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끔찍한 부상이 나왔다. 하지만 동료들의 의리와 상대팀 선수들의 배려 덕분에 대참사가 아닌 훈훈한 미담으로 마무리됐다. 물론 부상을 입은 선수도 심각한 상황에서는 벗어났다. 유로2024 헝가리와 스코틀랜드의 경기에서 나온 장면이었다.

영국 매체 데일리스타는 24일(한국시각) '헝가리 스타 바라나바스 바르가가 스코틀랜드와의 유로2024 경기 중 골키퍼와 충돌해 끔찍한 부상을 입었다. 상대팀과 동료 선수들은 눈물을 흘렸다'고 보도했다. 이날 헝가리와 스코틀랜드는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슈투트가르트 아레나에서 유로 2024 조별리그 A조 최종전을 치렀다. 헝가리가 후반 추가시간 10분에 나온 케빈 초보스의 극장골을 앞세워 1대0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대회 첫 승을 달성했다.

이런 감격적인 결과는 사실 큰 위기를 겪고 난 뒤에 만들어낸 것이었다. 그래서 헝가리 선수들의 감격은 더욱 클 수 밖에 없었다. 헝가리는 끔찍한 사건을 겪었다.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24분에 나온 상황이다. 헝가리의 프리킥 공격 때 스코틀랜드 골문 앞에서 선수간 충돌이 나왔다. 헝가리 공격수 바르가와 스코틀랜드 골키퍼 앵거스 건이 충돌했다.

바르가가 크게 다쳤다. 일어서지 못했다. 이를 지켜본 선수들이 패닉에 빠질 정도였다. 헝가리 선수들의 신호를 받고 경기장으로 들어온 의료진은 바르가를 치료했고, 헝가리 동료 선수들은 바르가를 보호하기 위해 빙 둘러선 채 큰 천으로 주위의 시선을 차단했다. 리버풀의 에이스이자 헝가리의 주장인 도미니크 소보슬러이는 눈물을 쏟아냈다. 중계방송 역시 충격적인 부상 장면은 일부 삭제하기도 했다.

헝가리 동료들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들것에 실려나가는 바르가를 바라봤다. 스코틀랜드 선수들 역시 우려의 표정을 지었다. 관중들은 바르가의 쾌유를 빌며 박수를 보냈다.

다행스럽게도 더 이상 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헝가리는 바르가의 부상 이후 더욱 단합해 결국 극장골 승리를 거뒀다. 경기를 마친 헝가리 선수들은 바르가의 유니폼을 들어 보이며 승리를 바친다는 뜻을 보여줬다. 동료의 쾌유를 바라는 마음도 담았다.

바르가 역시 큰 위기를 넘겼다. 헝가리 축구협회(FA)는 SNS를 통해 '바르가의 상태는 이제 안정적이다. 슈투트가르트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인데, 상태에 관해 앞으로 즉시 알리겠다'고 전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