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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분위기가 기운다, 이럴 때 필요한 건 베테랑 박병호의 한방.

삼성 라이온즈가 위기에 빠졌다. 벼랑 끝이라 해도 무방하다.

삼성은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 2차전을 모두 패하며 원정 2연패를 당하고 대구에 돌아왔다. 역대 한국시리즈 2연승 팀의 우승 확률은 무러 90%. 삼성은 이제 10%의 기적에 도전해야 한다.

희대의 서스펜디드도 삼성에 악영향을 미쳤지만, 삼성 스스로 무너졌다는 사실 자체도 부인할 수 없다. 작전 실패, 실책, 여기에 윤정빈의 타구 판단 미스 등 기록되지 않은 실책, 폭투, 2차전 선발 황동재 부진 등 패배의 요인들은 셀 수 없었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것이 베테랑 중심타자 박병호의 부진이다. 박병호는 2경기 9타수 무안타 삼진 4개로 침묵했다. 볼넷, 사구도 없었다. 출루를 한 번도 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박병호의 한국시리즈 울렁증이 이어지고 있다. 박병호는 2014년, 2019년(이상 히어로즈 시절) 2023년(KT 시절) 3번의 한국시리즈를 경험했는데 2014년 타율 1할4푼3리, 2019년 2할5푼, 2023년 1할1푼1리로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올해 2경기 부진까지 더해져 그의 한국시리즈 통산 타율은 1할4푼1리로 추락했다.

안그래도 삼성은 주포 구자욱이 빠지며 중심 타선의 힘이 부족한 상황. 디아즈 혼자로는 KIA의 강타선과 싸우기 쉽지 않다. 박병호의 장타 한방이 간절히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에 기대를 모았던 젊은 피, 김영웅 이재현 김지찬 등이 한국시리즈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럴 때 경험 많은 '형님'들이 주눅들지 않고, 상대와 싸우는 모습을 보여줘야 팀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

이제 3차전과 4차전은 삼성의 홈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다. 박진만 감독의 말대로, 삼성의 주무기인 홈런으로 기세를 바꿔야 한다. 그 중심에 박병호가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박병호가 터지면, 삼성의 반등 분위기도 올라갈 수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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