수는 13-8.

수세에 몰렸지만 현대건설은 세트를 쉽게 내줄 생각이 없었다. 4-9에서 정지윤 대신 투입된 고예림이 리시브 라인에 안정감을 더해주자 뒤엉켰던 공격의 실타래도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세트 중반 이다현도 맹활약해주면서 현대건설은 마침내 흐름을 되찾았고, 고예림 서브에이스와 위파위 오픈을 묶어 흥국생명을 17-18로 추격하는 데까지 성공했다. 이후 경기장 분위기는 절정으로 치달았고, 양팀은 한 치 양보 없는 막바지 난타전에 돌입했다. 현대건설이 한 점 내면 흥국생명이 다시 한 점 돌려줬다. 22-22까지 승자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이때 해결사로 나선 건 흥국생명 에이스 김연경. 중요한 순간 깔끔한 오픈 공격으로 팀에 귀중한 1점을 안겼다. 이로써 다시 리드를 잡은 흥국생명은 투트쿠 퀵오픈에 김수지 블로킹을 더해 3세트를 따내며 승리를 향해 먼저 한 발 다가섰다.

4세트 현대건설 22-25 흥국생명
[4세트 주요 기록]

-현대건설 범실 7개

-흥국생명 투트쿠 6점, 팀 공격 성공률 43.33%
4세트도 흥국생명이 주도했다. 3-3 동점 상황에서 흥국생명은 투트쿠 퀵오픈으로 4-3, 정윤주 오픈으로 또 한 번 5-3을 찍었다. 그리고는 이다현 속공을 가로막는 피치 블로킹까지 터졌다. 초반 기세를 완전히 가져오는 3연속 득점이었다. 하지만 승리가 간절하기는 현대건설도 마찬가지. 현대건설은 위파위와 양효진을 중심으로 내세워 흥국생명을 빠르게 추격했다. 7-10에서는 위파위와 양효진의 연이은 득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흥국생명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날 투트쿠의 손끝은 식을 줄을 몰랐다. 오픈으로 13-10, 퀵오픈으로 다시 한번 14-12를 만들었다. 이에 질세라 정윤주와 김연경도 빠른 페이스로 득점하면서 흥국새명이 18-13까지 치고나갔다. 이후로도 흥국생명의 질주는 멈추지 않았다. 현대건설의 추격을 잘 뿌리치고 24-16까지 달려갔다. 주도권을 잃지 않은 흥국생명이 개막전을 승리로 물들였다.

흥국생명은 투트쿠가 21점, 김연경이 16점을 올렸다. 현대건설 위파위도 20점 맹활약했지만 11점에 그친 모마 활약이 아쉬웠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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