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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허상욱 기자] 배트에 스친 파울타구를 허벅지에 맞은 강민호가 자신에게 고통을 안긴 한유섬을 원망하며 익살 넘치는 파워 니킥을 선사했다.

15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 SSG의 경기, SSG는 1대1이던 4회말 선두타자 한유섬의 안타에 이은 이지영의 사구로 만들어진 무사 1,2루 찬스에서 고명준이 역전 3점포를 날려 4대1로 앞서나갔고 이어진 2사 1,3루 찬스에서 최정의 내아안타로 대거 4득점에 성공해 5대1로 앞서 나갔다.

SSG가 5대1로 앞선 5회말 한유섬이 선두타자로 나서 타석에 들어섰다. 한유섬이 삼성의 두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이상민의 초구 슬라이더를 커트하는 순간, 그 타구가 뒤로 향했고 타구를 맞은 강민호가 무릎을 꿇고 고통을 호소했다.

타구는 보호대가 없는 강민호의 왼쪽 허벅지 윗 부분을 강타했다. 고통에 휩싸인 강민호는 무릎을 꿇은 채 잠시 숨을 고르며 고통이 사라지길 기다렸다.

강민호의 고통스러운 모습에 미안했던 한유섬은 그의 마스크를 손에 꼭 쥐고는 한참동안 그의 얼굴을 지켜봤다.

상이 염려되는 상황, 정연창 트레이닝 코치와 채상병 배터리 코치가 달려 나와 강민호의 상태를 점검했다.

다행히도 큰 부상은 아니었다. 야구장 안에서 극한직업인 포수는 보호 장비를 하고 그라운드에 나서지만 타자가 친 타구를 맞아 다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고통을 이겨낸 강민호가 평소에도 친한 후배인 한유섬을 원망하며 무릎을 살짝 들어 니킥을 선사했다. 진짜로 때린 것이 아닌 제스쳐였다.

강민호의 익살을 아는 한유섬은 마치 니킥에 맞은 듯 아픈 표정을 지어보이며 그의 유머를 받아 주는 센스를 발휘했다.

올시즌 한유섬은 부상이 염려되는 예민한 부위에 공을 맞고도 미안해하는 상대 투수의 사과를 웃으며 넘기는 대인배의 면보를 선보여 팬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한유섬은 이상민과 6구 승부 끝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이 모습을 뒤에서 끝까지 지켜본 한 남자가 있었다. 강민호와 친한 또 한 명의 포수 이지영이었다.

이심전심, 이지영은 타석에 들어서다 강민호가 당한 고통을 잘 안다는 듯 엉덩이를 툭 치며 격려했고 강민호도 이지영에게 장난 섞인 푸념을 털어 놓으며 경기를 이어갔다.

한편 이날 경기는 SSG가 14대9 승리를 거두고 2연승을 내달렸다. 7대9로 뒤진 7회말 2사 2루 대타로 나선 오태곤이 오승환에 동점 2점포를 터뜨렸고 12대9로 앞선 8회말 2사 2루 상황에서 또다시 오태곤이 2점포를 터뜨려 쐐기를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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