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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해리 케인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잉글랜드는 케인이 없어도 강한 팀이다.

잉글랜드는 오는 11일(이하 한국시각) 독일 도르트문트의 도르트문트 슈타디온에서 네덜란드와 유로 2024 준결승을 치른다. 이 경기의 승자는 프랑스와 스페인의 승자와 결승에서 맞붙는다.

우여곡절 끝에 4강에 오른 잉글랜드는 2번만 더 승리하면 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 최강에 오를 수 있다. 메이저 대회 우승도 자국에서 열렸던 1966년 FIFA 월드컵 이후 처음으로 해낼 수 있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전술에 대한 비판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지만 잉글랜드는 내부적으로는 팀으로서 굉장히 단단해 보인다. 선수 중 어느 누구도 사우스게이트 감독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을 내세우지 않고 있다.

다가오는 네덜란드전에서 잉글랜드는 큰 고민이 있다. 케인이다. 슬슬 케인이 약해질 수 있는 무대가 다가왔다. 무관 DNA라는 운명을 아직도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케인은 지독한 무관 운명을 끊어낼 수 있는 기회가 없지 않았다.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기 전부터 케인은 '새가슴' 기질이 다분했다. 케인의 토트넘 커리어에서 메이저 트로피에 도전할 수 있는 4강과 결승전은 총 11번이나 있었다. 4강 8번, 결승전 3번이었다. 케인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었던 11번의 기회에서 겨우 2골 1도움이 전부다. 토트넘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역사상 가장 뛰어난 스트라이커로 평가받는 선수답지 않은 기록이다.

잉글랜드 유니폼을 입고서도 똑같다. 2018 FIFA 월드컵에서 득점왕에 올랐지만 정작 중요한 4강과 3,4위 결정전에선 무득점이었다. 지난 유로 2020에서도 4강에서 1골을 넣었지만 결승전에서 침묵하면서 또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바이에른으로 향해서도 유럽챔피언스리그(UCL) 4강에서 1골 넣었지만 페널티킥 득점이었다. 결국 케인은 무관 위기에 봉착했다.

슈퍼스타라면 때로는 팀이 어려울 때 직접 나서서 승리를 이끌어내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냉혹한 평가일 수 있으나 케인은 지금까지 그런 모습을 한 차례도 보여준 적이 없다. 토트넘과 잉글랜드가 약해서 케인이 무관이라고 하기엔 케인도 중요한 일전에서 침묵에 가까운 퍼포먼스를 보였다.

이번 대회에서도 케인보다는 교체로 짧은 시간만 출전하는 토니의 존재감이 더 잘 드러나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8일 '케인은 5경기에서 2골을 넣었지만 공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평소 경기력의 절반만 보여주고 있다. 스위스전에서는 0골, 0도움, 0드리블, 10 턴오버를 기록했다. 앨런 시어러는 케인이 공허함 속에서 달리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며 케인이 잉글랜드에 도움이 되지 않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선택은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몫이다. 케인의 몸상태가 정상이라면 네덜란드전 출전 가능성이 높다. 케인이 자신에게 찾아온 지독한 무관 운명을 끊어내려면 어려운 잉글랜드를 끌고 결승에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대로 또 무관이라면 케인도 비판을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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