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토트넘이 손흥민과 계약에서 '무조건 이득'을 보려고 간을 보고 있다. 손흥민이 토트넘의 의도대로 순순히 따라주지 않고 팀을 떠나는 것도 방법이다. 손흥민은 과거 리버풀과 레알 마드리드 등 세계적인 빅클럽과 이적설을 뿌렸을 정도로 모셔가려는 팀이 많다고 알려졌다.

영국 언론 '풋볼인사이더'는 1일(한국시각) '소식통에 따르면 토트넘이 손흥민 계약 연장 옵션을 발동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손흥민과 토트넘의 공식 계약은 2025년 여름까지다. 엄밀히 따지면 이제 계약 마지막 시즌에 돌입하는 것이다. 새 시즌이 끝나면 손흥민은 자유계약으로 풀려난다.

토트넘이 손흥민과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이유는 '1년 연장 옵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발동하면 2026년 여름까지로 자동 연장된다. 토트넘은 최소 2년을 확보한다.

2023~2024시즌 초반만 해도 계약 갱신이 유력했다. 하지만 시즌이 흘러가면서 재계약 이야기는 쏙 들어갔다. 재계약 대신에 일단 1년 연장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모양새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옵션 실행이 최적의 선택이다. 결코 손해볼 일이 없다. 모든 상황에 대비 가능하다. 한 시즌을 지켜본 뒤 손흥민이 더 필요하면 그때 계약을 연장하면 된다. 손흥민이 필요없어진다면 매각하면 그만이다.

풋볼인사이더는 '손흥민은 내년 여름 계약이 만료되지만 옵션 실행으로 인해 토트넘은 2026년까지 손흥민을 묶을 수 있다. 이로 인해 장기적인 계획이 가능하다. 토트넘은 손흥민을 큰 금액에 팔거나 아니면 더 긴 계약을 맺도록 설득할 수 있다'고 조명했다.

손흥민은 결국 내년에도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프로 선수라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지만 10년째 토트넘에 충성한 손흥민 입장에서는 다소 야박한 대우로 느껴질 수 있다. 간판스타다 레전드급 선수에게는 계약 걱정 없이 장기 계약을 일찌감치 보장해서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예우해주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토트넘은 짠돌이로 유명한 다니엘 레비 회장이 운영하는 클럽 답게 그런 통큰 대우는 기대할 수 없다.

그렇다면 손흥민이 오히려 토트넘을 한 방 먹이는 방법도 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 충성심이 대단한 선수로 널리 알려졌다. 토트넘도 이를 알기 때문에 손흥민과 계약을 두고 이렇게 '갑'의 포지션을 고수하는 것이다.

손흥민이 돌변해 다른 클럽으로 이적을 원하고 나선다면 토트넘도 당황할 수밖에 없다. 내년 이후라면 몰라도 당장 이번 시즌만큼은 손흥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풋볼인사이더는 '토트넘은 손흥민의 공격력에 의존한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35경기에서 17골 10도움을 기록했다. 매우 귀중한 선수다.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가장 꾸준한 선수 중 한 명이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408경기에서 162골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에버턴 회장 출신 축구전문가 키스 위네스가 손흥민은 1억파운드(약 1750억원) 가치가 있다고 했을 정도로 손흥민은 여전히 인기 매물이다. 시장에 나오기만 한다면 빅클럽들의 러브콜이 쏟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다면 손흥민은 토트넘을 벗어나 커리어 처음으로 '무관' 탈출도 가능하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