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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김포FC가 '자이언트 킬링'에 성공했다.

김포는 19일 김포솔터축구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16강전에서 전반 4분 터진 브루노의 결승골을 앞세워 1대0으로 승리했다. 김포는 이날 승리로 창단 첫 코리아컵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김포는 지난해 코리아컵에서 '명가' FC서울을 잡은데 이어 이번에는 지난 시즌 준우승, 통산 5회 우승으로 코리아컵 최다 우승을 자랑하는 전북을 꺾었다.

경기 전 만난 고정운 김포 감독은 “우리가 언제 이런 경기를 해보겠나“고 했다. 전북이 올 시즌 K리그1 11위까지 추락하는 부진을 겪고 있지만, 전북은 가장 많은 11번의 K리그1 우승을 차지한 K리그 최고의 명문이다. 원정단 역시 김포솔터축구장 창설 이래 가장 많은 800여명이 자리했다. 고 감독은 “전북은 K리그를 대표하는 구단이다. 우리 선수들이 이런 팀에 있는 선수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붙어보고 자기들이 어느 수준이지, 무엇이 부족한지 느꼈으면 좋겠다. 이기고 지는 것은 둘째 문제다. 물론 주말 경기가 있어 체력적으로 힘들 수 있지만, 오늘 경기는 앞으로 우리에게 큰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래도 승부는 승부였다. 고 감독의 승부수는 외국인 트리오였다. 브루노-루이스-플라나를 선발로 내세웠다. 고 감독은 “전북전은 선수들에게 최고의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외국인 선수들에게 자기의 실력을 보여주고, 평가받고 좋은 팀에 가라고 했다“고 했다. 이어 “선수들에게 나도 부담감을 안갖고 있으니 절대 부담감을 느끼지 말고 재밌게 하라고 했다. 그러면 우리 플레이가 나올 수 있다“며 “전반만 버텨준다면 후반전에는 우리도 승산이 있다. 많이 더운데 악조건일수록 우리는 좋다. 연장도 말고, 승부차기도 말고 무조건 90분 안에 승부를 볼 생각“이라고 했다.

양 팀 모두 부분 로테이션을 단행했지만, 그래도 주전급 자원들을 대거 내세웠다. 김포는 브루노-플라나-루이스 스리톱을 내세웠다. 중원에는 허동호와 김준형을 포진시켰고, 좌우 윙백으로 김성주와 이종현이 섰다. 스리백은 김종민-박경록-김민호가 구성했다. 골문은 손정현이 지켰다. 전북은 티아고를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웠다. 2선에는 전병관-송민규-한교원이 자리했다. 중원은 이영재와 보아텡이 구성했다. 포백은 김진수-이재익-구자룡-최철순이 이뤘다. 골키퍼 장갑은 김정훈이 꼈다.

예상 외로 전반 김포가 상대를 압도했다. '미우새' 브루노가 날았다. 브루노는 전반 4분 이종현이 오른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하며, 전북 골망을 흔들었다. 브루노의 김포 데뷔골이었다. 브루노는 김포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브루노는 올 시즌 김포 유니폼을 입었다. 브루노는 지난해 안양 유니폼을 입고 4골-2도움을 기록했다. 대대적 리빌딩 속 예산이 넉넉하지 않은 김포는 외인 영입에 공을 들였고, 브루노를 픽했다.

하지만 브루노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무득점의 시간이 길어졌다. 고 감독은 그럴수록 브루노에 대한 신뢰를 보냈다. 고 감독은 “선수에게 지금 잘하고 있다고 이야기해주고 있다. 움직임은 내가 원하는데로 해주고 있다. 이대로라면 득점은 나올 것“이라고 했다. 지난 주말 안산전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놓쳤지만, 고 감독은 다시 한번 브루노에게 기회를 줬다. 브루노는 마침내 그 기대에 부응했다. 김포는 전반 내내 브루노, 플라나, 루이스 삼각편대의 날카로운 역습을 앞세워 여러차례 기회를 만들어냈다.

전북도 반격했다. 12분 한교원이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렸다. 티아고가 헤더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다. 전북이 주도권을 잡았지만, 김포의 수비벽에 막혀 이렇다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오히려 김포의 공격이 효율적이었다. 36분 플라나가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며 때린 왼발 슈팅은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갔다. 40분에는 왼쪽을 돌파하며 루이스가 크로스를 올렸다. 수비 맞고 넘어간 볼이 브루노의 오른발에 걸렸지만 옆그물을 때렸다.

전박은 추가시간 김진수의 얼리 크로스가 배후로 침투하던 티아고에게 연결됐다. 골키퍼와 맞서는 기회에서 티아고의 슈팅인 손정현 골키퍼에 걸렸다. 1분 뒤 이영재의 감각적인 패스를 송민규가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제대로 맞지 않았다.

당황한 전북은 후반 주말 경기를 위해 아껴둔 문선민 안현범 이수빈 박재용 카드를 총출동시켰다. 김포의 수비벽은 두터웠다. 후반 7분 이영재의 왼발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김포는 두차례 달아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쳤다.9분 브루노가 상대 수비를 무력화시키며 좋은 기회를 잡았지만, 마지막 슈팅이 빗나갔다. 2분 뒤에는 플라나의 스루패스를 루이스가 골키퍼와 맞선 상황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골대를 살짝 넘어갔다.

전북은 이영재의 중거리슈팅과 송민규의 날카로운 플레이로 골을 노렸지만, 손정현 골키퍼가 고비마다 선방쇼를 펼쳤다. 전북은 문선민의 감각적인 스루패슬 받은 박재용이 결정적 슈팅을 날렸지만, 손정현이 다시 한번 막아냈다. 김포는 30분 서보민 이현규 서재민, 3명을 투입해 기동력을 높였다. 전북의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36분 김포는 권승비를 투입해 수비를 강화했다.

김포가 날카로운 역습을 전개했다. 41분 스루패스를 받은 루이스가 수비 사이에서 감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을 날렸다.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전북도 총공세에 나섰다. 45분 박스 안에 머물던 안현범이 오른쪽서 슈팅을 날렸지만, 손정현이 막아냈다. 김포는 추가시간 정한철을 넣어 잠그기에 돌입했다. 김포는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김포의 1대0 승리로 끝이 났다.

김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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