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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흐름이 끊겼다. 강제로 원태인을 바꿔야 한다. 억울한 삼성은 과연 리드를 내일도 이어갈 수 있을까.

2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1차전이 끝을 보지 못했다.

6회초 0-0 균형을 깨는 삼성 김헌곤의 선제 솔로 홈런이 나왔고, 이후 강민호와 김영웅이 연속 볼넷으로 출루하며 삼성이 무사 1,2루 빅찬스를 잡았다.

그런데 날씨 변수가 발생했다. 경기 내내 내리던 비가 6회초 도중 굵은 장대비로 바뀌면서, 결국 김영웅 타석에서 우천 중단이 선언됐다. 이미 1시간 이상 지연 시작된 경기는 오후 9시24분 다시 중단됐다.

도저히 경기를 계속 진행하기 힘들었다. 결국 오후 10시9분 우천 서스펜디드가 선언되면서, 두팀은 22일 오후 4시 챔피언스필드에서 1차전 6회초 무사 1,2루 상황부터 이어서 경기를 펼친다.

1차전이 끝나고 1시간 정비 시간을 가진 후, 2차전이 연속해서 이어진다. 절반의 더블헤더나 다름 없기 때문에 투수 운용, 야수들의 컨디션 등 변수가 늘어났다. 한국시리즈 초반 흐름을 바꿀 엄청난 요소가 될 수도 있다.

특히나 삼성은 KIA보다 더 아쉽다. 흐름이 삼성쪽으로 기울고있는 상황이었다. 기다리던 김헌곤의 선제 솔로 홈런으로 꽉 막혀있던 타선의 혈이 뚫렸고, 상대 투수들을 흔들면서 볼넷 2개로 무사 1,2루 찬스를 만들었다. KIA의 두번째 투수 장현식의 제구가 좋지 않았기에 공격이 이어졌다면 6회초 추가점을 낼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날씨가 삼성의 흐름을 끊었다. 여기에 22일 1차전이 이어진다고 해도 원태인을 쓸 수 없는 상황이다. 원태인은 이날 5회까지 단 2개의 피안타만 허용하며 무실점으로 KIA 타선을 틀어막고 있었다. 특히 투구수가 66구에 불과했기 때문에 갑자기 무너지지 않는다면 최대 7이닝 이상도 노려볼 수 있었다.

런데 서스펜디드가 되면서 투수를 강제로 바꿔야 하는 상황이 됐다. 66구를 던진 원태인이 이틀 연속 투구를 하기엔 무리이기 때문이다.

경기 후 삼성 박진만 감독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완곡하게 표현했지만, 경기 강행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박진만 감독은 “요즘은 예전보다 훨씬 정보력(날씨)이 잘갖춰져있는데 시작할때부터 그런 부분이 걱정됐었다. 원태인이 오늘 정말 좋은 투구를 하고 있었다. 투구수도 그렇고. 그런 부분에서 좀 아쉽다“면서 “(내일)우선 원태인은 못쓰는 상황이다. 그래도 우리가 리드를 하고 있는 상태니까 불펜 필승조를 다 투입해서 1차전을 이길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도 “홈런으로 인해서 흐름을 가져오는 상황에서 끊겼기 때문에 많이 아쉽다. 내일은 더블헤더다. 포스트시즌이니까 체력적, 정신적으로 많이 힘든데 경기를 해야하니까. 솔직히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는 박진만 감독은 “저는 그냥 비오면 안하는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항상 그렇게 말씀드렸다. 안하는게 선수 보호 차원에서 가장 좋다. (경기를)안들어가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분명히 예보가 있었고, 비가 왔다갔다 했다. 선수들 몸 상태도 그렇고 컨디션 맞추는게 쉽지 않다. 시간도 그렇고 정상적인 컨디션이 안나올거라 생각했다“고 불편함을 내비쳤다.

그래도 1-0으로 리드하는 상황에서 다음날을 준비하는 것은 그나마 작은 위안이 된다. 박진만 감독은 “솔직히 제가 (더그아웃)안쪽에 있어서 날아가는걸 못보고 있었는데 옆에서 환호하더라. 확실히 KIA전에 강하구나 라는 것을 느꼈다. 워낙 제임스 네일 선수 구위가 좋았어가지고 쉽지 않겠구나 했는데 김헌곤이 홈런으로 리드하는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줬다“며 칭찬했다.

6회초 구자욱 대타 투입은 고려하지 않고 있었다. 박진만 감독은 “본인이 알아서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경험들이 있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2차전 선발 투수에 대해서는 “내일 (1차전에)우선적으로 누가 들어가냐에 따라서 다르다. 좌승현(이승현)과 황동재 중에 고민하고 있는데, 1차전에 안들어가는 선수가 2차전 선발로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광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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