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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아니, 5-6-7회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KIA 타이거즈가 화끈한 대역전승을 거두며 전날 연장 패배를 설욕했다. 막혔던 혈이 뚫린 것 같은 느낌을 주는 한 판이었다.

KIA는 1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0-5로 밀리던 경기를 13대7로 뒤집어버렸다. 5회 추격의 2점이 나온 것을 시작으로 6회와 7회 연속으로 타자일순하며 각각 4점, 7점을 내며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반대로 KIA 선발 양현종을 상대로 승기를 잡았던 SSG는 믿었던 불펜 투수들이 허무하게 무너지며, 상승세를 잇지 못했다.

초반은 SSG 흐름이었다. 일단 선발 오원석의 구위와 기세가 매우 좋았다. 4회까지 KIA 타자들이 오원석의 벽에 완전히 막혔다.

반대로 SSG 타자들은 양현종 공략에 성공했다. 2회 박성한이 선제 솔로포를 날렸다. 풀카운트에서 양현종이 낮게 잘 던졌는데, 박성힌이 기가 막히게 이 공을 걷어올렸다.

기세를 탄 SSG는 4회 대거 4득점을 했다. 최정의 2타점 적시타에 오태곤, 박성한 연속 적시타가 더해졌다. SSG가 일찌감치 승기를 잡는 듯 했다.

하지만 KIA도 포기하지 않았다. 5회 추격의 서막을 알렸다. 그 중심엔 최형우가 있었다. 완벽한 투구를 하다 승리 요건을 앞두고 긴장한 듯 오원석의 제구가 흔들렸다. 1사 만루 상황 김도영이 타점 없이 내야 땅볼로 물러나며 찬물이 끼얹어지는 듯 했지만, 최형우가 이어진 2사 상황서 추격의 2타점 적시타를 쳤다. 이 안타로 최형우는 통산 4078루타를 기록,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을 넘어 개인 통산 최다 루타 기록 보유자가 됐다. KBO리그 새 역사를 쓴 것이다.

SSG는 KIA의 상승 흐름을 끊기 위해 6회 오원석을 내리고 필승조 가동을 시작했다. 최근 좋은 구위를 자랑한 이로운부터 시작이었다. 하지만 KIA 타자들이 최형우의 추격 적시타를 시작으로 완전히 살아났다. 이우성-소크라테스-김태군의 연속 3안타가 터졌다. SSG는 급하게 서진용을 투입했지만, 부진하던 서건창까지 안타 행렬에 가세했다. 2점 추격.

KIA는 이어진 무사 1, 2루 상황서 페이크 번트 앤 슬래시 작전을 한 박찬호의 병살로 추격 동력을 잃는 듯 했지만, 이창진의 볼넷 출루로 다시 불씨를 살렸다. SSG는 가장 믿는 베테랑 불펜 노경은까지 투입하는 파격 결정을 했는데, 이를 비웃듯 김도영과 최형우가 연속 적시타를 때려내며 경기를 뒤집어버렸다.

좋은 투수들을 다 쓰고 역전을 허용한 SSG는 힘이 빠질 수밖에 없었고, 반대로 KIA 선수들은 완전히 자신감을 되찾았다. 그리고 7회 경기를 끝내버렸다.

KIA는 7회 선두 이우성이 바뀐 투수 고효준으로부터 2루타를 치고 나가는 것을 시작으로 이창진의 밀어내기 볼넷과 김도영의 2타점 2루타까지 나오며 완벽히 승기를 잡았다. 그리고 이날의 스타 최형우가 박민호를 상대로 승리에 쐐기를 박는 스리런 홈런을 때려내며 역전승을 자축했다. 최형우는 이날 6타점을 쓸어담았는데, 정확히 12년 전인 2012년 6월12일 삼성 라이온즈 소속으로 한화 이글스전 6타점 기록 후 첫 6타점 경기였다. KIA는 소크라테스의 적시타까지, 7회에만 7점을 뽑아내며 대역전승을 장식했다. 2이닝 연속 타자 일순.

SSG는 7회말과 8회말 1점씩을 따라갔지만, 이미 경기 분위기를 바꾸기에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KIA 선발 양현종은 5실점을 하고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던지며 행운의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5승3패. 오원석은 승리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시즌 6승 기회를 날렸다. 불펜 난조도 문제였지만, 자신이 5회 갑자기 제구가 흔들리며 KIA에 추격 분위기를 만들어준 게 뼈아팠다.

인천=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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