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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안양/김혜진 기자]정효근이 경기 종료 1.6초를 남기고 파울 자유투 2구를 성공시키며 역전승 히어로가 됐다.

안양 정관장은 7일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1라운드 수원KT와의 맞대결에서 74-73으로 이겼다. 3일 KCC를 상대로 31점차 대패를 당했지만 배병준(19점)-마이클 영(13점)-박지훈(13점)이 득점에서 제 몫을 했고, 손에 땀을 쥐는 접전 끝에 정효근의 손끝이 팀을 구했다. 정효근은 34분 14초 동안 63퍼센트의 야투율로 10점 9리바운드(공격 4)를 올렸다.

이 날 수훈 선수로 선정된 주장 정효근은 경기 종료 후 “분위기가 안 좋았다. 그래도 오늘 이기면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어서 다같이 집중하자고 했고, 마지막까지 끈끈하게 잘 해줬다. 모든 선수에게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정관장은 전반 내내 KT를 꾸준히 앞서며 한 때 18점 차까지 경기를 리드했다. 그러나 3쿼터 중반부터 KT 해먼즈와 허훈이 살아나면서 순식간에 턱 끝까지 추격 당한 채 59-57로 3쿼터를 마쳤다.

정효근은 “점수를 더 벌릴 수 있을 때 3점 찬스가 나한테 왔는데, 안 들어갔다. 슈팅 연습을 많이 하고 있는데 요즘 야투율이 안좋고 결과 안 나온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의 이번 시즌 평균 야투율은 30퍼센트다. 냉정하게 좋지 못한 수치다.

그러나 정효근은 이후 접전이 지속된 4쿼터 막판, 승부처를 책임졌다. 경기 종료 4초를 남겨두고 KT에 1점차(72-73)로 밀리고 있던 상황, 과감하게 공격을 시도해 KT 박준영의 5번째 파울을 끌어냈다. 동시에 자유투도 주어졌다. 

정효근은 ”무조건 내가 책임지겠다는 생각까지는 없었다. 그런데 상대 수비 두 명이 다 (케디)라렌에게 몰린 것을 확인했다. 런닝 스텝을 밟았고 예상대로 파울 콜이 나왔다”고 돌아봤다. 이어 “런닝 스텝을 이미 밟은 상황에서 부딛혔기 때문에 무조건 파울이라고 확신하고 슛을 던졌다. (박)지훈이가 신나서 달려왔는데, 진정시키고 속으로 가라앉혔다. 엄청 신중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렇게 얻어낸 자유투 2구를 모두 넣은 정효근은 결국 팀을 구했다.

 

김상식 감독은 “정효근이 원래 자유투가 좋지 않은데 두 개 다 들어갔다. 굉장히 오랜만이었다”라고 웃었다. 그의 시즌 평균 자유투 성공률은 60퍼센트이기 때문.

이에 대해 정효근은 “프로는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 자유투, 미드레인지, 3점슛을 연습하는데 자유투때 계속 쏘던 루틴을 생각했다. 운 좋게도 경기가 쭉 지연되면서 내 리듬을 계속 생각했더니 연습의 결과가 나왔다”고 집중력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비결을 밝혔다.

정관장은 득점 우위 시간이 37분 14초에 달했지만 4쿼터에 역전과 재역전을 반복하며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정효근은 “간격이 좁혀질 때 선수들에게 괜찮다고 해줬다. 이지슛과 속공이 먹히는 장면이 자주 나왔는데, 리바운드와 수비부터 다시 하자고 했다”고 선수들을 다독였다고 말했다. 

이어 “내 의견을 모두 다 이행해줬다. 상대가 쫓아온다고 해서 초조하거나 밀리는 눈빛이 아니었다”고 팀원들에 대한 무한 신뢰를 표했다. 실제로 정관장은 경기력이 가장 저조했던 3쿼터, 리바운드에서 6-13으로 밀렸지만 4쿼터에는 상대보다 두 개 더 많은 11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내며 다시 전의를 다졌다.

이 날 승리로 3승 5패를 기록 중인 정관장. 이 정도면 앞으로도 해 볼 만한 전적이냐는 물음에 정효근은 “다음 경기가 삼성인데, 최선을 다하면 4승 5패로 1라운드 마무리가 가능하다. 너무 망연자실하거나 포기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또한 “내가 살아나야 팀이 강해진다. 매 경기 자랑스러울 수 있도록 마인드 셋을 하고 나온다”며 주장으로서의 책임감도 드러냈다.

정관장은 9일 서울 삼성을 홈으로 불러들인다. 삼성 역시 7일 창원 LG를 꺾으며 승수 쌓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상승세가 누구보다 간절한 두 팀의 대결에서 정효근의 바람대로 정관장이 먼저 웃을 수 있을까.

#사진=박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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