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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금빛 스매싱을 위한 마지막 과제는 '부담감 털어내기'다.

'셔틀콕 여왕' 안세영(22·삼성생명)은 역대 최고 성적을 노리는 한국 배드민턴의 에이스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방수현 이후 27년만에 등장한 세계 톱랭커다. 안세영은 지난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차원이 다른 경기력으로 여자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을 거머쥐었다. 애초에 대한체육회가 보수적으로 잡은 목표, 금메달 5개에 안세영도 포함돼 있다. 그만큼 그는 가장 확실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고 있다.

무조건 금메달을 따야하는 부담감 때문일까. 안세영은 심리적으로 불안해 보였다. 첫 경기부터 그랬다. 그는 지난달 28일(이하 한국시각) 치른 코비야나 날반토바(불가리아)와의 조별 예선 1차전(2대0 승) 경기 후 인터뷰에서 눈가가 촉촉해졌다. 안세영은 “이게 무슨 감정인지 모르겠다. 되게 내려앉는 기분“이라고 했다.

1일 두번째 경기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어떤 느낌인지 모르겠는데 부담감이 크다. 몸은 좋은데, 부담감을 느끼다보니 몸이 굳더라. 올림픽이라 그런 것 같다. 많은 경험을 했다고 했는데 막상 들어오니까 지면 끝이라는 생각을 하다보니 숨도 막히더라“고 했다. 툭 건드리면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얼굴이었다.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후 괴롭혔던 무릎은 완벽하게 돌아왔다. 스스로 “몸이 너무 좋다“고 할 정도다. 감각도 찾았다. 7주 전 인도네시아오픈 결승전을 끝으로 경기를 치르지 못한 안세영은 1차전에서 실전 감각을 찾는데 애를 먹는 모습이었다. 2차전은 달랐다. 아쉬웠던 인, 아웃 판단도 정확했고, 스트로크 역시 예리했다. 안세영은 프랑스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취 셰페이(프랑스)와의 경기에서 단 30분만에 2대0 완승을 거뒀다. 조별 예선을 통과한 안세영은 1번 시드의 효과로 16강전을 치르지 않고 8강전에 나선다.

여기에 '금메달 라이벌'인 세계 3위 타이쯔잉(대만)이 예선 탈락하는 '행운'까지 더해졌다. 여러 상황이 안세영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제 부담감만 덜어내면 된다. 결국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그는 “아쉽지만 같이 오고 싶어했던 트레이너샘도 오지 못했고, 외국인 코치는 감정을 공유하기에는 한계가 있더라. 그래서 좀 힘들다“며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실수하면 어떡하지 걱정부터 하니까 고민이다. 그냥 긍정적인 생각하고 즐기는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면 꿈꾸던 무대에 가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지금은 그게 답이다.

파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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