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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21세기에 정말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게 믿기지가 않는다. 나이지리아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공항에서 감금됐다 겨우 풀려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건의 시작은 나이지리아와 리바아의 경기가 끝난 후였다. 나이지리아는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각) 자국에서 열린 2025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예선 D조 3차전에서 리비아를 1대0으로 제압했다.

나이지리아의 4차전은 리비아 원정길이었다. 이에 나이리지아 선수단은 곧바로 리비아로 이동하기 위해 공항으로 이동했다. 나이지리아 선수단은 전세기를 타고 리비아의 벵가지 공항으로 향했다.

그러나 전세기는 리비아 벵가지 공항에서 220km 떨어진 알 아브라크 공항에 착륙했다. 리비아 당국에서 벵가지 공항에 착륙허가를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알 아브라크 공항은 리비아 정부가 군사목적으로 사용하는 공항으로 알려졌다.

갑자기 행선지가 바뀐 것도 모자라 나이지리아 선수단은 공항에서 정말 믿을 수 없는 대우를 받았다. 선수들이 공항으로 들어서자 리비아는 어떠한 이유로 전세기를 알 아브라크 공항에 착륙시켰는지를 설명하지도 않은 채 어떠한 조치도 취해주지 않았다. 리비아와의 경기가 있는 곳으로 이동편도 제공하지 않은 채 선수단을 공항에 억류시켰다.

이를 두고 미국 AP 통신은 15일 “나이지리아 주장 윌리엄 트루스트 에콩은 비행기가 벵가지 공항에 착륙할 예정이었지만 갑자기 알 아브라크 공항으로 방향이 바뀌었다고 말했다“며 트루스트 에콩이 전한 당시 상황을 보도했다.트루스트 에콩은 개인 SNS를 통해 “리비아 정부는 아무런 이유 없이 우리의 승인된 벵가지 공항 착륙을 취소했다. 그들은 공항 게이트를 잠그고 전화 연결도, 음식이나 음료도 없이 우리를 방치했다. 심리전을 치르기 위해서였다. 난 주장으로서 팀과 함께 이번 경기에 출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당시 상황을 폭로함과 동시에 리비아와의 경기를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했다.

나이지리아 선수들은 알 아브라크 공항에서 물과 음식을 제공받지 못한 채 19시간이나 갇혀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나이지리아 핵심 공격수인 빅터 보니페이스는 “이제는 무섭다. 나이지리아로 돌아가고 싶다“며 당시의 삼엄한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몇몇 나이지리아 선수들이 SNS를 통해 공개한 사진은 충격적이었다. 선수들은 지쳐 쓰러져서 공항에 널브러져있었다. 알 아브라크 공항에는 나이지리아 선수단을 제외한 다른 사람은 없었다.

리비아는 한참이 지나서야 나이지리아 선수단에게 교통편을 제공했다. 심지어 리비아에 있는 나이지리아 관계자들이 준비한 버스는 선수단 제공이 거절된 후였다. 나이지리아 선수단은 곧바로 자국으로 돌아갔다. 고의적으로 선수단을 억류시키면서 컨디션을 저조하게 만든 뒤에 경기를 치르도록 만들었던 리비아와의 경기를 할 수 없다며 보이콧했다. 결국 경기는 연기됐다.AP 통신에 따르면 리비아 축구협회는 당국 차원에서 나이지리아 선수단 억류를 지시했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리비아 축구협회는 공식 SNS를 통해 “이러한 사고는 국제 항공 여행에 영향을 미치는 일상적인 항공 교통 관제 프로토콜, 보안 검색 또는 물류 문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해명을 내놓았다.

일단 아프리카축구연맹은 이번 사건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계획이다. 존 오완 에노 나이지리아 체육부 장관은 “이 문제를 반드시 기록에 남기고, 철저하게 해결해야 한다“며 아프리카축구연맹에 공식 항의서를 보낼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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