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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참 말로 충고하는 건 쉬운데, 막상 내 입장이 되니까…“

프로야구 역사상 단 2명 뿐인 4년 연속 20홀드의 주인공. 하지만 전반기 종료가 가까운 지금, 비로소 3개째 홀드다.

시즌초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던 롯데 자이언츠 구승민(34)이 그 주인공이다.

구승민은 2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 5회 무사 1,2루에서 구원등판, 2이닝 1실점(무자책)으로 잘 막고 홀드를 올렸다.

유일한 실점은 6회 2사에서 중견수 김동혁의 실책으로 나간 주자가 후속 적시타 때 홈을 밟은 것. 깔끔하게 호투한 구승민으로선 아쉬운 점수다.

경기 후 만난 구승민은 “원래 늘 위기상황에서 던졌던 투수 아닌가. 크게 긴장하지 않았다“며 웃은 뒤 “전에 한번 한현희 승리를 날린 적이 있다. 오늘 경기가 현희 승리가 되서 다행“이라고 했다. 선발 데뷔전을 치르는 정현수였던 만큼 처음부터 일찍 나갈 준비를 했다고.

김태형 롯데 감독의 필승조 운용은 결국 돌고돌아 베테랑 구승민과 김상수가 될 분위기다. 부상 회복 후의 최준용이 가세할 수도 있고, 멘털을 회복한 전미르가 돌아올 수도 있다. 현재로선 두 베테랑의 경험에 기대는 모습이다.

시즌초 6경기 평균자책점이 무려 30.38이었다. 예년처럼 필승조 위치에 올라갔는데, 1이닝을 채운 적이 한번도 없었다. 결국 4월 9일 삼성 라이온즈전을 끝으로 참다못한 김태형 롯데 감독이 그를 2군으로 보냈다.

4월 21일 다시 1군에 올라왔다가 4월말 다시 말소됐다. 그래도 5월 14일 3번째 1군 등록 이후로는 어느 정도 회복과 안정을 되찾았다. 김태형 감독의 신뢰도 조금씩 되찾는 분위기다. 조금씩 믿고 쓰는 모습이 나오고 있다.

시즌초 이야기가 나오자 구승민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는 “생각보다 많이 안 좋았다. 구속이나 특별한 이유는 없었는데, 조금씩 조정했고 많이 노력했다. 팀에 보탬이 못됐다“며 속상해했다. 이어 “감독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크다. 조금씩 좋아지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안 좋을땐 빨리 잊어야한다. 힘들어하는 후배들에게 늘 해줬던 말이다. 과거 내 경험을 그대로 이야기한 거다. 그 말을 듣고 후배들은 빠져나오는데 나는 안되니까…이젠 조언 안하겠다, 나부터 살자 그런 농담도 했다. 이제 좀 힘이 나는 것 같다.“

구승민은 이번 시즌을 마치고 FA가 된다. FA 로이드보단 '예비 FA'의 부담감으로 작용하는 걸까. 구승민은 “진짜 아니다. 난 원래 해왔던 대로 묵묵히 할 뿐이다. 좋은 결과가 나오기만 바랄 뿐“이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주형광 코치님께서 오늘 경기전에 '전반기 얼마 안남았다. 이순간만 잘 버티면 우리가 반등할 수 있다'는 얘길 해주셨다. 중요한 상황에 내가 잘 막으면 우리팀 순위는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 같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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