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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부산/이재범 기자] "감독님께서 뛰는 내내 수비에서도 제 잘못, 공격에서도 제 잘못이라고 하셨다. 칭찬을 좀 해줬으면 좋겠다."

고양 소노는 23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원정 경기에서 부산 KCC를 79-69로 꺾었다. 2연승을 달린 소노는 고양에서 기분좋게 홈 개막전을 갖는다.

김승기 소노 감독은 울산 현대모비스와 개막전에서 승리한 뒤 이재도와 임동섭이 살아나기를 바랐다.

이재도가 그 기대에 부응했다. 이재도는 2쿼터에서만 11점 5스틸을 기록하며 이전과 다른 경기력을 보여줬다. 3쿼터 한 때 10점 차이로 앞서다 4쿼터 초반 1점 차로 쫓길 때 해결사 역할까지 맡았다.

이날 28점 7리바운드 6어시스트 6스틸을 기록한 이재도의 기자회견에서 나온 일문일답이다.

승리 소감
개막 2연승을 해서 좋다. 오늘(23일) 신인의 마음으로 경기를 준비하고, 시작부터 신인의 마음으로 임해서 잘 되었다. 김승기 감독님과 3번째 만남인데 떨리고 긴장되는지 적응하는데 애를 먹는다. 연차가 쌓인 만큼 빨리 찾고자 노력했다. 동료들이 진짜 신인 대하듯이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여줬다. 플레이 하나하나 할 때마다 저에게 관심을 가져 너무 부담이었다. 어쨌든 동료들에게 너무 감사하고, 주장 정희재 형부터 두 외국선수들이 제 활약이 절실하다고 해서 부담을 가지며 준비했는데 조금이나마 보답해서 좋다.

개인적으로 이전 팀에 있을 때와 지금 팀에 있을 때 역할이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새롭게 배우고 있는 중이다. 농구는 연차가 쌓여도 쉬운 게 아니라 점점 어렵다는 생각이 들고, 새로운 역할에 공부하고 적응하는 중이다.

역할이 어떻게 바뀌었나?
LG에서는 국내선수 중 첫 번째 옵션이고 메인 핸들러였다. 지금은 이정현이 첫 번째이고, 그 다음이 저다. 메인과 보조를 왔다갔다 하고, 고참으로 중심도 잡아줘야 하고, (팀이 바뀌어서 달라진) 감독님의 새로운 농구에 적응하는 것도 어렵다.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컵대회 때 그랬는데, 지금도 모르겠다. 이제 시즌 시작이니까 정현이와 최대한 조합을 하는 게 우리 팀의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지 않을까 싶다. 최대한 잘 맞춰서 해보겠다.

김승기 감독의 농구가 뭐가 바뀌었나?
KT나 안양(정관장)에 있을 때나 바뀐 건 없다. 제가 오래 떨어져 있다가 다시 만나니까, 잊고 있었던 농구 DNA라고 할까, 하나하나씩 조금씩 생각난다(웃음). 오늘도 경기를 30분 이상 뛰었는데 30분 뛰는 내내 감독님께 수비에서도, 공격에서도 혼났다. 그럼에도 경기를 이렇게 뛰게 해주시는 건, 감독님은 제가 만난 어떤 감독님들보다 선수를 믿어주려고 하시고, 믿고 있는 그런 분이시다. 믿으면 한없이 믿어주신다. 거기에 감사함을 느끼며 시즌을 치러야 한다.

하나씩 생각나는 걸 예로 든다면?
수비에서는 적극적인 스틸과 압박, 공격적인 수비를 원하시는데 LG에서 조상현 감독님은 그런 스타일이 아니라 지키는 수비, 확률을 낮추는 수비를 하셨다. 김승기 감독님은 정반대로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수비를 원하신다. 그걸 잊고 있다가 새롭게 찾고 있다(웃음). 공격에서는, 감독님께서 항상 말씀하시는데, 로우 포스트와 2대2가 농구의 전부라고 하신다. 그게 가장 단순하면서도 우리 팀의 가장 무서운 옵션 두 가지인데 그런 잊고 있었던 게 생각나고, 좀 더 책임감을 정현이와 윌리엄스, 번즈 등과 해야 한다.

첫 경기와 두 번째 경기의 경기력의 차이

새로운 팀에서 역할을 배우고 있다. 어렵다. 정현이를 서브해야 하는 역할인 걸 인지하는데 정현이가 안 풀릴 때 제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말하고 싶다. 지금까지 프로 생활을 하면서 개막전부터 잘 했던 적은 없다. 은근히 슬로우스타터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했던 평균이 있는 선수라고 여긴다. 평균으로 갈 거라고 저 자신을 믿고 있어서 시즌 끝나고 평가는 문제 없을 거다.

팀으로 경기력의 차이가 난 이유
공격의 기복은 어느 팀이나 있지만, KCC의 슛이 잘 들어갔지만, 팀 수비에서 우리 팀의 메인 수비수인 최승욱, 김진유, 희재 형이 활동량 있는 수비가 좋았다. 두 경기지만 좋은 모습을 보였다.

2쿼터 스틸(5개)이 많았다.
스틸을 그렇게 해도 엄청 혼났다. 감독님께서 뛰는 내내 수비에서도 제 잘못, 공격에서도 제 잘못이라고 하셨다. 칭찬을 좀 해줬으면 좋겠고, 저도 3시즌 동안 다른 팀에 있으면서 까먹은 것도 있으니까 이해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4년 전 기억을 되찾고 있어서 조금만 이해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감독님께서 아시는 거 같다. 저는 혼을 내야 빨리빨리 돌아온다는 걸 아시지 않을까? 좋은 말을 해서는 제가 말을 안 듣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웃음).

마지막으로 희재 형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버튼을 잘 막아줬다. 보이는 기록지 외 팀에 헌신하고 공헌하는 게 많다. 어제(22일)도 저를 따로 불러서 주장으로 이야기를 해줬다. 희재 형이 같이 뛴 선수 중 제가 가장 오래된 선수 가운데 한 명인데 지금까지 저의 플레이가 걱정이 된다고 했다. 그런 말에 감명을 받았고, 힘을 받고,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사진_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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