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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올해 보직이 따로 없네. 자꾸 왔다갔다만 하고…미안하지.“

시즌 시작은 불펜이었다. 6월초 팀 사정상 선발 한자리를 메꿨다. 베테랑의 관록을 보여줬지만, 다시 불펜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후반기 첫 경기는 다시 선발투수로 나섰다. 롯데 자이언츠 한현희 이야기다.

한현희는 9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 선발등판, 5이닝 4실점으로 역투했다.

1회말 최지훈의 선두타자 솔로포로 시작, 최정-박성한의 2루타 등으로 3점을 내줬다. 하지만 2회를 3자범퇴로 마치며 안정을 되찾았다. 2~5회 한유섬에게 내준 볼넷 하나를 제외하면 SSG에게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투구수도 5회까지 83구로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6회 첫 타자 최정에게 2루타를 허용했고, 곧바로 교체됐지만 1실점이 추가됐다. 최종 기록은 5이닝 5피안타(홈런 1) 1볼넷 4실점.

올시즌 앞서 3번의 선발등판에서 5이닝 2실점(1자책), 6이닝 3실점, 5⅓이닝 6실점을 각각 기록했었다. 적어도 올시즌 '선발투수' 한현희의 기량은 당초 거론되던 5선발로는 차고 넘친다.

문제는 팀 사정이 한현희를 마음편히 5선발 자리에 놔두지 않는다는 것.

10일 찰리 반즈가 돌아오지만, 김태형 감독은 반즈의 투구수에 대해 “일단 80~90구 2경기“라고 밝혔다.

현재 가장 큰 문제는 불펜이다. 한현희가 등판한 9일 경기에서도 롯데는 4-4 동점까지 갔지만, 필승조로 나선 김상수의 결정적 실책으로 무너졌다. 구승민-김상수-이민석 등으로 꾸려진 필승조가 아직 완벽하지 않다. 최준용 전미르 등 젊은 필승조가 돌아오기까지 시간도 필요하다.

당초 김태형 감독은 5선발 한자리는 박진이나 최이준 등으로 메우고, 한현희를 불펜에 보강하는 후반기 개편안을 준비했다.

하지만 나균안이 빠지면서 선발진도 헐거워졌다. 박세웅도 최근 모습이 좋지 않고, 나균안은 30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아 이탈한 상황. 김진욱이 선발 한자리를 메우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한현희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 선발 불펜 확실한 보직을 못주고 계속 왔다갔다 한다. 어린 선수도 아닌데…“라며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렇다고 박진이나 최이준을 지금 당장 필승조로 쓰긴 또 어렵다는 생각. 그래도 4~5선발쪽에서 필승조를 하나 뽑는다면 한현희를 믿는 게 사령탑의 속내다.

김태형 감독은 “이민석이 멀티이닝은 좀 어렵지만, 1이닝 정도는 승부할만하다. 아웃카운트와 별개로 타자와 승부를 해야되는 상황에서 일단 구속이 좋으니까“라며 “일단 필승조는 구승민 김상수“라고 전했다.

인천=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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