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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웰컴투 잠실, 이게 잠실이다!

홈런 3개 10득점, 홈런 5개 10득점, 홈런 0개 0점.

삼성 라이온즈가 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치르며 낸 결과물이다.

어떻게 하루 아침에 이렇게 잘나가던 팀이, 확 가라앉았을까. 주포 구자욱이 빠지기는 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을 것이다. 총 8개의 홈런 중 구자욱의 지분은 1개 뿐이었다.

잠실구장 변수가 삼성을 집어삼켰다. 삼성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0대1로 석패했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패배 후 “야구라는 종목은 점수가 나야 이기는 것“이라며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1차전 홈런 3개, 2차전 홈런 5개를 친 삼성 방망이. 싸늘하게 식었다. LG 투수들이 잘 던진 것도 있고,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결국은 잠실구장의 영향이 컸다.

국내 최대 규모. 관중석을 떠나 그라운드 넓이가 엄청나다. 중앙 펜스까지 125m에 좌-우 100m로 웬만한 타구는 넘어가지 않는다.

초반 너무 아까웠던 디아즈의 파울 홈런 2개. 그 중 4회 두 번째 타구는 대구였으면 폴대를 때렸을 수 있었다. 폴대가 잠실보다 홈플레이트로부터 더 가까운 위치에 있으니, 휘어져 나가기 전에 폴대를 스쳤을 가능성이 충분했다.

6회 윤정빈의 타구. 치는 순간 윤정빈도 움찔했다. 하지만 잠실임을 잊고 있었다. 타구가 펜스 바로 앞에서 잡혀버렸다. LG 선발 임찬규의 힘이 빠진 5회 이재현의 타구, 6회 김헌곤의 타구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였다면 펜스 앞까지 갔을 것이다. 하지만 잠실에서는 쉬운 플라이 타구였다.

LG도 똑같이 홈런을 못 쳤지만 5회 무사 1루 찬스에서 번트에 이은 안타, 희생플라이로 귀중한 결승점을 뽑았다. 타순이 9-1번으로 연결되는 것도 있었지만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LG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잠실에서 어떻게 플레이를 해야할 지 안다.

LG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구장 차이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분명히 있다. 잠실이 우리에게는 유리하다. 대구였으면, 윤정빈 타구는 넘어가는 것 아니었겠나“라며 씨익 웃었다.

잠실=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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