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9-01 04:52:00]
[파리=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한국 장애인태권도의 간판스타이자 사상 최초 '패럴림픽 메달리스트'였던 주정훈(30·SK에코플랜트)이 또 하나의 이정표를 만들었다. 패럴림픽에서 2회 연속으로 동메달을 획득하는 놀라운 쾌거를 만들었다. 주정훈이 한국 장애인태권도의 역사를 또 새로 썼다.
주정훈은 1일 새벽(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년 파리패럴림픽 태권도 남자 80㎏급 스포츠등급 K44 동메달 결정전에서 카자흐스탄의 눌란 돔바예프를 7대1로 꺾고 동메달을 쟁취했다. 이로써 주정훈은 지난 20202 도쿄패럴림픽에 이어 패럴림픽 2연속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도쿄 대회 때 주정훈은 이미 한 번의 역사를 썼다. 한국 장애인 태권도 사상 첫 패럴림픽 메달 획득이었다. 이번엔 '2연속 메달획득'이라는 또 하나의 기록을 세웠다.
이날 동메달 결정전에서 주정훈은 경기 초반 경고 1개씩 주고받아 1-1로 맞섰다. 그러나 곧 리드를 잡았다. 왼발차기를 돔바예프의 몸통에 적중하며 3-1을 만들었다. 기세를 이어 종료 3분10초전에 또 몸통 공격을 성공시켰다. 5-1로 벌어졌다. 주정훈의 날카로운 발차기는 계속 이어졌다. 1분 50초전에 반격기로 돔바예프의 몸통에 또 발을 꽂았다. 7-1로 스코어가 벌어졌고, 곧 경기가 종료됐다. 주정훈이 시상대 세 번째 높은 곳에 서게 됐다.
동메달 결정전 때의 집중력이 앞서 4강에서도 나왔다면 결승까지도 바라볼 만 했다. 주정훈은 앞서 4강전에서 아쉬운 역전패를 허용했다. 멕시코의 루이스 마리오 나헤라를 만나 경기 초반 7-0까지 앞서 나갔다.
결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던 순간이다. 하지만 상대는 포기하지 않았다. 계속 접근 공격을 하며 주정훈을 추격했다. 7포인트 차이는 금세 좁혀졌다. 결국 연장으로 경기가 이어졌고, 주정훈이 8대10으로 역전패했다.
주정훈은 “항상 1등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늘 가장 높은 곳에 서 있는 상상을 해왔다. 비록 8년간 한 번도 내가 상상했던 걸 이루진 못했지만, 그래도 값진 동메달을 따내 너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메달 획득 소감을 밝혔다. 이어 “첫 판에 세르비아 선수와 경기하다 무릎에 골반을 맞았다. 뼈와 근육 사이가 너무 아려서 이후 경기 할 때 계속 거슬렸다. 지금은 다리가 잘 안올라갈 정도다“라며 부상을 안고 경기했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주정훈은 '부상 때문에 동메달 결정전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나'라는 질문에 “솔직히 한 99번 정도 포기하고 싶었다. 그런데 옆에서 (김예선)감독님이 '나약한 소리 하지 마라. 인생에 다시 오지 않을 기회다. 정신 차려라'고 계속 옆에서 이야기해주셨다“면서 “화장실에서 혼자 앉아 마음 정리를 했다. 그렇게해서 동메달 결정전에서 진다는 생각을 한 번도 안하고 나왔다“고 승리 비결을 밝혔다.
생애 두 번째 패럴림픽 메달을 목에 건 주정훈은 이제 홀가분한 마음으로 가족을 만날 계획이다. 특히 어린 시절 장애를 남긴 사고 때문에 평생 가슴에 짐을 안고 있다 돌아가신 할머니의 묘소를 찾아 메달과 소고기를 올릴 예정이다. 주정훈은 만 2세 때 경남 함안군 시골 할머니 댁에 머물다 소 여물 절단기에 오른손을 크게 다쳤다.
맞벌이로 바쁜 부모 대신 어린 주정훈을 돌보던 외할머니 고(故) 김분선 씨는 이 사고 이후 평생 눈물을 달고 살아갔다. 아들 내외와 손자에게 늘 '내가 죄인'이라며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정작 주정훈은 기억하지도 못하는 사고다.
주정훈은 태권도 선수로 대성해 패럴림픽 메달을 건 모습을 외할머니에게 보여주겠다는 소망을 품고 있었다. 잘 자란 손자를 보며 할머니가 죄책감을 덜어내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하지만 2021년에 열린 도쿄패럴림픽 때 동메달을 딴 주정훈의 소망은 이뤄지지 못했다. 치매에 걸린 외할머니는 주정훈을 알아보지 못했다. 그리고 몇 달 뒤 요양원에서 조용히 숨을 거뒀다. 주정훈은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 외할머니가 임종 순간 외손자의 이름을 불렀다는 이야기만 전해들었다.
여전히 주정훈은 외할머니에게 메달을 보여드리겠다는 소망을 품고 있다. 파리패럴림픽을 마친 뒤 메달과 함께 외할머니가 평소 좋아했던 소고기를 잔뜩 사서 갈 계획이다. 외할머니는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자신의 손자가 한국 패럴림픽 출전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는 것을. 주정훈은 한국 최초의 패럴림픽 태권도 메달리스트이자 2회 연속 메달리스트다.
파리(프랑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타 사이트나 까페, 블로그등에 본 자료가 무단으로 게시되어있는
사례가 발견 될 경우 민형사상의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뉴스] 라렌 림 흔들기로 14분 경기 중단, LG의..
[점프볼=창원/이재범 기자] 61-61, 동점 상황에서 캐디 라렌의 덩크 후 림 이상으로 14분간 경기가 중단되었다. 이후 LG가 약 7분 동안 17-3으로 압도하며 승리에 다가섰다.창원 LG는 24일 창원체육관에서..
[24-10-25 06:03:52]
-
[뉴스] “가끔 내 비전은 한국과는 달라” 아본단자 ..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베스트 7이 아닌 베스트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흥국생명이 24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경기에서 GS칼텍스를 3-0(25-20, 25-18..
[24-10-25 06:00:34]
-
[뉴스] [UEL현장리뷰]'손흥민 결장-히샬리송 결승..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영국 런던)=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토트넘이 알크마르에게 승리를 거뒀다.토트넘은 24일 오후(현지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알크마르와의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3차전에서..
[24-10-25 05:54:00]
-
[뉴스] '부상' 손흥민 빨리 돌아와야, 공백 심각...
[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주장 손흥민의 공백이 느껴졌지만 토트넘이 히샬리송의 선제골을 앞세워 유럽대항전 3연승을 질주했다.토트넘은 25일 오전 4시(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AZ 알크마..
[24-10-25 05:54:00]
-
[뉴스] '이게 왜 PK가 아니야!' 무리뉴 더비서 ..
[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조세 무리뉴 더비에서 볼거리는 무리뉴 감독밖에 없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3연속 무승부로 자존심을 구겼다.맨유는 25일 오전 4시(한국시각)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울케르 페네르바체 수크루 ..
[24-10-25 05:54:00]
-
[뉴스] “승자가 모든 걸 얻는다“ 승점 3점 그 이..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이번 주말, 동해안 일대가 뜨거워진다. 포항과 강릉에서 더 치열한 선두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오랜 앙숙'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 HD는 27일 오후 2시 포항스틸야드에서 '하나은행 K리그1 ..
[24-10-25 05:50:00]
-
[뉴스] “日 와도 톱클레스“ 극찬받은 홈런왕이 빠졌..
[고척=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4번타자 이야기만 했다.“노시환(24·한화 이글스)은 지난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에서 4번타자로 나와 타율 3할8푼9리로 활약햇다. 홈런은 없었지만, 호주와의 예선..
[24-10-25 05:35:00]
-
[뉴스] “혹시 우리 팀은 어때?“ 친정팀에 '도핑 ..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아스널 레전드 바카리 사냐가 친정팀에 약물 징계를 받은 선수를 추천했다.영국의 더선은 24일(한국시각) '아스널 출신 사냐가 폴 포그바가 아스널에 합류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밝혔다'라고 보도..
[24-10-25 04:47:00]
-
[뉴스] [UEL현장라인업]'손흥민 결장' 토트넘, ..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영국 런던)=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이 로테이션을 선택했다.토트넘은 24일 오후(현지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네덜란드의 AZ 알크마르와 2024..
[24-10-25 02:56:00]
-
[뉴스] 원투펀치 이탈에도 단독 선두→LG엔 양기덕 ..
LG엔 양기덕 트리오가 있다. 창원 LG 세이커스는 24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안양 정관장 레드부스터스와의 경기에서 82-75로 승리했다. LG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큰 변..
[24-10-25 02:27:3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