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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윌프레드 은디디(레스터시티)는 나이지리아 국가대표팀이 18시간 이상 폐쇄된 버려진 공항에서 '인질'로 잡혀 있는 아찔한 상황을 폭로했다.

16일(이하 한국시각) 리비아 벵가지에서 열릴 예정이던 나이지리아와 리비아의 2025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예선 4차전이 취소될 전망이다. 영국의 '더선'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선수들은 리비아 원정길에서 '끔찍한 처우'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경기 출전을 보이콧했고, 선수단은 나이지리아로 돌아갔다.

은디디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이건 축구가 아니다. 매우 창피하다. 국가대표팀이 인질이야. 수치스럽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리고 '이제 무섭다. 우리 삶이 걱정'이라고 했다.

나이지리아 선수단을 태운 전세기는 벵가지 공항에 착륙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착륙 직전 약 220㎞ 떨어진 알아브라크 공항으로 목적지를 바꿔야 했다. 알아브라크 공항은 군사 묵적으로 사용되는 공항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러운 비행기의 우회에 나이지리안 선수단은 당황했다. 또 알아브라크 공항에 도착했을 때 자신들을 기다리는 교통편이 없다는 걸 알게 됐다. 결국 공항에서 밤을 지새워야 했다. 사실상 '감금'된 상황에서 음식, 음료와 같은 기본적인 권리도 보장받지 못했다. 전화도 터지지 않았다.

나이지리아 대표팀 관계자들이 공항 직원들에 경위를 따져묻고, 나이지리아 정부가 리비아 정부와 대화를 나누는 동안 선수들은 공항에서 하염없이 시간을 보냈다. 리비아가 이틀 전 0대1 패배에 대한 복수를 하는 것이라고 의심했다.

나이지리아 선수들은 실시간으로 '감금 사태'를 알리는 게시글을 올렸다. 이번 대표팀에 발탁되지 않은 공격수 빅터 오시멘(갈라타사라이)은 “우리 선수들이 리비아 공항에 갇혔다. CAF(아프리카축구연맹)에 개입할 것을 촉구한다. 이런 행동은 스포츠맨십에 어긋난다. 부당하고 비인도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6시간이 지나 리비아 정부가 비행 허가를 내렸다. 리비아측은 전세기 연료에 대해 시장가격의 5배를 청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이지리아 '캡틴' 트루스트-에콩은 “우리 이 경기를 치르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지금 비행기 연료를 공급받고 있다. 곧 나이지리아로 출발할 예정이다. 모든 분의 관심에 감사드린다“며 “다시 말하지만 우린 이런 식으로 원정팀을 대접하지 않을 것이다. 실수는 일어날 수 있고, 비행기가 지연이 될 수 있지만, 의도적이어선 안된다“고 분노했다.

반면 리비아 측은 “우리는 나이지리아에 대한 최대한의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 그들의 항공편이 의도적으로 변경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주지시키고 싶다. 일상적인 항공 교통 프로토콜, 보안 검사 또는 기타 물류적 문제로 인해 항공기가 우회될 수 있다. 우리는 이 상황에서 편법이나 방해 행위를 암시하는 모든 의견을 단호히 거부한다. 이 오해가 이해와 선의로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고의 감금'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리비아는 나이지리아에 앙금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아 주장 파이살 알바드리는 나이지리아 원정경기에서 도시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3시간이나 지연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나이지리아축구협회는 “리바아 대표팀의 '거짓 주장'을 근거로 나이지리아 선수단을 공항에 10시간 이상 묶어둬야 한다는 리비아 측 '고위 당국자'의 지시가 있었다는 얘기를 전날 밤 들었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정부도 진상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CAF는 이 사건을 징계위원회 회부하기로 했다. 철저히 조사해 규정을 어긴 국가에 대해선 적절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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