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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오세훈(마치다)이 먼 길을 돌고돌아 돌아왔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은 15일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4차전에서 3대2로 이겼다. 한국은 전반을 1-0으로 앞선 채 마쳤다. 후반 들어 이라크에 동점골을 내줬지만, 연달아 두 골을 몰아넣으며 승리했다. 한국은 3승1무(승점 10)를 기록하며 B조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한국은 4-2-3-1 전술을 들고 나왔다. 오세훈이 최전방에서 공격을 이끌었다. 배준호(스토크시티) 이재성(마인츠) 이강인(파리생제르이 뒤에서 힘을 보탰다.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황인범(페예노르트)과 박용우(알아인)가 호흡을 맞췄다. 포백에는 이명재(울산)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조유민(샤르자) 설영우(즈베즈다)가 위치했다. 골문은 조현우(울산)가 지켰다.

1999년생 오세훈은 한때 한국 축구를 이끌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꼽혔다. 큰 키(1m93), 적극적인 움직임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는 연령별 대표팀 시절부터 공격 핵심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주전 공격수로 한국의 준우승에 힘을 보탰다.

프로 무대에도 연착륙했다. 아산무궁화(임대)-국군체육부대를 거치며 차근차근 경험을 쌓았다. 2021년엔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그는 김천 상무 제대 뒤 원소속팀인 울산으로 복귀해 재능을 뽐냈다. K리그 후반기 19경기에서 7골-1도움을 기록했다. 컵대회 등 공식전 기록까지 더하면 10골-4도움을 남겼다.

오세훈을 향한 러브콜이 이어졌다. 일본 J리그의 시미즈가 오세훈 영입에 나섰다. 당시 울산을 이끌던 홍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오세훈이 울산에 남아 간판 토종 스트라이커로 활약해 주길 바랐다. 하지만 오세훈은 홍 감독을 떠나 시미즈 유니폼을 입었다. 결별 과정에서 울산 구단, 홍 감독과 매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렇게 3년이 흘렀다. 자신만만하게 떠났던 오세훈은 일본에서 우여곡절을 겪었다. 시미즈에선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승격팀' 마치다 젤비아로 임대 이적하며 새 도전에 나섰다. 오세훈은 올 시즌 J리그 28경기에 나서 1910분을 뛰었다. 7골-2도움을 기록했다. '승격팀' 마치다는 오세훈의 활약 속 J리그1 3위를 달리고 있다.

홍 감독은 오세훈의 활약을 눈여겨봤다. 그리곤 팔레스타인-오만과의 9월 A매치에 오세훈을 불러들였다. 오세훈은 지난달 5일 열린 팔레스타인전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주민규(울산) 대신 그라운드를 밟았다. 오세훈은 최전방에서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공격 기회를 창출했다. 높이를 활용해 헤더슛을 시도하기도 했다. 득점하진 못했지만 그는 팬들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오세훈은 오만 원정에선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아 68분을 소화했다.

오세훈은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았다. 그는 이라크를 상대로 선발 출격했다. 그는 압도적 피지컬을 적극 활용했다. 최전방에서 상대의 수비를 온 몸으로 막아냈다. 이라크 선수들의 거친 수비에도 볼을 지켜냈다. 오세훈이 앞에서 버텨주자 2선 공격진들이 펄펄날았다. 배준호 이재성은 상대의 틈을 파고 들며 공격 기회를 만들었다.

오세훈도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경기가 1-1로 팽팽하던 전반 40분 선제골을 넣었다. 오세훈은 황인범-설영우-배준호를 거친 패스를 받아 왼발로 침착하게 골을 완성했다. A매치 데뷔 4경기 만의 데뷔골이었다. 오세훈은 동료들과 환호하며 포효했다.

오세훈은 이날 후반 14분 오현규(헹크)와 교체돼 벤치로 물러났다. 그는 제 몫을 톡톡히 해내며 활짝 웃었다.

용인=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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