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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 임찬규는 27일 잠실 KT 위즈전서 올시즌 최고의 피칭을 했다. 6이닝 동안 3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8승째를 기록한 것. 특히 상대 선발이 LG전에서만 2년간 5승 무패를 기록한 'LG 킬러' 웨스 벤자민이었기에 더욱 의미가 컸다.

그런데 이날 임찬규의 투구 분석표는 색달랐다. 임찬규는 직구와 체인지업, 커브 등 3개 구종을 위주로 던지는 투수다. 가끔 커터와 슬라이더를 섞기도 하지만 많이 던지지는 않는다. 지난 15일 대전 한화전서 직구 41개, 체인지업 31개, 커브 20개에 커터 7개를 던진 임찬규는 지난 21일 잠실 SSG전에서는 직구 39개, 커브 28개, 체인지업 22개, 슬라이더 1개를 던졌다.

그런데 이날은 직구 32개에 커브 24개, 체인지업 18개, 슬라이더 18개로 4개 구종을 고르게 던졌다. 이제까지 스리피치였는데 이날은 포피치였던 것.

임찬규는 경기후 “경기전 연습 때도 던지지 않았던 슬라이더였는데 1회초 선두 로하스의 2구째에 (박)동원이 형이 슬라이더를 받아보고는 슬라이더로 키를 잡자고 했고 형을 믿고 던진게 좋은 효과를 본 것 같다“라고 했다.

원래 임찬규의 슬라이더는 커터로 봤다. 빠르면서 짧게 꺾였기 때문. 임찬규는 “원래는 커터라고 던졌다. 그런데 한화전 때 김태연 선수에게 툭 던졌는데 슬라이더 형식으로 들어갔다“면서 “세게 던지면 커터로 들어가고 툭 던지면 슬라이더로 들어간다. 구속이 빠르면 커터, 130㎞대 초반이 나오면 슬라이더 느낌“이라고 했다.

이번 경기로 슬라이더가 자신의 무기에 하나 추가되면서 포피치 투수가 됐다.

슬라이더는 LG 염경엽 감독이 시즌 초부터 임찬규에게 요구했던 구종.

임찬규는 “사실 감독님께서 슬라이더를 구사하라고 시즌 초부터 말씀을 하셨다. 그런데 내 슬라이더의 구종 가치가 마이너스라서 슬라이더를 던질 카운트에 그냥 커브나 체인지업을 던지자는 생각을 했었다“라며 “물론 슬라이더를 던지려고 노력을 했지만 이번에는 던지면서 운도 작용했던 것 같다. 이전에 슬라이더를 잘 안 던져서 먹혔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앞으로 맞는 날도 있겠지만 적절하게 섞으면서 잘 쓰겠다“라고 했다.

새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오면서 임찬규표 슬라이더가 완성됐다. 슬라이더를 던진 것은 5∼6년 정도 됐지만 완성도가 떨어져 실전에서 잘 던지지 못했다.

올해 다시 시작했다는 임찬규는 “엔스 선수가 알려준 그립으로 던져봤는데 그 그립이 좀 편하더라“면서 “또 에르난데스 선수가 스위퍼를 던지지 않나. 엔스의 슬라이더 그립으로 잡고, 에르난데스의 스위퍼 느낌으로 던져보니까 스위퍼는 아니지만 슬라이더가 좋아졌다“라고 새롭게 업그레이드 된 슬라이더를 소개했다.

체인지업과 커브를 잘던지는 투수라 타자들이 이 2가지 구종을 노리는 경우가 많아 이럴 때 슬라이더가 꽤 유용하게 쓰일 전망. 항상 연구하는 임찬규가 외국인 투수들의 장점만 흡수해 자신의 주무기를 하나 더 추가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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