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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름이 끝나고 드디어 가을이 왔어. 그건 곧 NBA 개막이 다가왔다는 걸 의미하지.


10월 23일이면 2024-2025 NBA 정규시즌이 막을 열어. 보스턴과 덴버가 조금 더 빨리 트레이닝 캠프를 시작했고 10월 1일부터는 나머지 28개 팀도 훈련을 소집했어. 이젠 프리시즌 경기가 한창이야.


시즌 개막이 다가왔으니, 30개 팀을 미리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봐야겠지?


14번째 시간의 주인공은 새 시즌 우승을 노리고 있는 새크라멘토 킹스야.











23-24 새크라멘토 REVIEW
정규시즌 : 46승 36패, 서부 9위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
공격효율지수: 116.2(13위)
수비효율지수: 114.4(14위)
공수효율마진: +1.8(16위)


새크라멘토는 2021-2022시즌에 NBA 역사를 새로 썼어. 역대 가장 긴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 기록을 세웠거든.


2006년 이후 2022년까지 무려 16년. NBA 역사상 어떤 팀도 해내지 못한 나쁜 의미의 대기록이었지.


NBA 역대 최장 PO 연속 실패 기록
1. 새크라멘토: 16년 연속(2007~2022)
2. 클리퍼스: 15년 연속(1977~1991)
3. 미네소타: 13년 연속(2005~2017)
4. 골든스테이트: 12년 연속(1995~2006)
5. 댈러스: 10년 연속(1991~2000)
5. 피닉스: 10년 연속(2011~2020)


타이릭 에반스(2009년 4순위)부터 마빈 베글리(2018년 2순위)까지. 새크라멘토의 끊임없는 드래프트 실패 사례는 기회가 될 때 제대로 소개해보독 할게.


그리고 지난 2023년, 새크라멘토는 길고 길었던 악몽을 끝냈어. 48승 34패로 무려 서부 3위를 차지하면서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거든.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골든스테이트를 탈락 직전까지 몰아붙였지. 7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벌였었으니까.


이 시즌에 새크라멘토가 기록한 118.6의 공격효율지수는 이 시즌 리그 전체 1위를 넘어 역대 1위에 해당하는 압도적인 기록이었어.


물론 그 팀의 공격력을 오로지 공격효율지수로만 판단할 수는 없어. 이 시즌의 새크라멘토가 역대 최고의 공격 팀이냐고 묻는다면 다른 팀을 언급하며 반론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거야.


하지만 적어도 공격효율지수라는 카테고리에서 새크라멘토가 새 역사를 쓴 것만큼은 부정할 수 없어.


바로 다음 시즌에 보스턴, 인디애나, 클리퍼스에 의해 깨지긴 했지만 말이야.


그래소 2023-2024시즌 개막을 앞두고 새크라멘토에 대한 기대는 높을 수밖에 없었어. 디애런 팍스, 도만타스 사보니스, 케빈 허터, 말릭 몽크 같은 자원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으니 말이야.


하지만 결론만 놓고 보면 그렇지 못했어. 승수는 46승으로 그대로 유지했지만, 역대급이었던 서부의 순위 레이스에서 밀려 플레이오프 티켓도 결국 못 따냈거든.











지난 시즌의 새크라멘토를 간단하게 요약하면, '1년 전보다 수비는 강해졌고, 공격은 약해졌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


리그 24위였던 수비효율지수는 14위로 순위가 껑충 뛰어오른 반면, 리그 1위였던 공격효율지수는 13위로 추락했으니까.


실제로 지난 시즌 새크라멘토를 보면 마이크 브라운 감독의 주도 아래 변칙적인 수비 색깔을 입으려는 게 많이 보였어.


기본적인 2대2 수비부터 아이솔레이션 수비까지 지역방어 형태의 수비 대형부터 독특한 수비 로테이션을 활용하려는 게 경기에서 확 드러났지.


아마 직전 시즌에 수비가 워낙 안 좋았던 탓에 개선을 위해 노력했던 것 같아. 공격이야 워낙 좋으니, 수비만 재밌게 만들면 진짜 대권을 노려볼 만하고 판단했던 거겠지.


하지만 이런 시도는 슬프게도 새크라멘토를 공격도, 수비도 평범한 팀으로 바꿔놓았어. 수비에 에너지를 많이 쓰려고 하다 보니, 공격 퍼포먼스가 내려간 거지.


특히 가장 뼈아팠던 것은 쌍포라고 할 수 있었던 케빈 허터와 키건 머레이의 슈팅 감각 하락이었어.


2022-2023시즌의 허터는 경기당 2.7개의 3점슛을 무려 40.2%의 성공률로 넣은 리그 최고급 슈터였거든?


하지만 2023-2024시즌에는 성공 1.9개, 성공률 36.1%로 수치가 하락했지. 특히 시즌 첫 36경기에서는 3점슛 성공률이 33.0%에 그칠 정도로 심각한 슬럼프를 겪었어.


2022-2023시즌에 신인왕 투표 5위에 올랐던 키건 머레이도 부진을 피하지 못했어.


일단 루키 시즌엔 3점슛 성공 2.6개, 3점슛 성공률 41.1%를 기록하는 미친 슛감을 보여줬었거든.


그런데 소포모어 시즌인 지난 시즌에는 3점슛 성공은 2.4개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성공률이 35.8%까지 추락했어.


전체 야투 시도 중 3점슛 시도의 비중이 64.1%에서 52.4%까지 줄어들었는데도 성공률은 더 추락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지.


도만타스 사보니스는 연일 더블-더블 기록을 쓰고, 팀 수비도 안정을 찾았지만, 새크라멘토는 서부의 역대급 순위 레이스에서 결국 밀리고 말았어. 플레이오프의 꿈도 당연히 접어야 했고.











2024 여름요약: 캘리포니아의 왕이 합류하다
- 마이크 브라운 감독 3년 연장 계약
- 드래프트: 데빈 카터(13순위)
- 트레이드: 제이든 맥다니엘스 영입
- FA: 더마 드로잔(3년 7,389만 달러) 사인 앤드 트레이드 영입, 말릭 몽크(4년 7,798만 달러) 재계약, 알렉스 렌(1년 330만 달러) 재계약, 조던 맥러플린, 올랜도 로빈슨 영입
- 주요 이탈: 해리슨 반즈, 크리스 두아르테, 다비온 미첼, 사샤 베젠코프, 케슬러 에드워즈


지난해 여름과 달리 올여름엔 새크라멘토에도 큰 변화가 있었어. '캘리포니아의 왕' 더마 드로잔이 합류했거든.


캘리포니아 컴튼에서 태어나고 자란 드로잔은 대학도 USC에서 다닌 캘리포니아 토박이 그 자체야.


폴 조지, 카와이 레너드, 러셀 웨스트브룩, 케빈 러브 등과 함께 그 세대를 대표하는 캘리포니아 출신 선수이기도 하지.


하지만 2009년 NBA 입성 후엔 캘리포니아와는 인연이 없었어. 레이커스, 클리퍼스는 물론 골든스테이트, 새크라멘토 같은 팀에서 뛴 적도 없었지.


오히려 드로잔은 아예 캐나다 팀인 토론토나 미국 중부에 위치한 샌안토니오, 시카고에서 뛰었어. 데뷔 후 10년이 넘도록 말이야.


2009년 NBA 드래프트 진출 선언 후 무려 15년. 드로잔이 길고 긴 외출을 끝내고 마침내 고향 캘리포니아로 돌아왔어. 금의환향한 드로잔을 반겨준 팀은 새크라멘토야.


과감한 트레이드를 단행했어.


베테랑 해리슨 반즈와 수비가 좋은 젊은 윙 자원인 크리스 두아르테, 그리고 1라운드 픽 1장과 2라운드 픽 2장에 현금까지 트레이드에 사용했거든.


드로잔 영입으로 새크라멘토는 순식간에 서부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팀이 됐어. 팍스-드로잔-사보니스 모두 엄청난 공격력을 가진 선수들이거든.


다만 우려의 시선도 존재해. 일단 공격에서 교통 정리가 되겠냐는 거야.











로잔은 NBA를 대표하는 미드레인지 게임의 황제야. 미드레인지 게임이 비효율적이라며 외면받을 때도, 그리고 근 2-3년 동안 다시 주목받기 시작할 때도 드로잔은 언제나 미드레인지 게임을 자신의 주무기로 사용해왔어.


마이클 조던, 코비 브라이언트 같은 올드스쿨 슈팅가드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사실상 유일한 현역 선수였지. 미드레인지 게임의 생산성과 효율, 기술적 완성도가 경이로운 수준이었으니까.


더마 드로잔의 미드레인지 정복기
16-17시즌: 미드레인지 야투 성공 1위(4.2개)
17-18시즌: 미드레인지 야투 성공 3위(2.7개)
18-19시즌: 미드레인지 야투 성공 3위(2.9개)
19-20시즌: 미드레인지 야투 성공 2위(2.5개)
20-21시즌: 미드레인지 야투 성공 5위(2.6개)
21-22시즌: 미드레인지 야투 성공 1위(4.6개)
22-23시즌: 미드레인지 야투 성공 1위(4.3개)
23-24시즌: 미드레인지 야투 성공 3위(3.0개)


다만 드로잔의 미드레인지 게임은 필연적으로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해. 한쪽 사이드를 비우고 포스트업 세팅에서 미드레인지 게임을 시도하는 경우도 많은 편이거든.


게다가 드로잔은 3점이 약하고 오프 더 볼 무브가 많지 않은 편이라, 다른 헤비 핸들러와 공존 이슈가 있을 수밖에 없는 선수이기도 해.


당장 다가오는 시즌에는 디애런 팍스와 어떻게 공존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변수가 될 거야.


도만타스 사보니스의 경우 드로잔과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높아 보여.


사보니스는 2대2에서 득점을 받아먹는 수동적인 스타일이 아니거든.


오히려 탑과 엘보우에서 자신이 볼을 만지면서 핸드오프 게임을 가져가고, 기습적인 림 어택으로 페인트존 득점을 만들어내거나 핸드오프를 받는 가드를 엄청 잘 살려주는 선수야.


사보니스가 드로잔과 핸드오프로 2대2를 수시로 시도하면서 공격을 풀어간다고 생각해봐. 사보니스도, 드로잔도 막기가 쉽지 않을 거야.


사보니스는 상대 수비의 허점이 보이면 핸드오프 하는 척 하면서 언제든 기습적인 득점을 만들어내는 선수니까. 이런 사보니스의 도움 속에 드로잔도 미드레인지 게임을 이전과는 조금 다른 형태로 가져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또 하나 눈여겨봐야 할 건 앞서 언급한 2명의 슈터 케빈 허터와 키건 머레이의 반등이야.


드로잔이 3점이 약한 건 모두가 알고 있잖아. 거기에 사보니스까지 있으니 아마 상대는 페인트존과 미드레인지로 공간을 좁혀가며 새크라멘토를 수비할 가능성이 높아. 심지어 팍스도 미드레인지 게임이 무서운 선수니까.


결국 이렇게 좁혀질 상대 수비 그물망을 누군가는 밖에서 끊임없이 찢어놔야 해. 그 역할을 해줘야 할 선수들이 허터와 머레이지.


허터와 머레이는 오프 더 볼 무브가 좋고 코너와 윙을 가리지 않고 스팟업 3점을 터트릴 수 있는 선수들이라, 새 시즌에도 새크라멘토의 중요한 양궁부대 구성원이 될 거야. 둘이 30% 후반대의 3점슛 성공률만 기록해도, 새크라멘토는 2022-2023시즌에 보여줬던 역대급 화력을 보여줄 가능성이 있지.











새크라멘토와 오랜 연장계약 줄다리기 끝에 3년 계약에 합의한 마이크 브라운 감독의 판단도 궁금해.


일단 지난 2년 동안 월드컵과 새크라멘토에서 많은 도움을 줬던 조르디 페르난데스 코치가 브루클린의 감독으로 부임했거든.


그래서 NBA에서만 감독, 코치 경력이 20년이 넘는 제이 트리아노 코치가 수석 코치로 승진해서 그 자리를 대신 메우게 됐는데, 트리아노가 브라운 감독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아.


마침 트리아노 코치는 토론토에서 감독(2008-2011)으로 드로잔을 지도한 경험이 있는 인물이야.


실제로 FA 시장이 한창일 당시에 드로잔의 새크라멘토행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 디애런 팍스와 제이 트리아노 코치라고 하더라고. 두 사람의 적극적인 리쿠르팅에 드로잔의 마음이 새크라멘토로 확 기울었다는 후문이야. 기대를 가져도 좋을 것 같지?


지난 시즌에 수비적인 변화를 많이 가져가다가 쓴맛을 본 만큼, 마이크 브라운 감독 입장에서도 새 시즌에 대한 고민은 많을 것 같아


사실 결국 우승에 도전하려면 수비는 평균 이상이 되어야 하는 게 맞긴 하지. 하지만 새크라멘토처럼 역효과가 더 큰 케이스라면 수비에 초점을 맞추는 비중을 조절하는 것도 괜찮아 보여.


여기에 팍스-드로잔-사보니스 트리오의 교통 정리와 조화는 물론이고 오클라호마시티, 미네소타 같은 서부 우승후보들을 상대로 우위를 가져갈 방법을 잘 생각해봐야겠지.


일단 확실한 건 새크라멘토가 새 시즌에 리그를 엄청 흥미롭게 만들 팀이라는 거야.











24-25 주요 로스터
가드: 디애런 팍스, 말릭 몽크, 케빈 허터, 키온 엘리스, 데빈 카터, 조던 맥러플린
포워드: 더마 드로잔, 키건 머레이, 제일런 맥다니엘스
빅: 도만타스 사보니스, 트레이 라일스, 알렉스 렌, 올랜도 로빈슨


새크라멘토의 KEY 넘버
- 0.914
: 지난 시즌 새크라멘토는 픽앤롤 핸들러의 PPP(포제션당 득점 생산)이 0.914점에 그쳤어. 정확히 리그 1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지.


1년 전이었던 2022-2023시즌과 비교하면 말도 안 되게 추락한 수치였어. 당시에는 0.970점으로 리그 4위를 차지했었으니까. 그땐 픽앤롤 핸들러 공격의 야투율이 47.9%에 달했을 정도로 높기도 했었고


새 시즌엔 이 부분이 달라져야 할 거야. 더마 드로잔의 합류가 기대되는 부분이 바로 여기에 있지.


드로잔의 지난 시즌 픽앤롤 핸들러 공격 PPP가 얼마였는지 알아? 1.059점. 리그 모든 선수 중 상위 8%에 해당하는 압도적인 수치였어.


지난 시즌 드로잔은 전체 공격의 무려 37.0%를 픽앤롤 핸들러 공격으로 마무리할 정도로 2대2 비중이 높았던 선수이기도 해. 픽앤롤에서 스크리너의 득점을 돕는 능력은 떨어지지만, 자신이 직접 득점을 폭격하는 능력만큼은 압도적인 거지.


그래서 새크라멘토의 드로잔 영입은 데이터적으로도 굉장히 합리적인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어. 드로잔이 실제로 이 부분에서 어떤 도움을 줄지 한번 지켜보자고.


- 22.9
: 지난 시즌 새크라멘토는 자유투 카테고리에서 큰 손해를 봤던 팀이야. 자유투 시도 빈도(Free Throw Rate)가 22.9%로 리그 22위에 머물렀어. 반면 상대 자유투 시도 빈도는 26.6%로 리그에서 6번째로 높았고.


자유투 시도 빈도와 그 팀의 공격력은 정비례하진 않아. 다만 새크라멘토처럼 공격적이고 점퍼 시도가 많은 팀에게 자유투 시도는 공격의 효율성을 높이는 아주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지.


여기서 재밌는 거 알려줄까? 지난 시즌 리그 최고의 자유투 도둑이 이번 시즌부터는 새크라멘토에서 뛸 예정이야. 다름 아닌 드로잔.


지난 시즌 드로잔은 경기당 7.7개의 자유투를 던졌어. 리그에서 5번째로 많은 기록이었지.


사실 드로잔은 데뷔 이래 꾸준히 자유투 유도에서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선수이기도 해.


미드레인지 게임을 통해 슈팅 파울을 얻어내는 능력이 기가 막히지. 피벗 동작에 이은 충돌을 통해 파울을 얻기도 하고, 절묘한 펌프페이크로 수비수의 리듬을 빼앗아서 슈팅 파울을 유도하는 선수야.


그래서 드로잔의 합류는 자유투 시도 부문에서도 새크라멘토를 완전히 다른 팀으로 바꿔놓을 가능성이 높아. 드로잔이 자기 색깔만 잘 유지한다면 말이야.


어때? 드로잔 합류, 이제 진짜 기대되지 않아?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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