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9-16 08:07:00]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주장 손흥민도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부진한 경기력과 함께 토트넘의 패배를 막지 못하며 혹평이 쏟아졌다.
토트넘은 15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 북런던 더비 경기에서 0대1로 패배했다.
홈팀 토트넘은 4-3-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최전방에 손흥민, 도미닉 솔랑케, 브레넌 존슨이 나서고, 중원은 제임스 매디슨, 로드리고 벤탄쿠르,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호흡을 맞췄다. 수비진은 데스티니 우도기, 미키 판더펜, 크리스티안 로메로, 페드로 포로가 구성했다. 골문은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지켰다.
원정팀 아스널은 4-2-3-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최전방에 레안드로 트로사르가 자리하고, 2선에 가브리엘 마르티넬리, 카이 하베르츠, 부카요 사카가 나섰다. 3선은 토마스 파티와 조르지뉴가 출격했다. 포백은 위리엔 팀버, 가브리에우 마갈량이스, 윌리엄 살리바, 벤 화이트가 구축했다. 골키퍼 장갑은 다비드 라야가 꼈다.
토트넘으로서는 아스널을 홈에서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두 팀 모두 직전 경기에서 주춤해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이브 비수마를 제외한 최정예 라인업을 구성할 수 있었던 토트넘과 달리 아스널은 주장 마르틴 외데고르, 데클런 라이스, 리카르도 칼라피오리, 올렉산드르 진첸코 등 여러 선수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이었기에 토트넘에는 승리를 챙기기에 충분한 상황이었다.
토트넘은 경기 초반부터 아스널을 압박하며 공격 기회를 노렸다. 전반 5분 손흥민이 솔랑케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 깊숙한 곳에서 시도한 컷백 패스가 그대로 쿨루셉스키한테 전달됐다. 쿨루셉스키는 곧바로 슈팅을 시도했으나 라야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 7분에도 코너킥 이후 상황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솔랑케가 뒷발로 마무리하며 골문을 노렸으나 라야가 몸을 날려 재차 선방했다.
손흥민도 계속해서 기회를 노렸다. 전반 10분 아스널 박스 근처에서 파울을 유도해 프리킥을 얻어냈으며, 전반 14분에는 어스널이 빌드업 과정에서 시도한 패스가 손흥민의 압박에 걸리며 솔랑케가 박스 안에서 좋은 기회를 잡았다. 다만 솔랑케의 슈팅 시도 직전 아스널 수비가 이를 차단해내며 위기를 넘겼다.
아스널도 서서히 반격에 나섰다. 전반 17분 페널티박스 좌측에서 팀버가 돌파 이후 시도한 슈팅이 그대로 로메로의 다리를 강타하며 막혔다. 전반 18분에는 마르티넬리가 올린 크로스가 박스 중앙 하베르츠의 머리에 닿았으나, 비카리오가 공이 골라인을 넘기 직전 환상적인 선방으로 막아냈다.
손흥민의 날카로운 모습도 있었다. 전반 19분 손흥민은 좌측에서 직접 턴을 통한 드립르을 통해 화이트를 뚫어냈다. 다만 이후 공격에서 빠르게 두 명의 압박을 받으며 마무리짓지는 못했다. 비카리오의 선방이 토트넘을 구했다. 전반 19분 역습에서 마르티넬리가 우측에서 스루 패스를 받아 순식간에 박스 안으로 전진했고, 곧바로 슈팅까지 시도했다. 다만 슈팅은 비카리오에게 잡히며 골문 안으로 향하지 못했다.
토트넘은 계속해서 공격을 주도했다. 전반 23분 포로가 직접 크로스를 올렸으나 라야에게 잡혔고, 전반 26분에는 우도기가 상대 공격을 끊어낸 후 박스 안에서 잡은 기회를 살리지 못해 땅을 쳤다. 전반 27분에는 아스널이 패스 실수로 토트넘에게 기회를 내줬으나, 쿨루셉스키의 전진이 태클에 막혔다. 전반 28분에는 매디슨의 크로스에 이은 솔랑케의 헤더가 높게 떠서 아스널 골문으로 향하는 듯했으나, 그대로 골문 밖으로 벗어났다.
역습을 통한 기회도 놓쳤다. 전반 43분 존슨이 토트넘 역습 기회에서 직접 공을 잡고 전진해 박스 안 기회를 잡았으나, 존슨의 슈팅은 그대로 마갈량이스를 때리고 골라인을 벗어났다. 전반 추가시간에도 존슨의 슈팅은 아스널 골문이 아닌 관중석과 더 가까운 곳으로 향하고 말았다. 전반은 두 팀 모두 득점 없이 0-0으로 마무리했다.
후반에도 먼저 경기를 주도한 쪽은 토트넘이었다. 후반 3분 아스널을 압박해 공을 탈취한 토트넘은 솔랑케의 패스를 받은 존슨이 크로스를 박스 중앙으로 올렸고, 솔랑케의 머리에 공이 닿았으나 골문하고 먼 쪽으로 향했다. 후반 4분 코너킥 상황에서 매디슨의 크로스에 이은 판더펜의 헤더도 라야에게 쉽게 잡혔다. 토트넘은 계속해서 아스널 골문을 두드렸다. 전반 6분 쿨루셉스키의 크로스가 박스 중앙을 넘어 향했지만, 반대편에 위치한 선수에게 닿지 못했다.
아스널이 잡은 기회도 토트넘 수비진이 몸을 날려 막았다. 후반 12분 아스널이 수비 진영에서 공을 뺏어 역습을 전개했고, 하베르츠의 패스를 받은 마르티넬리가 박스 안에서 공을 잡으려던 순간 판더펜이 빠른 커버로 공을 걷어내며 위기 순간을 미리 차단했다.
답답했던 0의 흐름을 깬 팀은 아스널이었다. 아스널은 후반 19분 코너킥 상황에서 사카가 올린 예리한 크로스가 박스 중앙 마갈량이스에게 정확히 향했다. 마갈량이스의 머리에 닿은 공은 그대로 토트넘 골문 상단을 찌르며 골망을 흔들었다. 비카리오가 반응해보려고 했지만, 정확한 타이밍에 맞은 강력한 헤더였기에 소용없었다.
실점을 허용한 토트넘은 다시 경기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후반 27분 윌손 오도베르가 역습을 주도하며 아스널 박스 안까지 진입했으나, 공격 숫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슈팅마저 시도하지 못하고 공을 뺏기고 말았다.
분위기를 잃은 토트넘은 계속해서 크로스 시도만을 고집하며 단순한 공격에만 매진했다. 솔랑케의 머리를 향한 여러 차례의 크로스는 아스널 수비에 막히거나, 전혀 예상치 못한 곳으로 향하는 등 의미 없는 공격의 반복이었다.
토트넘은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쿨루셉스키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시도한 중거리 슛은 그대로 골대 위로 뜨며 땅을 쳤다. 이어진 공격에서 오도베르의 중거리 슛도 박스 안 티모 베르너를 맞으며 굴절돼 박스 안이 아닌 골라인 밖으로 흘러나가고 말았다.
결국 경기는 아스널의 1대0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날 경기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풀타임을 소화하며 슈팅 1회, 기회 창출 1회, 패스 성공률 86%, 드리블 성공 2회, 공 소유권 회복 5회, 볼 경합 성공률 60% 등을 기록했다. 아주 부진하지는 않았지만, 후반 추가시간 겨우 슈팅 1개를 추가한 점을 고려하면 확실히 아쉬운 경기력은 분명했다. 축구통계매체 풋몹도 손흥민에게 평점 7.0점을 부여했는데, 이는 팀 내 선발 선수 중 7번째 수준으로 공격진에서는 가장 높은 평점이지만, 얼마나 손흥민이 아쉬웠는지를 알 수 있었다.
영국 언론에서도 손흥민의 부진에 대한 혹평이 쏟아졌다. 영국의 풋볼런던은 손흥민에게 팀 내 최하점인 평점 5점을 부여했다. 경기 내내 부진한 영향력과 답답한 모습을 보였던 존슨, 매디슨, 로메로와 같은 평점이었다. 풋볼런던은 '쿨루셉스키에게 기회를 만들고 솔랑케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잘 압박했다. 이후 경기가 진행되며 경기장을 맴돌았고, 영향을 미치는 것에 어려움을 겪었다'라고 아쉬운 평가를 내렸다.
영국의 이브닝스탠더드도 손흥민에게 5점과 함께 '경기 초반 몇 차례 빛나는 순간을 보였지만, 빛이 바랬다. 토트넘이 동점골을 노리는 동안 영향력을 발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라고 평가했다. 영국의 90min은 손흥민이 아닌 존슨에게 평점 4점으로 최하점을 부여했지만, 손흥민도 5점으로 좋은 평가는 아니었다. 90min은 '화이트에게 압도당하며 경기장 가장자리를 돌아다녔다'라고 지적했다.
영국의 기브미스포츠는 손흥민에게 5.5점과 함께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한 손흥민은 부진한 토트넘의 성적을 끌어올리지 못했고, 이는 홈 관중을 분노하게 했다'라고 부진을 꼬집었다.
손흥민으로서는 개막전 레스터 시티전 부진 이후 쏟아졌던 수많은 비판 여론과 심지어 방출 주장까지 등장했던 이야기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이후 에버턴전 멀티골로 다시 기세를 살리는 듯했으나, 손흥민은 이어진 뉴캐슬전과 이번 아스널전 모두 침묵하며 다시 비판에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주장 손흥민까지 아쉬운 부진으로 침묵하며 토트넘이 4경기 만에 시즌 첫 연패를 기록했다. 오는 19일 코번트리 시티와의 리그컵 경기, 오는 21일 브렌트포드와의 리그 경기 등 비교적 한 수 아래 전력의 팀들과의 경기에서 손흥민과 토트넘 모두 반등할 수 있을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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