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9-14 10:12:00]
“2024년 태그럭비 청소년스포츠한마당(청스한) 개회를 선언합니다!“
지난 24일 서울 용산 어린이정원, 최윤 대한럭비협회장의 우렁찬 개회 선언으로 첫 럭비 '청스한'이 막을 올렸다. 대한체육회가 주최하는 '청스한'은 학생선수와 일반학생이 '원팀'으로 출전해 우정과 추억을 쌓는 대회다. 6년차를 맞은 올해 럭비가 '청스한' 신규종목으로 선정됐고, 이날 역사적인 첫 대회가 열렸다. ▶U15혼성부(4팀) ▶U15남성부(4팀) ▶U18남성부(5팀) ▶U18여성부(2팀) 총 15팀, 131명의 학생선수, 일반학생이 참여한 가운데 '학교체육에 진심'인 최 회장을 비롯, '태그럭비 창시자' 피터 드루엣 월드럭비 경기력 향상 자문위원 등 국내외 럭비인들이함께 했다.
▶'태그 럭비' 창시자 “여기서 한국 국가대표 나오길“
드루엣 위원은 1990년대 초 영국에서 체육교사인 닉 레오나르드와 함께 태그럭비를 만든 '창시자'다. 수비시 태클 대신 상대방의 태그(꼬리표)를 떼고, 태그를 4번 떼면 공격권이 넘어간다. '태그 떼기'를 피해 공을 들고 달려 트라이를 하는 공격 룰은 럭비와 같다. 드루엣 위원은 “태그럭비는 럭비입문을 위해 아주 좋은 게임이다. 6~7세 어린이부터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접촉 없이 럭비 규칙과 개념을 배우고 놀이처럼 즐기면서 패스, 러닝, 수비 등 많은 기술을 배운 후 자연스럽게 몸을 부딪치는 럭비를 시작할 수 있다. 물론 태그럭비만 평생 즐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학생들이 태그럭비를 즐기는 모습을 보니 행복하다. 학생선수가 어린 친구들을 돕고, 어린 친구들은 선수에게 배우면서 하나의 럭비 공동체가 되는 모습이 보기좋다. 2027년 호주럭비월드컵 예선전이 곧 시작되는데 바로 여기가 럭비가 시작되는 곳이다. 오늘 여기 있는 이 아이들 중 국가대표가 나오길 소망한다“며 미소지었다.
▶여자부 결승, 이하늘의 '3연속 트라이' 대역전극
최고 명승부는 '대전 럭비소녀'들끼리 붙은 여자부 '한솥밥' 결승전이었다. '헐크스'와 '대전꿈돌이'의 맞대결. '대전꿈돌이'가 전반 2-0으로 앞서갔지만 하프타임 후 반전이시작됐다. 이하늘(대전여고)이 3연속 트라이에 성공했다. 3대2, 기적같은 역전우승 후 이하늘은 “질 줄 알았는데 다같이 열심히 해서 역전할 수 있었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지우(가양중)는 “태그를 한번 뜯기는 게 끝이 아니라 여러 번 의 기회로 뒤집을 수 있다는 것,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게 태그럭비의 가장 큰 매력“이라며 웃었다. “하프타임 때 코치님이 기죽지 말고, 잘하는 걸 하라고 하셨는데 그 조언이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하늘은 럭비가 좋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다같이 하는 것“이라고 즉답했다.“연습도 재미있고 이기면 다같이 신난다“고 했다. 우승 후 김영남 가양중 코치를 향해 '럭비소녀'들이 한목소리로 “고기 사주세요!“를 외쳤다. 김영남 가양중 럭비코치는 “애들이 럭비를 정말 좋아하고 정말 열심히 한다“면서 남다른 보람을 전했다. “여자대표팀이 없다는 게 너무 아쉽다. 다시 한번 여자대표팀을 만들 수 있도록 우리 지도자들이 더 열심히 할 것이다. 럭비 부흥의 방법을 찾기 위해 현장에서 더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양정고 학생선수X제주 럭비소녀 '모두의 트라이'
'럭비 명가' 양정고 1학년 선수들도 첫 청스한에 동참했다. 강도현군은 “럭비가 생소한 운동일 수도 있는데 이렇게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어 좋다. 이런 기회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엄시율군은 “얼핏 과격한 운동으로 보이지만 럭비는 부드럽고 서로를 감싸주는 분위기가 있다. 함께 할 때 행복한 종목“이라며 '럭비'부심을 전했다. 양정고 선수들의 꿈은 이구동성 “럭비 국가대표“. 신희찬군은 “국가대표 가 되어 올림픽에 꼭 나가고 싶다. 많은 사람들에게 럭비를 알리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제주에서 온 럭비소녀 유주하양(한마음초4)은 단연 눈에 띄었다. 혼성팀의 홍일점 선수로 작지만 빠르고 다부진 플레이, 악바리같은 수비로 상대를 괴롭혔다. 요리조리 수비라인을 뚫어내며 트라이를 찍어내는 순간 “나이스!“ 함성이 쏟아졌다. 유양은 “와, 내가 해냈구나 하는 기분이 들었다“며 미소 지었다. 최윤 회장이 “개막식 때 선서한 친구“라며 엄지를 치켜세우자 “너무 기분 좋아요“라며 활짝 웃었다. “평소 체육을 좋아하는데 럭비 종목을 발견했다. 너무 재밌고 안전하게 모든 친구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며 럭비의 매력을 소개했다.
'학교체육에 진심'인 최윤 회장은 “럭비가 엘리트만의 스포츠, 누군가의 럭비가 아니라 누구나의 럭비가 되기 위해선 오늘처럼 일반학생이 즐기고 느끼는 체험이 정말 중요하다. '어렵다, 위험하다'는 선입견을 깨고 안전하게 재미있고 한번 하면 또 하고싶은 럭비의 매력을 더 많은 학생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최 회장은 비가 오가는 궂은 날씨에도 3시간 넘게 럭비를 사랑하는 아이들과 현장을 지키며 학교체육에 대한 애정과 의지를 몸소 실천했다. 그는 “럭비에는 룰 안에서 치열하게 싸우되 경기가 끝나면 다 친구가 된다는 '노사이드 정신'이 있다. , 우리 국민들에게도 어릴 때부터 이 노사이드 정신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장세웅 대한체육회 청소년체육부 주무는 “청스한은 학생선수, 일반학생의 경계를 허물고 유연하게 연결고리를 만드는 사업“이라면서 “럭비 청스한은 올해가 처음인데 '태그럭비'라는 접근성 좋은 종목을 통해 일반학생들의 장벽을 낮추고, 학생선수들은 친구들에게 럭비를 가르쳐주면서 종목에 대한 지도소양과 이해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평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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