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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아는 법.

삼성화재가 첫 스타트를 깔끔하게 끊었다. 외국인 선수 없이도 풀전력의 우리카드를 잡았다.

삼성화재는 22일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2024 통영 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이하 컵대회)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우리카드를 세트스코어 3대2(25-23, 20-25, 25-22, 21-25, 15-13)로 물리쳤다.

당초 삼성화재가 어렵게 경기를 풀 것으로 보였다. 외국인 선수 그로즈다노프와 아시아쿼터 파즐리가 모두 경기에 뛸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로즈다노프는 부상이 있어 무리시키지 않기로 했고, 파즐리는 국제이적동의서 발급 문제로 이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은 “풀전력으로 경기를 치르지 못해 아쉽기는 하지만, 우리가 준비한 연습한 부분들 시험해볼 수 있는 기회“라며 의욕을 불태웠다.

우리카드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감독으로 임명된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의 한국 데뷔전이었다. 파에스 감독은 “많은 팬들 앞에서 우리의 대단한 선수들과 함께 하는 첫 공식 경기다. 매우 흥분된다“는 소감을 밝혔다.

1세트는 예상치 못한 흐름으로 진행됐다. 경기 시작하자마자 블로킹으로 앞서나간 삼성화재. 주포지션이 아닌 아포짓 스파이커 자리에 임시로 투입된 김우진이 엄청난 공격력을 선보였다. 여기에 OK저축은행과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이시몬이 놀라운 활약을 펼치며 우리카드 선수들을 당황케 했다.

리카드도 쉽게 질 수 없다는 듯 세트 막판까지 접전을 이어갔지만, 22-22 상황서 삼성화재 김정호와 이시몬의 공격이 연속으로 성공되며 결국 1세트를 삼성화재가 가져가게 됐다.

2세트는 우리카드 선수들의 몸이 풀린 듯, 반대 양상이 됐다. 외국인 주장 아히와 아시아쿼터 알리의 활약을 앞세워 비교적 손쉽게 2세트를 가져갔다. 25-20.

그래서 3세트도 우리카드의 흐름으로 경기가 풀릴 줄 알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 다시 1세트와 똑같은 상황이 연출됐다. 3세트 주인공은 삼성화재 김정호였다. 이시몬과 함께 5점씩을 합작했고, 세트 막판 승부처 대활약을 펼치며 25-22 승리를 견인했다.

4세트도 접전. 삼성화재는 이시몬, 김정호, 김우진이 변함 없이 공격을 풀어줬다. 미들블로커 김준우도 고비 때마다 속공으로 힘을 보탰다. 우리카드는 아히와 알리가 힘을 냈다. 우리카드가 팽팽한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21-19 리드 상황서 교체로 들어온 이강원의 천금 블로킹 득점이 나왔다. 알리가 25-21을 만드는 블로킹을 성공시키고 포효했다. 다시 균형을 맞췄다.

운명의 5세트. 김지한과 아히를 앞세워 우리카드가 선제타를 날렸다. 삼성화재는 삼각편대로 맞섰다. 누가 이길지 전혀 예측 불가능한 피말리는 승부. 11-10 삼성화재 리드 상황서 교체로 들어간 손태훈의 속공이 블로킹에 막혔는데, 자신의 몸을 맞고 다시 상대 코트로 넘어가 득점이 되는 행운으로 팽팽한 균형이 깨졌다.

삼성화재는 트레이드 복덩이 이시몬이 21득점으로 대폭발한 게 가장 눈에 띄었다. 김정호(22득점)와 김우진(19득점)도 훌륭했다. 우리카드는 아히가 양팀 통틀어 최다인 29득점으로 분전했지만, 한국에서의 첫 승리 맛을 보는 데 실패했다.

통영=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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