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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올리 왓킨스의 스토리는 주목받아 마땅하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는 11일(한국시각) 독일 도르트문트의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유로 2024 준결승에서 2대1로 승리했다. 이번 유로 대회의 결승전은 잉글랜드와 스페인의 맞대결로 성사됐다.

잉글랜드는 경기 시작 7분 만에 사비 시몬스에게 실점하면서 끌려갔다. 해리 케인이 전반 18분 페널티킥 득점을 터트리면서 경기의 균형을 맞췄지만 승부는 점점 연장전으로 향하는 것처럼 보였다.

연장으로 가면 잉글랜드는 불리해질 수밖에 없었다. 네덜란드는 16강과 8강에서 모두 연장전없이 경기를 끝냈기 때문에 잉글랜드보다 체력적으로 우위였다. 잉글랜드는 토너먼트 진입하자마자 계속 120분 경기를 소화하고 있던 중이었다. 네덜란드한테 승리한다고 해도 결승에서는 선수들의 체력이 다 고갈될 것이 뻔했다.

이때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36분 핵심 공격수인 해리 케인과 필 포든을 빼면서 왓킨스와 콜 팔머를 넣었다. 케인을 빼고 왓킨스를 넣는 결정은 매우 파격적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왓킨스는 달랑 20분밖에 뛰지 않아 경기 감각도 온전치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왓킨스는 자신에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정규시간이 끝나는 타이밍에 팔머가 왓킨스에게 공간 패스를 넣어줬다. 왓킨스는 가벼운 퍼스트 터치 후 완벽한 터닝 슈팅으로 네덜란드의 골망을 흔들었다. 왓킨스의 득점은 잉글랜드의 유로 대회 '백투백(Back to Back)' 결승행을 만들어냈다.

왓킨스는 정확히 10년 전에 프로 선수 커리어를 시작했다. 당시 왓킨스는 잉글랜드 리그2(4부 리그) 소속인 엑스터 시티 소속 선수였다. 엑스터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준 후에 2017~2018시즌 브렌트포드로 이적했다. 브렌트포드가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에 있을 때였다.

브렌트포드에서 챔피언십을 폭격한 왓킨스는 애스턴 빌라로 이적하면서 2020~2021시즌에서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입성할 수 있었다. EPL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입증한 걸 넘어서서 계속해서 발전한 왓킨스는 2021년 5월에서야 국가대표팀에 발탁됐다.

왓킨스는 계속해서 발전해나갔고, 2023~2024시즌에 리그 19골 13도움이라는 인생 최고의 활약으로 EPL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여줬다. 유로 시작 후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왓킨스를 고집스러울 정도로 쓰지 않아 선수로서도 불만이 쌓였을텐데, 왓킨스는 자신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리는 득점으로 잉글랜드를 유로 결승으로 이끌었다.

왓킨스 역시 케인처럼 커리어 내내 무관이었다. 인생 첫 트로피가 잉글랜드 역사상 첫 유로 우승이 될 수 있을까. 스페인과의 결전만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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