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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만(요르단)=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꽃미남 풀백' 설영우(츠르베나즈베즈다)는 90분 내내 지속된 요르단의 요상한 스타일의 응원에 결단코 주눅이 들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10일(한국시각) 요르단 암만 암만국제경기장에서 열린 요르단과 대한민국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3차전에는 약 1만4000여명에 달하는 요르단의 홈팬이 모여들어 광란의 응원을 펼쳤다.

경기 전 일사분란한 합창은 장내 아나운서의 한국 선수 소개 음성이 들리지 않을 정도로 데시벨이 컸다. 전반 38분 이재성의 선제골과 후반 23분 오현규의 추가골 상황을 제외하면, 경기 내내 귀에 꽂히는 응원전이 이어졌다.

한국이 선제골을 넣기 전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과 요르단식 '열정 응원'이 무관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한국의 2대0 승리로 끝난 경기를 마치고 설영우에게 물었더니 단호한 어조로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유가 있었다. 올해부터 서포터 악명이 높은 세르비아 리그에서 활약하는 설영우는 “유튜브에서 많이 보셨겠지만, 세르비아 리그에선 폭탄이 날아다닌다. 전쟁 속에서 경기를 치르는 셈“이라고 말했다.

설영우가 말하는 폭탄은 관중석에서 경기장 잔디를 향해 날아드는 폭죽을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여름까지 세르비아에서 활동한 황인범은 경기 중 상대팬이 쏜 폭죽에 얼굴 부위를 맞은 적이 있다.

그럼 전반에 원하는 경기력이 나오지 않은 이유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설영우의 분석을 들어보자. 아시안컵 때도 요르단을 상대해봤지만, 공격력과 조직력이 정말 좋은 팀이었다. 예상대로 오늘도 처음부터 강하게 나왔다“며 “처음부터 저희 경기력이 안 좋았다기보단 흐름이 상대한테 먼저 넘어간 상황이었다“고 돌아봤다.

설영우는 “모든 선수들이 힘을 합쳐 (실점없이)잘 지켰다. 여기에 먼저 골이 들어가면서 우리 페이스로 흐름을 가져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설영우는 이재성의 이마를 향한 정확한 크로스로 '흐름의 변화'를 주도했다. 그는 “홍명보 감독님께서 경기 전 무조건 위로 올라가 크로스를 많이 시도하라고 말씀을 하셨다. 다들 알다시피 내가 크로스가 좋은 선수가 아니고, 크로스를 선호하는 유형도 아니다. 하지만 그런 약속을 했기 때문에 상황만 된다면 계속 크로스를 올리려고 했다. 동료들이 박스 안에서 잘 준비를 해줘서 골로 연결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승리로 지난 카타르아시안컵 준결승전 패배를 설욕한 한국은 월드컵 3차예선 B조 3경기에서 2승1무 승점 7점을 기록하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설영우는 “요르단은 우리에게 너무 큰 아픔을 준 팀이다. 그때 경기를 뛴 선수나, 뛰지 않은 선수 할 것 없이 복수를 하겠다는 생각이 다 있어서 서로서로 준비를 잘했던 것 같다“고 승리 비결을 마음가짐에서 찾았다.

대표팀은 곧장 한국행 전세기에 올라탔다. 귀국 후 오는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4차전 준비에 돌입한다. 설영우는 “이걸로 끝나는 게 아니다. 한국에 돌아가서 팬들의 응원에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암만(요르단)=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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