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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이게 스트라이크네, 볼이네' 하는 적응 기간이 다시 필요할 것 같다.“

프리미어12에 임하는 야구 대표팀에게 최우선 과제가 생겼다.

KBO리그는 올해 전세계 최초로 ABS(자동볼판정시스템)를 1군에 도입, 첫 시즌을 치렀다. 설왕설래가 적지 않았지만,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ABS에 비판적이었던 현장 감독들 사이에서도 “스트라이크냐 볼이냐 심판하고 싸울 일이 줄어들어서 좋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 선수가 순간적인 분노를 터뜨려도 심판은 재빨리 자리를 피하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프리미어12에는 ABS가 없다. 1년 내내 갈고닦은 제구력도, 선구안도 흔들릴 수 있다.

특히 제구와 볼배합이 주무기인 고영표의 고민은 크다. 그는 “사실 ABS 도입될 때 뭐 크게 달라지겠어? 하는 마음이 있었다. 아니었다. 많이 다르더라“며 시즌초 부진에 당황했던 속내를 살짝 내비쳤다. “타자 옆구리나 존모서리에 찍히는 빠른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더라“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현실에 맞춰야하는게 프로의 본분이다. 고영표는 “사람이 보는 존이 아무래도 ABS보다는 체감적으로 넓을 거라고 본다“고 했다.

“정말 예쁘게 존 구석에 찔러넣은 공이라면, 보통 인간 심판은 스트라이크로 보지 않을까 싶다. 사이드암 입장에서 사실 낮은 스트라이크존이나 체인지업이 볼 판정을 받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대회에선 좀더 적극적으로 존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편하게 던져도 되지 않을까.“

타자의 입장은 조금 다를 수 있다. 올해 1군 무대에서 출루율 3할7푼6리를 기록하며 선구안을 입증한 윤동희는 어떨까. 그는 “확실히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쿠바와의 연습경기 때 ABS를 사용하지 않는 쪽으로 KBO에서 고민중인 걸로 안다. 만약 쓰지 않는다면, 그때부터 생각을 많이 하고 공을 많이 보면서 직접 느껴봐야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윤동희는 모처럼 컬이 진 헤어스타일로 나타났다. 그는 “대회가 끝나면 훈련소를 가야한다. 그러면 머리를 짧게 잘라야하니까, 그전에 한번 변화를 줬다“며 활짝 미소지었다.

항저우아시안게임 때와는 리그에서도, 대표팀에서도 달라진 입지지만, 대표팀 타자 막내이기도 하다. 윤동희는 “잘 치는 사람이 너무 많다. 훈련하면서 최종 명단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형들이 잘해주시니, 초심으로 돌아가서 많이 배우는 기회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국제대회는 재미있다. 우리 리그와는 다른 생소한 공이 많다. 또 국기를 달고 하는 경기니까 책임감과 긴장감도 더 크다. 좀더 과감하게 방망이를 돌리려고 한다.“

고척=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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