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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엘링 홀란을 넘어설 수 있는 공격수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존재할까.

맨체스터 시티는 1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2024~2025시즌 EPL 3라운드에서 3대1로 승리하면서 리그 3연승을 달렸다. 맨시티는 이번 승리로 리그 1위에 올랐다.

이날 맨시티는 홀란을 중심으로 3-2-4-1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잭 그릴리쉬와 제레미 도쿠가 좌우 측면을 맡고 케빈 더 브라위너와 베르나르두 실바가 하프스페이스에서 움직였다. 마테오 코바치치와 리코 루이스가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요수코 그바르디올, 후벵 디아스, 마누엘 아칸지가 3백을 구성했다. 골문은 변함없이 에데르송 모라이스가 사수했다.

홀란은 경기 시작 6분 만에 첫 슈팅을 기록했다. 실바가 좌측에서 페널티박스까지 들어와 크로스를 넘겨줬다. 홀란이 여유로운 상황에서 헤더를 시도할 수 있었지만 급했는지 헤더가 골대 위로 향했다.

홀란에게 두 번의 자비란 없었다. 전반 10분 웨스트햄의 다소 안일했던 후방 빌드업을 실바가 가로챘다. 실바는 지체없이 홀란에게 넘겨줬다. 홀란은 센터백 2명의 견제를 받는 와중에 가벼운 마무리로 선제골을 작렬했다. 리그 3경기 만에 터진 홀란의 리그 5호골이었다.

맨시티는 3분 뒤 코너킥에서 더 브라위너의 기습적인 슈팅으로 추가골을 노렸다. 더 브라위너는 5분 후에는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날린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면서 아쉬움이 커졌다.

맨시티는 공세를 잘 취하고 있었지만 전반 19분 제로드 보웬이 우측에서 시도한 크로스가 디아스 맞고 골대로 향하면서 자책골을 내주고 말았다.

자칫하다가는 역전까지도 내줄 수 있는 흐름. 하지만 맨시티에는 괴물이 있었다. 전반 30분 그릴리쉬가 좌측에서 치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실바, 코바치치 그리고 루이스의 패스가 이어진 후 홀란이 받았다. 홀란은 잡자마자 슈팅 공간이 생기자 대포알 슈팅으로 리그 6호골을 터트렸다.

후반 들어서 웨스트햄도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후반 7분 역습이 결정적이었다. 모하메드 쿠두스가 역습에서 개인 능력으로 수비수 2명을 벗겨낸 뒤 보웬에게 전달했다. 보웬이 다시 쿠두스한테 보냈다. 쿠두스의 강력한 슈팅이 맨시티 골대를 강타했다.

맨시티가 안심할 수 없는 리드가 이어지던 후반 38분, 승부를 끝내러 홀란이 나섰다. 교체로 들어온 마테우스 누녜스가 홀란에게 침투패스를 넣어줬다. 홀란은 우카시 파비안스키 골키퍼가 나온 걸 보고, 칩슛으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리그 3경기 만에 7호골을 터트린 홀란이다. 2경기 연속 해트트릭을 작렬하면서 괴물다운 득점력을 이어가고 있다.

홀란은 경기 종료 내친김에 '포트트릭'까지 노려봤다. 수비수와의 경합을 이겨낸 뒤 슈팅을 시도했지만 파비앙스키가 4골까지는 허용하지 않았다. 맨시티는 홀란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승리했다.

경기 후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홀란은 막을 수가 없다. 심지어 총이 있어도 홀란을 막을 수 있는 센터백이 없다. 그는 모든 면에서 훨씬 더 나은 플레이를 하고 있다. 항상 훈련이 끝난 후에도 20~30분 더 훈련한다“며 농담과 함께 극찬을 섞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난 시즌에 홀란은 몸이 좋지 않아서 한 번도 추가 훈련을 하지 않았다. 항상 피곤했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에는 남아서 더 훈련하고 있다. 홀란은 매우 똑똑하다. 그한테는 팀이 필요하다. 파이널 서드에서 홀란에게 더 많은 패스를 줄 수 있는 팀이 말이다“며 홀란의 몸상태가 최고라고 밝혔다.

또한 “홀란은 항상 골을 넣으며 그게 그가 해야 할 일이다. 우리는 또 다른 해트트릭, 마무리에서 보여준 실력에 만족하지만 경기 참여도도 높았다. 공을 잃어버리지 않았고, 공이 없을 때는 수비적으로, 공격적으로 믿을 수 없는 플레이를 해냈다“며 칭찬만 남겼다.

지금 홀란이 보여주는 득점력은 모두가 경악했던 2022~2023시즌보다도 빠르다. EPL 역사상 처음으로 리그 36골 고지에 올랐던 홀란은 이적 후 첫 리그 3경기에서 6골을 넣었다. 이번 시즌은 무려 7골이다. 경기당 2골이 넘는 수치다.

홀란은 자신이 이렇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미리 예고했다. 그는 지난 미국 프리시즌 투어 중 “2017년 이후로 가장 긴 휴식을 가졌기 때문에 너무 좋았다. 내 몸은 완벽하게 휴식을 취했고, 준비가 됐다. 정말 놀라운 느낌이다. 난 휴식이 필요했다. 꽤 피곤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매우 긴 시즌이 될 것 같다“며 최고의 몸상태를 통해 맹활약하겠다고 다짐했다.

홀란은 그 다짐을 득점력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아직 리그 3라운드마저도 다 끝나지 않았지만 리그 득점왕 경쟁은 사실상 끝난 것처럼 느껴진다. 홀란을 막을 만한 변수로는 부상밖에 없어 보인다. 부상을 당한다고 해도, 많은 경기를 빠지지만 않는다면 충분히 득점왕이 가능해 보인다. 홀란은 지난 시즌 부진(?)과 부상을 동시에 겪었는데도 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바 있다.

3라운드 경기가 끝나 봐야 확실해지겠지만 현재 득점왕 경쟁군인 모하메드 살라, 손흥민, 콜 팔머, 알렉산더 이삭, 올리 왓킨스 등은 홀란과 한참 격차가 벌어졌다. 경쟁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홀란의 기세가 막강하다. 홀란이 지금의 기세를 유지한다면 득점왕 자리는 이미 예약석이다.

홀란은 3시즌 연속 EPL 득점왕이라는 대업에 도전한다. 지금까지 EPL 역사에서 3시즌 연속 득점왕을 차지한 선수는 앨런 시어러와 티에리 앙리뿐이다. 1명은 EPL 역대 최다 득점자이며 또 다른 1명은 EPL 역대 최고의 선수로 불린다. 홀란이 3시즌만에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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