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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준플레이오프에서 5경기에 모두 등판해 '투혼의 아이콘'이 된 LG 트윈스의 '엘동원'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플레이오프에선 전경기 등판은 처음부터 무산됐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후 처음으로 이틀의 휴식을 취하면서 체력을 회복할 시간을 가졌다. 멀티이닝 세이버로서 대기한다.

에르난데스는 1선발로 왔으나 이번 포스트시즌에 앞서 코칭스태프의 요청에 군말없이 불펜으로 가더니 매경기를 던졌다. 그냥 편한 상황에서 나온 것도 아니고 팀이 꼭 필요한 상황마다 나와서 모두 무실점으로 클리어. 2차전 홀드, 3차전 세이브, 5차전 세이브로 5경기서 2세이브 1홀드를 수확한 에르난데스는 7⅓이닝 동안 총 117개의 공을 뿌리면서 LG 마운드를 지켜냈다.

LG 염경엽 감독과 준PO MVP 임찬규는 “내 마음속 MVP는 에르난데스“라고 말하며 그의 투혼을 높게 평가했다. 염 감독은 “4차전에서는 2이닝을 던진 뒤에도 10회에 점수가 나면 10회말에도 나가겠다고 하더라. 그 마음에 감동했다“라고 했고, 임찬규는 “선발로 던지다가 불펜으로 나와 매일 던지면서 컨디션을 맞추는게 쉽지않았을 거다. 에르난데스가 안아팠으면 좋겠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에르난데스는 PO 1차전에서도 세이브 상황이 되면 등판할 것이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팀이 이겨야한다“라고 했고, 전경기 등판도 가능하겠냐는 질문에도 “물론“이라고 했다.

하지만 PO 1차전에서 에르난데스의 피칭을 볼 수 없었다. 선발 최원태가 구자욱에게 스리런, 김영웅에게 솔로포를 맞는 등 3이닝 동안 5실점하며 초반 흐름을 내줬고, 이후 등판한 불펜 투수들도 추가 실점을 하면서 LG가 추격할 수가 없었다.

접전 상황에서 패한 게 아니라 점수차를 보이면서 패한 것이 에르난데스에겐 다행이었다. 에르난데스가 5차전 등판 후 이틀을 쉬며 체력을 보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에르난데스가 마무리로 나서긴 하지만 9회에만 나오는 1이닝 마무리는 아니다. 불펜이 약한 LG는 준PO에서 호투를 펼쳤던 손주영이 선발로 돌아가는 바람에 불펜이 다시 약해졌다. 리드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에르난데스가 8회에 등판해 9회까지 막아야 할 수 있다.

염 감독도 “최대한 이닝을 줄이려 하겠지만 승부처에서 상황이 된다면 1⅔이닝까지는 쓸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1차전에 앞서 에르난데스에 대해 “부럽다“라는 솔직한 발언을 했다. 박 감독은 “외국인 투수가 5경기 다 출전한다는게 감독으로서는 부럽다“면서 “우린 외국인 투수(코너)가 빠져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불펜진이 그런 면에서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5경기, 7⅓이닝 무실점을 달린 에르난데스가 PO에서도 장타력으로 무장한 삼성 타자들을 상대로 무실점으로 팀의 승리를 지켜낼 수 있을까. 이틀 휴식의 결과물이 궁금해진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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