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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KIA 타이거즈 최형우(42)에게 대구는 특별한 도시다.

프로의 벽과 눈물, 반등과 성공, 환희를 모두 경험한 곳이다. 2002 신인 드래프트 2차 6라운드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지만, 빛을 보지 못했다. 한때 그라운드를 떠났지만 절치부심 끝에 군복무를 마치고 재입단, 비로소 빛을 볼 수 있었다. 이후 최형우는 2011~2014 '삼성 왕조'의 주축 중 한 명으로 활약하면서 우승 반지를 수집했다.

7번째 한국시리즈에 나서는 최형우. 2017년에 이어 7년 만에 돌아온 한국시리즈인 만큼 각오도 남다르다. 여러가지 추억이 많은 대구에서의 승부라는 점도 최형우의 피를 끓게 만들 만한 부분.

그런데 최형우는 라팍(대구 라이온즈파크 애칭)에서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게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시리즈 4연패를 달성하는 기간 라팍은 아직 태어나기 전이었다. 두산 베어스에 밀려 우승을 놓쳤던 2015 한국시리즈도 라이온즈파크 완공 직전에 열린 무대였다. 라이온즈파크가 개장한 2016시즌까지 삼성에서 뛰었고, 이듬해 KIA로 유니폼을 갈아 입은 뒤에도 줄곧 방문해온 곳이기에 '모르는 곳'은 아니다. 그러나 10시즌 만에 대구에서 치르는 한국시리즈, 그 무대가 대구시민구장이 아닌 라이온즈파크라는 점은 최형우에게 낯선 감정을 불러 일으킬 만하다.

론 추억에 젖을 시간은 없다.

2차전에서 살린 타격감을 이어가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1차전에서 무안타에 그쳤던 최형우는 2차전에서 2루타 1개 포함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2차전 2루타로 한국시리즈 개인 최다 2루타 신기록(12개)을 쓰면서 KBO 통산 최다 2루타(513개) 기록 보유자 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대구로 이어지는 승부, 여전히 KIA 타선의 중심은 최형우다.

2차전까지 KIA는 테이블세터 박찬호와 소크라테스가 상대적으로 저조한 활약에 그쳤다. 3번 김도영이 2차전 솔로포로 반등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4번' 최형우의 클러치 능력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2차전을 계기로 타격감이 어느 정도 살아난 KIA인 만큼, 최형우가 중심 타선에서 제 몫을 해준다면 보다 유리한 상황을 만들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최형우는 “은퇴하기 전에 또 한 번 KS에 출전하게 해준 후배들에게 고맙다. 후배들이 나를 우승 멤버로 만들어줄 것 같다“며 “나는 주인공이 아닐 테고, 주인공이 아니어도 좋다“고 말했다. 정규시즌 22홈런 109타점 활약으로 팀 페넌트레이스 우승에 일조한 부분을 두고도 “개인이 아닌 팀이 강했기 때문이다. 나는 숟가락만 얹었다. 조연도 아닌 단역“이라고 몸을 낮췄다. 그러면서도 “삼성이랑 하니까 감회가 새롭고 색다른 느낌이긴 하지만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라고 강조했다.

다시 한 번 대구에서 치르는 한국시리즈. 세월은 흘렀지만 여전히 팀의 중심이고, '해결사'라는 별명도 유효하다. 과연 최형우는 '약속의 땅' 대구에서 또 한 번의 전설을 만들까.

대구=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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