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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박경수는 은퇴하는 건가, 어찌되는 건가. 왜 이렇게 조용할까.

KT 위즈의 가을야구는 준플레이오프를 끝으로 종료됐다. 역대 최초 5위 타이브레이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통과,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 혈투 등 감동 속에 2024 시즌을 끝마쳤다.

KT의 시즌 종료와 함께 뜨거운 눈물을 흘린 사나이가 있었으니 박경수였다. 박경수는 지난달 28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마친 후, 팬들 앞에서 인사하며 눈물을 보였다. 팬들과 인사할 수 있는 기회가 마지막일 수 있다는 걸 본인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올시즌 사실상 플레잉 코치 역할을 했다. 하지만 박경수의 수비력을 최고로 치는 이강철 감독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박경수를 엔트리에 넣으려 했다. 베테랑 선수의 마지막 예우 차원이기도 했다. 하지만 박경수 본인이 후배들의 앞길을 막고싶지 않다며 정중히 고사했다. 그렇게 마음을 먹었으니, 눈물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박경수는 그럼에도 주장으로 포스트시즌 벤치에서 후배들을 독려했다.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가 아니라는 이유로 퇴장을 당하기도 했지만, 어찌됐든 마지막까지 후배들 서포트에 열을 올렸다.

그러니 누군가든 은퇴에 대한 얘기를 꺼내기도 어려웠다. 정규시즌 종료와 함께 은퇴를 발표했다면 좋았겠지만, 그 직전까지 엔트리 합류 여부 가능성이 있었고 포스트시즌에도 더그아웃에서 함께 할 선수였다. 은퇴 발표를 준비하기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KT는 역대 가장 치열한 5위 싸움을 벌이는지라, 더 여유가 없던 상황이었다.

포스트시즌 기간에도, 예상 외의 선전으로 선수단이 치열하게 싸우는데 패배를 의미하는 선수 은퇴를 운운하기 힘든 분위기였다. 또 5차전 종료 후 팀이 아쉽게 짐을 싸는 상황에서, 박경수가 자신의 은퇴로 인터뷰를 하는 것도 어려웠을 것이다. 또 구단과 그에 대한 협의를 할 시간도 없었다.

그런데 준플레이오프 종료가 한참 지났는데도 박경수에 대한 소식이 없다. 박경수 입에서도 뉘앙스는 풍겨졌지만 '은퇴'라는 단어는 직접적으로 언급된 적이 없었다. 뭐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사실 KT는 일찍부터 박경수 은퇴에 대한 발표를 준비하고 있었다. 다만 팀 창단 후 가장 큰 역할을 하고 떠나게 되는 최고 스타에 대한 확실한 예우를 위해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KT는 은퇴식, 향후 진로 등에 대해 박경수와의 직접적인 논의를 거친 후 모든 내용을 정리해 공식 발표를 할 예정이다. 그런데 시간이 걸린 건, 선수단이 지난 주말 단체 워크숍을 떠나버린 것. 당연히 박경수도 포함됐고, 이 워크숍은 16일까지 이어졌다. 선수단의 중요한 행사이기에, 구단과 박경수가 만날 시간이 없었다.

이미 유한준 은퇴식을 경험했던 KT는 더 성대하면 성대했지, 부족함 없는 은퇴식을 계획하고 있다. 개막전에 할 지, 아니면 박경수의 전 소속팀 LG 트윈스전이 될 지 이런 부분들을 일방적으로 결정하지 않고 선수와 논의하겠다는 자세다. 또 박경수의 향후 진로도 중요하다. 박경수는 이미 지도자 수업을 받고 있었다. 그가 코치가 되기를 원한다면 KT가 이를 거절할 가능성은 0%라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박경수가 해설위원 등 다른 쪽으로 진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그 얘기도 들어봐야 한다.

KT와 박경수는 곧 만난다. 선수 박경수와 KT의 동행이 이제 공식적으로 끝난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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