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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름이 끝나고 드디어 가을이 왔어. 그건 곧 NBA 개막이 다가왔다는 걸 의미하지.


10월 23일이면 2024-2025 NBA 정규시즌이 막을 열어. 보스턴과 덴버가 조금 더 빨리 트레이닝 캠프를 시작했고 10월 1일부터는 나머지 28개 팀도 훈련을 소집했어.


시즌 개막이 다가왔으니, 30개 팀을 미리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봐야겠지?


15번째 시간의 주인공은 또 한 번의 반란을 노리고 있는 마이애미 히트야.











23-24 마이애미 REVIEW
정규시즌 : 46승 36패, 동부 8위
플레이오프: 1라운드 탈락(vs 보스턴 1승 4패)
공격효율지수: 113.3(21위)
수비효율지수: 111.5(5위)
공수효율마진: +1.8(17위)


2022-2023시즌은 마이애미에게 한 편의 드라마와 같았어.


정규시즌에 44승에 그쳤지만, 8번 시드로 나선 플레이오프에서 파이널 준우승이라는 업적을 일궈냈거든.


NBA 역사상 8번 시드 팀이 파이널 무대를 밟은 건 단 두 번뿐이야.


1999년 뉴욕 닉스, 그리고 2023년 마이애미. NBA 역대를 통틀어 두 차례밖에 없었던 대기록을 마이애미가 쓴 거지.


역대 최저 시드 NBA 파이널 진출 기록
1981년: 휴스턴 로케츠(서부 5번 시드)
1995년: 휴스턴 로케츠(서부 6번 시드, 우승)
1999년: 뉴욕 닉스(동부 8번 시드)
2020년: 마이애미 히트(동부 5번 시드)
2024년: 마이애미 히트(동부 8번 시드)


특히 마이애미는 휴스턴과 더불어 하위 시드로 파이널 진출을 두 차례나 해낸 팀이기도 해. 언더독 하면 떠오르는 팀이 된 거야.


하지만 2023-2024시즌은 전혀 만족스럽지 못했어. 지난 시즌에도 동부 8번 시드를 차지했는데, 1라운드에서 1승 4패로 보스턴에 패했거든.


주축 선수가 빠진 2차전에서 보스턴을 잡는 이변을 한 차례 일으켰지만, 이후 내리 3연패를 당했어. 한계를 맛본 시즌이지.


사실 마이애미는 강력한 수비로 버텨온 팀이야. '히트 컬처'라는 말과 아주 딱 맞는, 터프하고 끈적한 팀 컬러가 2020년과 2023년 파이널 준우승이라는 성과로 이어졌고.


문제는 근래의 마이애미가 수비는 강하고 공격은 약한 팀에서 바뀌지 않고 있다는 거야.


지난 시즌에도 마찬가지였어. 수비는 정말 좋았지. 수비효율지수가 무려 리그 5위였으니까.


마이애미보다 위에 있었던 4개 팀(미네소타, 보스턴, 올랜도, 오클라호마시티) 중 3개 팀이 컨퍼런스 준결승 이상 진출했고 보스턴은 우승까지 차지했지. 강력한 수비가 곧 플레이오프의 성과와 직결된다는 게 확실히 보이지?


문제는 공격이야. 마이애미는 지난 시즌 대부분의 공격 지표에서 리그 하위권에 머물렀어. 공격효율지수의 경우 고작 21위였지.


수비가 승리를 부른다는 말이 있잖아? 하지만 그건 공격이 기본적인 수준은 될 때 할 수 있는 얘기야. 마이애미는 냉정하게 봤을 때 그렇지가 않아.











지난 수년간 마이애미는 고질적인 페인트존 득점력 부족에 시달려 왔어. 림 어택 능력이 떨어지다 보니 점퍼에 의존하게 됐는데, 그 점퍼마저 기복이 있으니 점퍼가 안 들어갈 때는 고구마 같은 농구를 하는 거지.


지난 시즌의 기록을 보자고.


페인트존 득점은 리그 25위(47.2점)에 머물렀고, 컨테스트 수비 위로 던지는 점퍼의 빈도가 리그에서 2번째로 많았어.(53.5%) 그런 와중에 점프슛 성공률은 오락가락하니 공격 효율도 같이 흔들렸던 거야.


최근 2년 간 빅맨 뱀 아데바요가 훅슛을 활용한 페인트존 공략 능력을 업그레이드한 것은 꽤 고무적인 변화야. 하지만 마이애미의 약점을 메우기엔 충분한 수준은 아니었어.


그러다 보니 마이애미는 짠물 수비로 승리를 거두는 게 승리 방정식이 될 수밖에 없어.


최고의 명장으로 꼽히는 에릭 스포엘스트라 감독조차도 없는 자원으로 폭발력 있는 공격 시스템을 갖추긴 어려운 게 냉정한 현실이야. 답답할 노릇이지.











2024 여름요약: 지미 버틀러와 이별?
- 드래프트: 켈렐 웨어(15순위), 펠렐 라손(44순위)
- FA: 알렉 벅스(1년 330만 달러), 토마스 브라이언트(1년 280만 달러) 영입, 케빈 러브(2년 800만 달러), 헤이우드 하이스미스(2년 1,082만 달러) 재계약
- 연장계약: 뱀 아데바요(3년 1억 6,535만 달러)
- 주요 이탈: 케일럽 마틴, 패티 밀스, 올랜도 로빈슨


지난 여름에도 마이애미는 로스터를 딱히 업그레이드하지 못했어. 오히려 케일럽 마틴 같은 중요한 윙 자원과 재계약에 실패하면서 공백만 생겼지.


훌륭한 루키 시즌을 보낸 하이메 하케즈 주니어도 있고 던컨 로빈슨, 유망주 니쿌라 요비치도 있으니 그래도 마틴의 공백은 메우긴 할 거야. 하지만 마이애미가 그냥 플레이오프 진출이 아니라 우승을 노려야 하는 팀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몇 년째 요지부동인 전력은 아쉬움이 남지.


그런 가운데 마이애미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지미 버틀러는 이적설이 돌고 있어.


2018년에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마이애미 유니폼을 입은 버틀러는 '히트 컬쳐'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선수야. 시카고에서 드웨인 웨이드와 뛸 당시에 마이애미와 잘 맞을 것 같다는 조언을 웨이드에게 들었고, 실제로 마이애미 이적 후 팀을 두 차례나 파이널에 올려놓으면서 마이애미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슈퍼스타가 됐지.


문제는 버틀러의 시계에 남은 배터리가 얼마 없다는 거야. 1989년생인 버틀러는 지난 9월 만 35살이 됐어. 이젠 노장이라고 불러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인 셈이지.


이런 상황에서 버틀러는 마이애미 이적 후 70경기 이상 뛴 시즌이 아예 없을 정도로 정규시즌은 부상에 시달리거나 힘을 빼는 상황이 많아.


그러다 보니 마이애미는 정규시즌은 꾸역꾸역 플레이오프권으로 마무리하고 플레이오프에서 승부를 보는 식으로 시즌을 운영할 수밖에 없어. 실제로 마이애미는 동부 1위를 차지한 2021-2022시즌을 빼면 동부 상위 시드에 배정된 적이 없지.


좋게 보면 플레이오프에 집중하는 운영이긴 한데, 사실 매번 하위 시드를 받아서 1라운드부터 힘들게 경기를 해야 하니 난관이 많을 수밖에 없어. 제아무리 동부 플레이오프가 서부에 비해 덜 험난하다고 해도 말이야.


게다가 버틀러는 인터뷰나 SNS를 통해서 공격적이고 과감한 발언을 하는 걸로도 유명하지. 이게 결과가 따라줄 때는 멋있는데, 그렇지 않을 때는 소위 입방정만 될 수 있거든.


올드스쿨의 대명사 같은 팻 라일리 사장의 눈에는 버틀러의 발언이 곱게 보이지 않을 수 있어. 버틀러가 아무리 대단한 존재감을 가지는 리더라도 '이건 아니다' 싶으면 함께 가는 걸 포기할 수도 있는 거고.


실제로 라일리 사장은 2016년 여름에 드웨인 웨이드와 FA 재계약을 포기했을 정도로 냉정한 결정을 하는 인물이기도 해. 웨이드도 그렇게 했는데, 버틀러라고 못할 게 있을까?


버틀러는 2024-2025시즌이 끝나면 옵트아웃으로 FA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야. 옵트인을 하더라도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만기계약자가 되니까. 여차하면 트레이드 카드로 쓰일 수 있고. 최근 버틀러의 골든스테이트행 루머가 엉뚱하게 나온 것도 이런 상황 때문이라고 할 수 있어.














당장은 로스터에 큰 변화가 없지만 15순위 신인 빅맨 켈렐 웨어는 충분히 주목해도 괜찮을 유망주야.


이 친구 213cm의 신장에 윙스팬이 무려 224cm야. 그런데 스피드가 좋고 슛 터치까지 좋아서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득점을 만들 수 있는 공수 겸장 빅맨이 될 수 있어.


서머리그는 물론이고 프리시즌에도 앨리웁 패스를 받아서 덩크를 꽂는 장면이 나올 정도로 2대2 이후의 움직임, 볼 캐치 후의 동작과 센스가 좋아. 3점도 넣을 수 있는 선수라 픽앤팝도 되고. 워낙 팔이 길고 블록 타이밍을 포착하는 센스도 좋아서 림 프로텍터로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선수야.


몸이 좀 마르고 집중력이 오락가락하는 경우가 있다는 게 단점인데, 이 부분은 마침 마이애미라는 빡센(?) 팀에 입단한 만큼 어느 정도 보완이 될 것 같아.


켈렐 웨어가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 재밌는 그림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마이애미는 사이즈가 크지 않은 아데바요가 주전 센터로 뛰다 보니 페인트존 득실 마진이 항상 문제였는데, 켈렐 웨어가 있으면 아데바요-웨어 조합으로 빅맨진을 운영해볼 수도 있거든. 케빈 러브가 백업으로 뒤를 받쳐주고.


시간이 좀 필요하겠지만, 켈렐 웨어의 적응과 성장은 이번 시즌 마이애미 농구를 흥미롭게 만들 변수가 될 게 분명해.











24-25 주요 로스터
가드: 테리 로지어, 타일러 히로, 조쉬 리차드슨, 알렉 벅스
포워드: 지미 버틀러, 하이메 하케즈 주니어, 던컨 로빈슨, 니콜라 요비치, 헤이워드 하이스미스, 나시어 리틀
빅: 뱀 아데바요, 케빈 러브, 켈렐 웨어, 토마스 브라이언트


마이애미의 KEY 넘버
- 13.5
: 지난 시즌 마이애미는 RA 구역(림 아래의 반원 구역)에서 성공한 야투 개수가 13.5개로 리그 전체 꼴찌였어.


이걸 다르게 말하면 림 어택이 리그에서 가장 안 좋은 팀이라는 거야. 물론 농구의 득점 방법이 림 어택만 있는 건 아니지만, 골밑에서 득점을 일정 수준 이상 만들어내지 못하는 팀이 공격에서 안정감을 가지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야.


이 부분이 새 시즌에는 개선돼야 해. 당장 드라마틱하게 바꿀 순 없을 거야. 그래도 수치 자체는 좀 더 끌어올려야겠지.


지난 시즌 좋은 활약을 보여준 하이메 하케즈 주니어(2.2개)나 새로 합류한 신인 빅맨 켈렐 웨어가 높이를 활용해 더 림 어택을 화끈하게 해주길 기대해보면 좋을 것 같아.


만약 림 어택 능력이 새 시즌에도 비슷한 수준이라면, 마이애미의 공격에 아주 큰 기대를 걸기는 힘들 듯해.


- 102
: 지난 시즌 지미 버틀러와 타일러 히로가 뛴 총 경기 수야. 버틀러는 60경기, 히로는 42경기만 뛰었지.


새 시즌 마이애미의 공격을 외곽에서 이끌어줘야 할 선수들인 만큼, 새 시즌엔 건강하게 출전해주는 게 정말 중요해.


특히 2021-2022시즌에 벤치 에이스로 식스맨상까지 거머쥔 히로는 이제는 주전 슈팅가드로 꾸준히 경기에 뛰어야 해. 하지만 아쉽게도 데뷔 후에 매년 부상 이슈가 있는 상황이지.


버틀러와 히로가 건강하게 뛴다면, 마이애미의 아쉬운 공격력은 분명 개선될 거야. 히로는 풀업 점퍼 생산과 3점에서, 버틀러는 미드레인지 게임에서 엄청난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니까. 버틀러-히로 콤비의 건강한 시즌을 기대해보자고.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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