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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은 알고보니 타격 천재였던 걸까. 1군 등록 3경기만에 데뷔 첫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그런데 그 공을 잡은 주인공이 엉뚱하게도 롯데팬이었다. 키움 구단은 장재영의 홈런볼을 되찾기 위해 준비한 선물 말고도 발빠르게 움직였다.

장재영은 22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주말시리즈 2차전에서 0-2로 뒤진 3회말 좌측 담장을 넘는 솔로홈런을 쏘아올렸다. 이날 키움은 패했지만, 장재영에겐 영원히 잊지 못할 경기가 됐다.

장재영의 팔꿈치 내측인대 파열(토미존 소견)이 드러난 것은 지난 5월5일, 타자 전향을 확정짓고 이를 공개한 것은 같은달 19일이다. 아직 프로 데뷔 4년차, 아마추어 시절 청소년 국가대표 4번타자로 활약했던 장재영이지만, 프로 1군급 타격을 보여주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였다.

오산이었다. 장재영은 타자 전향 이틀만인 5월 21일 퓨처스리그(2군) 두산 베어스전에서 첫 안타를 때렸고(3타수 1안타) 5일 뒤인 LG 트윈스전에서는 4안타와 함께 첫 홈런, 5타점까지 터뜨렸다.

5월을 타율 2할5푼(32타수 8안타) 1홈런 5타점으로 보낸 장재영은 6월 들어 본격적으로 타격 잠재력을 폭발시키기 시작했다. 6월 월간 타율은 2할1푼6리로 낮았지만, 4홈런 8타점은 발군이었다. 결국 키움은 지난 20일 장재영을 처음 1군에 등록했다.

장재영은 1군 데뷔전인 20일 대전 한화이글스전에서 2타수 1안타(2루타)에 볼넷 2개를 골라냈다. 21일 롯데전에선 4ㅌ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1군 데뷔 3일째인 이날, 그것도 리그 최정상 선발투수인 애런 윌커슨을 상대로 홈런을 쏘아올리며 자신의 진짜 재능을 증명했다.

키움 구단은 장재영의 홈런볼을 되찾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최근 들어 키움 최고의 스타라면 역시 올해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입단한 이정후. 그리고 내년 도전을 꿈꾸는 김혜성이다.

키움 구단은 장재영의 홈런볼을 잡은 팬에게 올해 출시한 김혜성 플레이어 티셔츠 3벌, 작년에 제작했던 이정후 플레이어 티셔츠 3벌을 선물했다.

하지만 알고보니 공을 잡은 주인공은 롯데팬이었다. 해당 팬은 기꺼이 장재영의 홈런볼을 돌려주는 대신 롯데 윤동희의 유니폼과 사인볼을 원했다. 키움 구단은 롯데 구단에 문의, 윤동희의 유니폼을 구입하는 한편 사인볼도 함께 선물하기로 약속했다.

이날 장재영의 홈런은 타구 속도가 무려 178㎞, 비거리는 125m에 달했다. 메이저리그도 탐냈던 어깨였다. 2021년 계약금 9억원을 받고 1차지명으로 키움 유니폼을 입었던 그다.

투수 뿐 아니라 타격에서도 잠재력 넘치는 툴가이임을 만천하에 증명했다. 비록 투수로는 기대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이승엽 현 두산 감독처럼 타자로 대성할 수 있을까.

이날 고척은 4층까지, 1만6000석 모두가 완전 매진됐다. '찐'재능의 개화를 지켜본 목격자들이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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