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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에펠탑이 우뚝 선 '낭만의 도시' 파리와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는 스포츠 대제전 올림픽은 선수들이 연인에게 프로포즈를 하기엔 더할나위 없는 배경이 돼준다.

중국 배드민턴 스타 류위천은 지난 2일(한국시각), 2024년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고 코트에서 내려온 연인 항야충 앞에서 무릎을 꿇고 반지 프로포즈를 했다. 예상지 못한 깜짝 이벤트에 눈물을 글썽인 황야충은 “올림픽에서 우승하고, 청혼도 받았다.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 정말 놀랐다“며 미소지었다.

남녀가 바뀐 케이스도 있다. 프랑스의 육상스타 알리스 피놋은 7일, 올림픽 여자 3000m 장애물 결승전을 치른 뒤, 관중석에 있는 남자친구에게 뚜벅뚜벅 걸어가 무릎을 꿇었다. 미리 준비한 배지를 들고 청혼을 했고, 남자친구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둘은 수많은 관중과 카메라가 지켜보는 가운데 진한 포옹을 나눴다. 남자친구에게 건넨 핀 배지에는 '사랑은 파리에 있다'고 적혀 있었다. 피놋은 “9분 안에 레이스를 마치면 프로포즈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9는 내 행운의 숫자다. 우린 9년을 함께해왔다“고 말했다. 피놋은 8분58초67의 기록으로 4위를 차지하며 아쉽게 메달을 놓쳤지만, 사랑을 쟁취했다. 프로포즈는 기록을 세우는데 강력한 동기부여가 됐을 터다.

아르헨티나 남자 핸드볼 선수 파블로 시모네는 올림픽 공식 개막을 하루 앞두고 선수촌에서 아르헨티나 선수단 동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르헨티나 여자 필드하키팀 마리아 캄포이에게 로맨틱한 프로포즈를 선보였다. 둘은 2015년 사귀기 시작해 2016년 리우에서 나란히 올림픽 무대를 경험했다. 2023년 팬아메리칸 게임에서 불과 몇 분 차이로 파리올림픽 본선 티켓을 나란히 거머쥐었다. 파리에서 '라스트댄스'를 예고한 캄포이는 올림픽 못지않은 특별한 선물을 받았다.

올림픽은 늘 혈기왕성한 젊은 스포츠스타들의 사랑이 싹트고, 결실을 맺는 무대였다. 테니스 스타 로저 페더러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같은 스위스 국가대표팀 선수였던 미로슬라바 바브리넥과 첫 키스를 했고, 오랜 연예 끝에 2009년 결혼했다.

1956년 멜버른올림픽에선 체코슬로바키아의 원반던지기 스타 올가 피코토바와 미국의 투포환 스타 할 코널리가 사랑에 빠졌다. 둘은 이듬해 냉전을 뛰어넘어 결혼에 골인했다. 이밖에 미국 축구스타 메건 라피노와 미국 농구스타 수 버드는 2016년 리우올림픽 선수촌에서 만난 인연으로 부부가 됐다. 2016년 리우대회에서 남자 양궁 단체전 금메달에 일조한 이승윤은 귀국 현장에서 예비신부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주며 공개 프러포즈를 했다. 미리 결혼을 약속했지만, 대회에 집중하는 대표팀에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결혼 발표를 대회 이후로 미뤘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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