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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코리아컵 디펜딩챔피언' 포항 스틸러스가 대회 2연패에 성큼 다가섰다. 포항은 28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준결승 2차전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2대1로 눌렀다. 1차전 적지에서 2대2 무승부를 거둔 포항은 합계 4대3으로 제주를 제압했다. 제주는 2년 연속 결승 문턱에서 포항을 만나 쓴잔을 들이켰다. 포항은 광주를 꺾고 올라온 울산과 결승 격돌한다. 리그에서 주춤했던 포항은 코리아컵에서 귀중한 승리를 수확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두 팀 모두 최근 흐름은 나빴다. K리그에서 포항은 4연패에 빠지며 선두권과 멀어졌다. 제주는 3연패를 당하면서 강등권에 추격을 허용했다. 주축 선수들이 줄부상을 당하는 동병상련도 겪었다. 포항은 스트라이커 이호재와 중앙수비수 이동희가 시즌 아웃됐다. 외국인 공격수 조르지가 축농증 증세를 보여 명단에서 제외됐다. 제주는 정운, 이주용, 송주훈 등 듬직한 수비자원이 대거 쓰러졌다. 반등을 위해서 코리아컵 결승 진출이 절실했다.

아무리 리그 순위싸움이 중요하다지만 4강까지 온 마당에 물러설 이유도 없었다. 김학범 제주 감독은 “수비가 전멸입니다 전멸“이라고 탄식하면서도 “예선이면 모르겠지만 여기까지 왔다. 어차피 단판 승부다. 어느 하나를 소홀히 할 수 없다“고 총력전을 예고했다. 박태하 포항 감독도 오히려 다음 리그 경기를 생각할 처지가 아니라고 했다. 포항은 당장 31일 울산 원정이 기다린다. 박태하 감독은 “리그 4연패지만 전반기에 승점을 잘 쌓아뒀기 때문에 그렇게 많이 떨어지지 않았다. 오늘 경기가 굉장히 우리가 탄력을 받는 상황을 만들 기회“라고 진단했다.

김학범 감독은 다소 신중하게 접근했다. 아무래도 포항이 안방에서 상당히 강했다는 점이 신경쓰였다. 김 감독은 “1차전 무승부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여기서 승부가 갈린다. 괜히 한 골 앞서면 지키려다가 당하는 수가 있다. 여기가 포항 홈이니까 우리는 차분하게 시작한다. 냉정하게 우리가 서두른다고 공격으로 승부를 볼 전력은 아니다“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박태하 감독도 예상하던 바다. 박 감독은 “밀집수비를 어떻게 뚫느냐가 관건이다. 크로스 상황에서 반대편 윙어가 잘 움직여줘야 한다. (제주 공격수)유리가 위협적인 존재다. 공중볼 경합할 때 주변 선수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승리의 여신이 포항을 향해 웃었다. 후반 막판 제주 골키퍼 김동준의 치명적인 실수가 결승골로 연결됐다. 전반은 장군멍군이었다. 전반 5분 만에 포항이 안재준의 득점으로 앞서가며 경기가 쉽게 풀리는 듯했다. 포항은 완벽한 패스게임으로 제주 수비진을 허물었다. 제주는 재빨리 전열을 가다듬었다. 수비 조직을 정비한 뒤 전반 23분 균형을 맞췄다. 포항 골키퍼 황인재가 골문을 비우고 공중볼을 처리하러 나왔다가 실패했다. 제주 헤이스가 헤더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후반 36분 희비가 엇갈렸다. 교체로 들어간 포항 이태석이 신속하고 정확한 침투패스로 역습을 전개했다. 안재준이 때린 슈팅이 빗맞았는데 운이 따랐다. 골키퍼 김동준이 공을 잡았다가 놓쳤다. 하필 포항 어정원이 바로 앞에 있었다. 어정원이 잽싸게 달려들어 골라인 안으로 차넣었다. 포항과 울산의 결승전은 11월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단판 승부로 펼쳐진다. 포항은 역대 최다인 통산 6회 우승에 도전한다.

포항=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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