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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결코 쉽지 않은 승부였다.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용병술은 또 한번 빛을 발했다. 그의 이라크전 공격 키워드는 '젊음'이었다. 닷새 전 요르단전 선발 진용과 비교해 딱 2명 바뀌었다.

21세기에 태어난 2003년생 배준호(스토크시티)가 A매치 데뷔 4경기 만에 첫 선발 투입됐다. 그는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울버햄튼)이 포진했던 왼쪽 날개에 위치했다. 2001년생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오른쪽을 지켰다. 원톱에는 34세의 주민규(울산)가 아닌 25세의 오세훈(마치다)이 부름을 받았다. 1992년생 이재성(마인츠)을 제외하고 공격라인은 20대로 채워졌다.

전반 41분 열매를 맺었다. 배준호와 오세훈이 선제골을 합작했다. 오른쪽을 허문 설영우의 크로스가 상대 수비수의 발을 맞고 굴절됐다. 볼을 살려낸 배준호가 오세훈에게 연결했고, 오세훈이 골네트를 흔들었다. 오세훈이 4경기 만에 A매치 데뷔골을 터트렸다. 배준호는 요르단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도움을 기록했다.

전반 발걸음은 가벼웠다. 배준호는 왜 한국 축구의 미래인지를 온몸으로 증명했다. 두려움 없는 과감한 드리블과 직선 플레이는 경기장에 운집한 3만5000여명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이강인의 화려한 개인기는 명불허전이었고, 오세훈도 볼키핑도 견고했다.

하지만 이라크는 만만찮은 상대였다. 스페인 출신의 헤수스 카사스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개인기가 뛰어난 알리 자심을 투입했다. 그는 이탈리아 세리에A 코모에서 뛰고 있다. 그의 개인기가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대한민국의 수비라인을 혼란시킨 그는 암자트 아트완에게 패스했고, 그의 크로스가 아이멘 후세인에게 연결됐다. 후세인은 오버헤드킥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일격을 당한 태극전사들은 흔들렸다. 홍 감독은 후반 14분 과감한 교체를 단행했다. 오세훈 대신 '특급조커' 오현규(헹크), 배준호 대신 추가발탁된 문선민(전북)을 투입했다. 15분 뒤 절묘한 드라마가 연출됐다. 문선민이 왼쪽을 열어젖혔고, 이재성(마인츠)의 컷백이 오현규의 발끝에 걸렸다. 오현규가 왼발로 요르단전에 이어 다시 한번 골네트를 찢었다. 그는 교체로 수혈돼 2경기 연속골을 작렬시켰다. 자칫 침묵이 길 경우 고전할 수 있었지만 오현규가 또 한번 흐름을 돌려세웠다.

리드를 다시 잡은 홍명보호는 더 이상 거칠 것이 없었다. 후반 38분 쐐기골이 터졌다. 이명재(울산)의 크로스를 이재성이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재성도 2경기 연속 축포를 터트렸다. 후반 추가시간 이브라힘 바예시에게 만회골을 허용했지만 대세에는 지장없었다.

대한민국의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 '꽃길'로 채색됐다. '5부 능선'을 넘었다. 홍명보호는 15일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4차전에서 난적 이라크를 3대2로 물리쳤다. 오만(3대1 승)과 요르단(2대0 승)을 잠재운 대한민국은 3연승을 질주했다. B조 선두 자리는 더 공고해졌다. 홍명보호는 승점 10점(3승1무) 고지를 밟으며 이라크(승점 7·2승1무1패)와의 승점 차를 3점으로 벌렸다.

홍 감독은 야유와 조롱 속에 출발했다. 온갖 '수모'를 꿋꿋이 견뎠다. 만에 하나 10월 A매치 2연전에서 잘못될 경우 더 큰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었다. 악재도 쏟아졌다. '캡틴' 손흥민이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부상으로 합류가 불발됐다. 요르단전에서는 황희찬(울버햄튼)과 엄지성(스완지시티)이 각각 왼발목, 왼무릎을 다쳐 소집 해제됐다.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홍 감독은 차원이 다른 동기부여로 선수단을 결집했다. “이라크는 선두 경쟁이 유력한 팀이고 강한 상대다. 어떤 식으로든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 그 약속을 지켰다. 태극전사들도 '임시 주장'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중심으로 최상의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선수들의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은 데는 다 이유가 있다.

3차예선은 계속된다. 대한민국은 11월 원정에서 쿠웨이트, 팔레스타인과 5, 6차전을 치른다. 용인=김성원, 박찬준, 김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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