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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그 자리에 가는 것보다도 그 자리에서 잘해내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추추트레인' 추신수가 그라운드를 떠난다. 추신수는 7일 인천 송도 경원재 앰배서더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수트를 착용하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추신수는 시즌 종료 후 올 시즌 자신을 괴롭혀왔던 오른쪽 어깨 수술을 받아 고정 장치를 한 모습이었다. 또 선수단 대표로 최정과 김광현이 회견장에 참석해 축하 꽃다발을 건넸다.

한국 야구 선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선수의 작별이다.

부산광역시 출생인 추신수는 부산고 졸업 후 2001년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을 통해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다. 이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신시내티 레즈, 텍사스 레인저스까지 약 15년간 메이저리거로 활약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1652경기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타율 2할7푼5리 출루율 0.377 OPS 824. 첫 FA 자격을 취득해 텍사스에 입단할 당시, 추신수는 7년 1억3000만달러로 아시아 선수 최대 규모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또 2018년 아메리칸리그 올스타 선정, 아시아인 최초 메이저리그 20-20 달성, 아시아인 최초 사이클링 히트 등 한국인 선수로는 역대 최고의 커리어를 남켰다.

추신수는 2020시즌을 마친 후 텍사스와의 계약 기간이 끝났다. 메이저리그 연장과 국내 복귀를 고민하다, 창단 준비를 하던 SSG가 지명권을 가지고 있던 추신수의 KBO리그행을 적극적으로 설득하면서 인천행이 성사됐다.

추신수는 SSG에서 뛴 4년동안 439경기 396안타 54홈런 205타점 타율 2할6푼3리의 성적을 기록했다. 2022시즌에는 SSG의 창단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합작하며 한번도 이루지 못했던 우승의 한을 풀기도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현역 은퇴를 일찌감치 선언했던 추신수는 선수단 주장으로 마지막 시즌을 보냈다. 이숭용 감독의 부탁으로 주장직을 수락한 그는 후반기 어깨 부상으로 정상 출전이 어려웠지만, 후배들의 멘토이자 귀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내며 자신의 선수 생활 마지막을 장식했다.

추신수는 “예전에 박찬호 선배님 은퇴 기자회견 본적 있는데, 그 자리에 없었지만 눈물을 흘렸었다. 나도 과연 저런 자리가 있을까 하는 물음표가 있었는데 구단에서 너무 크게 신경을 써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아무래도 마지막에 부상 때문에 선수로서의 미련은 없어지더라. 인정을 하게 됐다. 선수로서는 더이상 할 수 없겠구나 하는 것을. 덕아웃에서 경기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하루라도 빨리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게 당연한건데, 부상으로 인해 1년동안 계속 힘드니까 경기장에 나가고 싶은 생각이 자연스럽게 사라지더라. 선수로서의 미련을 끊게끔 해준게 부상이다. 다른 선수에게 기회도 주고싶고 이제는 제가 할만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기자회견 시작때 “일반인이 된 전 프로야구 선수 추신수“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 당연히 은퇴 이후에 어떤 일을 할지가 가장 많은 이목이 쏠렸다. 추신수는 '제 2의 인생'을 어떻게 설계하고 있냐는 질문에 “지금은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있는 상태다. 여러가지의 생각도 제안도 들어오고 있지만, 일단은 그 어떤 자리에 가는 것보다도 그 자리에서 잘해내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자리에 가기 위해서 충분히 준비가 돼있는지도 생각을 해봐야 한다. 야구 끝난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뭔가를 한다고 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 조금의 휴식기를 갖고, 천천히 생각을 해보려고 한다“고 답했다.

'감독 추신수'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질문을 받았다. 추신수는 현역 은퇴를 하기도 전인 지난해 '차기 감독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추신수는 “제가 잘 할 수 있을까요. 근데?“라고 웃으며 “감독은 많은 짐을 가지고 있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쉽게 만들어지는 자리가 아니다. 저는 주닙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제안이 오더라도 안할 것 같다“면서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지금은 제가 쉬면서 어떤 것을 정말 잘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선수들이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고, 선진 야구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고 싶다). 저도 메이저리그에서 오래 뛰었지만 선수로서 뛴 것이지, 감독으로 준비를 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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