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결승전은 대회 최고 명장면 중 하나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부상을 무릅쓰고 버틴 선수를 상대로 끝까지 자비 없이 최선을 다했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야 위로를 나눈 둘의 모습은 올림픽 정신을 그대로 담았다.

우리나라 태권도 박태준(20·경희대)은 8일(한국시각)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년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결승전에서 아제르바이잔의 가심 마고메도프를 2대0(9-0 13-1)으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회전 초반 마고메도프가 다쳤다. 박태준과 발차기를 교환하다가 왼쪽 정강이 부근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마고메도프는 응급처치를 받고서야 간신히 일어섰다. 그는 절뚝거렸다. 한눈에 봐도 정상 컨디션으로 경기 속개가 어려웠다.

박태준은 최선을 다해 공격했다. 마고메도프는 2회전 도중 결국 기권했다. 점수 차이도 워낙 컸다.

경기를 끝까지 해내고 싶었지만 도저히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마고메도프는 “멋진 경기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계속 할 수가 없었다. 계속하려고 했지만 너무 아팠다“며 고개를 숙였다.

마고메도프는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마고메도프는 “먼저 가족들이 떠오르고 또 내가 수련한 오렌 세월이 떠오른다. 나의 아버지가 코치다. 서너살 때부터 태권도를 시작했다. 매일 매달 매년 가족을 위해 아버지를 위해 또 아내와 아이를 위해 훈련했다“고 돌아봤다.

박태준은 승리 선언 직후 마고메도프에게 다가가 그의 상태를 살폈다. 메달 세리모니 때에는 통증을 어느정도 회복했는지 서로 부축하고 미소도 지었다.

박태준은 공식 인터뷰를 통해 “경기는 상대가 기권하기 전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상대에 대한 예의라고 배웠다. 일반 무대도 아니고 올림픽이었기 때문에 더욱더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당시 심정을 밝혔다.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난 박태준은 “이거 꿈 아니죠?“라며 기뻐했다.

그는 “항상 올림픽 가기 전에 각오로 파리 포디움 꼭대기에서 애국가를 울리는게 목표라고 했다. 내가 계속 말했던게 현실이 돼서 이게 꿈이 아닌가 싶어서 한 말이다. 21년을 금메달을 위해 살아오지 않았나 싶다“며 감격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